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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홀든 Jun 20. 2024

#17 '솔직히 말해서', 그만 솔직하자

'솔직히 말해서'라는 말을 붙일 때마다.

뭔가 께름칙한 기분이 드는데,


지금까지 말한 건 안 솔직했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가급적이면 안 쓰려고 함에도 불구하고,

이게 또 뭔가 대화나 글에서

몰입감을 덧붙여 주는 역할도 있고 하다 보니,

안 쓰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정말 '솔직히'말하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게,

그저 일반적인 강조의 의미로 

전락해 버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여하튼,

솔직한 것이 좋다.

정직한 것이 좋다.

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진짜 '솔직히 말하기'는 꽤 어렵다는 얘기다.

눈뜨고 코베이는 요즘 세상에서,

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다가,

무슨 꼴을 당할지 '모르니까'.


그래서 점점 어려워진다.

뭔가 말할 때도, 글 쓸 때도,

포장을 해야 할 것 같고.

포장을 잘해야 잘한 것 같고.


근데 나는 포장을 잘 못한다.

못하는데도 열심히 노력은 해본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좋아도 아주 좋지는 않은 척

싫어도 아주 싫지는 않은 척


억지로라도 노력하다 보니 

어느 정도 능숙해지긴 했다.

익숙해졌다는 말은 아니다.


뭐 더 하다 보면 언젠간 익숙해지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그럭저럭 지내는데.

문제가 생겼다.


좋아도 싫어도 티 안 내고,

그냥저냥 모난 거 없이 

무난한 사람으로 지내다 보니까.

뭐가 좋은지 뭐가 싫은지 나도 모르겠다.


누구 한 명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

기분 상하면 안되니까.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아요.

따위의 '완벽한' 말들만 하다 보니,


좋던 게 싫어진 건지, 싫던 게 좋아진 건지

원래 좋아하던 건지, 원래 싫어하던 건지

뒤죽박죽


손해 안 보겠다고, 상처 안 받겠다고,

어영부영 알맹이 없는 말이나 헤대고 있다 보니

내 속이 비어버렸다.


솔직히 말해서,

어차피 내 속이 비든 말든 

누가 뭐 상관이나 하겠냐만은

이러면 내가 재미가 없다.

그게 제일 큰 문제.


그만 솔직히 말하고, 그냥 말해야지.



'솔직히 말해서' - ChatGPT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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