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매일쓰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홀든 Jun 04. 2024

쉽게 씌어진 글(?)

시는 못 쓰겠고

언젠가부터 글쓰기가 너무 어렵다.


예전에는 그냥 이런저런 떠오르는 생각만 잘 정리해서 그냥 쓰곤 했는데,

요즘은 떠오르는 생각이 별로 없어서인지,

아니면 뭔가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키보드 두드리기가 벅차다.


퇴사 후 놀면서 책 보고 글 쓰며 놀아야겠다 생각했지만,

그 논다는 것조차 그렇게 녹록지 않은 게 지난 십수 년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어서인지

가만히 있는 게 더 어렵다.


하루하루 연결해 보겠다고 매일 일기를 쓰기는 썼는데,

일기 같은 뻘글은 역시 혼자 보는 곳에 써야 제맛이다. 어디에 올리거나 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문제는 혼자서 뻘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아주 안드로메다를 향해 떠난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배설하는 느낌은 좋다. 그런데 뒤에 남는 게 없는 느낌이 든다. 다 싸버려서인가.


그래서 어차피 쓸 거면 브런치에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약간은 정제된 마음으로 쓸 수도 있거니와 뭔가 쌓았다는 약간의 뿌듯함도 드니까.


여기까지가 오늘의 아무 생각이었는데,

사실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쓸모 있는 글 쓰려다 보니 아무것도 못쓰겠다.


이게 전부다.

그런데 내가 뭐가 있어야 쓸모 있는 글을 쓰지.

쓸모 있는 글 쓰겠다고 뭐 이것저것 연구할 것도 아니고,

뭐 오래된 경력이나 전문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ㅋㅋ


뭔가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그놈의 '쓸모' 강박에 빠져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다.

이러다 인생 끝나겠어요...


그래도 글에 쓸모가 있긴 있어야겠죠..??

만약에 누군가라도 이런 걸 읽는다면, 그 사람의 시간을 가져간 거니까.

어느 정도의 책임감은 가져야 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쓸모를 찾긴 찾아야겠는데,


 매일 쓴다고, 갑자기 쓸모가 나타나지는 않겠구나.


이게 결론이다.

그래서 그냥 생각날 때마다 여기다 쏟아내야겠다.

네이버 블로그는 아무래도 그 갬성이 좀 덜하단 말이지...

그리고 사람들이 덜 보게 하려면 여기가 더 좋다.


결론이 났으니 이제 실행에 옮길 차례.

내일 다시 와야지.

이번에는 좀 더 진득이 쓸 수 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매일 쓰다 보면, 어느 날 쓸모 같은 게 나타날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다.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일지#2 하루하루 연결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