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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홀든 Jun 07. 2024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자

그럼 이제 누구 눈치를 봐야 하지..?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기 시작한 게

그전에는 거의 미친놈(?)급으로 눈치가 없었는데,

언젠가부터 다른 사람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뭔가 변했다.

뭔가 변했는데, 그게 뭔지 아직 정확히는 표현 못하겠다.


그래도 일단 썰 푼다.


눈치 보는 게 나쁜 건가?


'눈치를 본다'라고 표현하면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느낌이 들긴 하는데,

다른 사람들의 말, 행동, 반응을 살핀다는 게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어찌 됐든 상대방을 신경 쓰고, 나아가서는 배려할 마음이 있다는 거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 상대방을 신경 쓰는 행위가 내 행동을 제약하기 시작할 때 생긴다.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내 언행을 스스로 검열하고,

상대방에게 좋게(??) 받아들여질 행동만 하게 되는 것이다.

이걸 나쁘다고 할 수 있냐고 물어본다면 답하기가 쉽지는 않다.


다만,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이지 않거나, 그러지 못한다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반박시 니 말이 맞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라는 사람들


정말 묘한 사람들이다.

정확히 누군지 모르겠지만 거기 있다.

근데 그 사람들이 어떤 성향과 생각을 가졌는지 알 수가 없다.

알 수가 없는데 그 사람들의 눈치를 본다.

나 눈치 잘 보고 있는 것 맞니?


더 나아가 본다면.

나는 상대방을 잘 모른다.

24/7을 같이 먹고 자고 하는 가족의 마음도 잘 모르겠는 때가 있는데,

하물며 가족도 아닌 상대방이라면,

사실상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서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주고, 보고 싶은 모습만 기대할 뿐이지.

'인스타그램 세상엑서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산다 그래서~~ ' 류의 

어떤 비유적인 표현까지 갈 필요도 없다.


그냥 이렇게 정리된다.


나도 상대방을 모르고, 상대방도 나를 모른다.


서로 모르는데, 평가를 하고 눈치를 보고 아주 바쁘다.

내가 어떻게 보일까 고민해야 하고,

상대방이 마음에 드는 부분 안 드는 부분 평가해야 하고,

그렇다면 또다시 나는 어떻게 보일까 고민해야 하고,

무한 반복 같은 것??


어제 든 생각에서 연결되어 이런 질문까지 오게 되었다.


근데 나는 왜 이렇게 다른 사람 눈치를 볼까?

의외로 답이 간단했다.


내 눈치는 안 보니까.


눈치 보는 대상에 나 자신이 없다.

다른 사람들만 있고, 내가 없다.

내가 무엇인지 누구인지 내가 생각하는 게 아니고,


나도 너를 모르고 너도 나를 모르는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내리는 평가들의 총합이라고 생각했던 게 시작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주도록 

나 스스로를 열심히 맞췄다.

다른 사람들은 신경 쓰고, 나 자신은 신경을 안 썼다.


아닌 척하면서 그렇게 살아왔다.


후후.. 오늘의 썰은

그냥 이 정도고 사실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면...


이런 삶이 존나 피곤하다는 것.

그리고 이제 더는 어렵다는 것이다.


타인이라는, 세상이라는, 좁은 문에 들어가기 위해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

그러면서 내가 변해가고 있는데,

뭘로 변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걸 보고 있는 게 쉽지 않다.

더는 못하겠다.


그래서 여기부터 다시 시작이다.



혛 이젠 자존심도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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