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문제없는 걸 나 혼자 문제라 여기는 안타까움
일어나지 않은 일을 늘 염려한다.
아이의 유치원 반 배정이 바뀌었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엄마들과 한 반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아이는 그 집 아이들에 대한 편견이 없다.
나 혼자 그 엄마들이 불편하다.
고로 아이는 자신의 반 생활에 문제가 없다.
내가 친한 엄마들과는 다른 반이 되었다.
나는 속상하다.
아이는 한 번도 내게 그 아이들과 다른 반이 되어서
속상하다고 한 적이 없다.
고로 아이가 아니라 나만 속상하다.
내 선에서 문제를 아이의 선까지 가져간다.
올해 아이가 재미없으면 어쩌지, 심심하면 어쩌지 생각한다. 아이의 문제를 내 문제라 여긴다.
돌아보니 나만 문제다.
아이는 내심 올해 생활을 기대하는 눈치다.
왜 이러는 걸까.
왜 스스로의 문제라 여기고 혼자 단언할까.
친한 친구와 한 반이 되지 못해 슬퍼하던
내 유년시절이 떠올라 그러는 걸까.
나도 나름 그때 슬펐으니 너도 슬펐을 거야 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그래 놓고 울면서 새로운 반에 가서
넉살 좋게 반장을 하고 새 친구와 어울리던
내 모습이 생각난다. 어이없다.
그렇게 또 사회생활에 적응 해 갈 거면서.
난 대체 무얼 걱정하는 걸까.
어리석다. 다 지나갈 일 들인데.
엄마라는 직업은 7년이 지나도 적응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