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못하겠는 날.
갑자기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다.
싫다기보다는 못하겠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그런 날.
앉아서 책 읽기는커녕
게임도 못하겠는.
아무 의욕이 없는 날이 있다.
오늘이 그날이다.
예전에는 이런 날이면
그냥 어쩔 줄 모르고 있었는데,
그래도 기록으로는 남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1일 1쓰기를 실천!
가만히 있는 것도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된다는,
가만히 있으면 뒤쳐질지 모른다는,
그러면 나중에 인생이 고달파질 것이라는
그런 불안한 마음, 죄책감 등과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불안과 죄책감이
다시 움직이게 해 주는 건 아니고,
그냥 가만히 있는 상태로 힘을 빼가는데,
머리만 굴리다가 힘이 빠지면
결국 다시 그냥 멍하니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이겨내면 좋을까 하다가도,
이걸 이겨내겠다고 저항하는 마음조차 피곤해져서
자포자기해버리게 되는데,
경험상으로 이런 게 영원히 이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아서,
최대한 편안히 있어보려고 한다.
강박
이 강박의 시작이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이전에 생각했던 대로,
'뭔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인 것 같다.
나는 아직 부족하고(당연한건데?)
모자라기 때문에(당연한건데?)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고,
무언가가 되고,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마음이 드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 강박에서 벗어날 방법은
둘 중 하나다.
1.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 내려놓기
당연히 부족한 것이고
지금 상태가 정상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것
2. 무언가가 되기
부족하다고 느끼면 채워서 무언가가 될 것
(오늘도 기적의 논리?)
뭐 이리저리 생각해 봐도
둘 밖에 없는 것 같은데,
해결책을 알고 있는데 왜 이럴까?
떠올랐다
선택을 미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