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quilee Aug 19. 2021

두 번째LOCKDOWN

43_ 오클랜드 외 전 지역은 3일간의 락다운에 들어간다.






친구와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고 음식점의 특유의 분위기에 젖어들 때 즈음 다음 약속이 있었던 나는 아쉬운 마음으로 핸드폰을 확인하는데 크라이스트처치 한인 단톡방의 알림 수가 무섭게 치솟고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던 찰나 친구 한 명이 오늘 자정부터 오클랜드는 7일간 그 외 지역은 3일간 락다운에 들어간다고 연락이 왔고 함께 있던 상대방에게 이 사실을 전달하자 그 친구는 내일 일 안 가도 된다며 소리를 질렀다. 아니나 다를까 도로는 벌써 밀리는 차들로 가득했고 슈퍼마켓이나 한인 마트들은 앞다퉈 줄을 서느라 바빴다. 심지어 마트 바로 앞에는 "음식은 충분히 있으니 사재기하지 마시오"라고 아주 큰 글씨로 쓰여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양손 가득 빵 봉지를 붙들고 열심히 카트를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그 어지럽기 짝이 없던 풍경은 그날 저녁 뉴스의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전 국민이 걱정하던 '델타 변이 바이러스, Delta varient' 의심 환자가 오클랜드 지역에서 발견되었고 그다음 날 델타 변이가 맞다는 사실과 함께 6명의 확진자가 추가 발견되었다. 아마도 호주와의 국경을 오픈 한 뒤 그 틈을 타 들어온 것 같다며 결론을 내렸고 이제 락다운 마지막 날인 내일이면 이 상태 그대로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텀을 더 늘린 것인지에 대한 발표가 날 것이다. 


분명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는데 일상이 그리 변한 것 같지도- 그렇다고 나 자신이 크게 달라진 것 같지도 않다. 코로나 시대만 탓하기에는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바이러스 앞에 꼼짝 못 하고 그 공포와 답답함과 막연함에 속에 항복한 것만 같은 이 시기를 조금이라도 보상받을 수만 있다면. 




작가의 이전글 사랑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