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어려울까
본디 끝없는 식탐을 가진 나는 음식을 참기 너무 어렵다.
인간은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은 날 위해 만들어진 말인지도 모르겠다.
먹고 돌아서면 후회하면서 왜 그렇게 꾸역꾸역 식사를
해대는지, 왜 김은 한 장이 아니라 석장씩 입에 넣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모든 일과가 끝나고 집에 오면 밤 8:20 분이 되는 나는
9시가 다 돼서야 저녁 먹기를 서둘러 마무리한다.
급하게 세안에 들어간 후 아들을 재울라 치면 소화도 되지 않은 채 잠이 든다.
그럼 언제나 새벽 네시 이후엔 위에 통증이 온다.
많이 먹고 덜 굴렀다는 신호다. 이 짓을 반복하고 아침에 몸무게를 재고 어두운 기분으로 출근하면서도, 난 다시 밤에 식탐을 참지 못한다.
출산 후 10 키로 가까운 몸무게를 감량했지만, 최근까지
먗년동안 3킬로를 다시 찌웠으니 꾸준히 건강하게 돼지가 되어가는 중이다.
왜 이렇게 맛있는 걸 좋아할까, 또 왜 이리 급하게 음식을 먹을까 생각하면서도 쉽게 그 숟가락을 놓을 수 없다.
점점 내가 봐도 내 몸이 커져간다. 그래서 슬프고,
나잇살이 더해지니 우울하기까지 하다.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쳐도 세상 샤랄라가 입고 싶은
봄은 곧 올 것이고 훌렁훌렁 벗어야 하는 여름도 곧
올 것이다. 지금 내겐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것이
음식을 향해 달려가는 내 입일지도 모른다.
내 입은 진짜 계속 마스크를 씌워 둬야 할 것 같다.
바이러스 때문이던가, 다이어트 때문이던가.
여러모로 쓰고 있는 편이 이득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