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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Nov 15. 2018

[코코넨네] 한복을 규제하라?

2018. 11. 15. by 코코넨네


"한복을 규제하라?"
by 코코넨네

1. 이슈 들어가기 

미세먼지가 가득한 요즘이지만, 가로수들이 형형색색 빨간옷, 노란옷을 갈아입으며 '아 진짜 가을이 왔구나'를 새삼 느낍니다. 이렇게 이쁘게 물든 가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궁궐 나들이를 많이들 하고 계신데요. 한국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들이 한복을 입고 궁궐을 산책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근래 ‘한복을 규제하자'라는 이야기들이 오고가고 있습니다. 한복을 규제한다니, 한번 알아볼까요?



2. 이슈 디테일

퓨전한복? 그건 한복이 아니야

여론은 양분됐다. ‘꼰대 발상’‘전통 수호’가 맞섰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24일 인터뷰를 통해 “그런 옷을 입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그걸 한복이라고 부르지 말라는 얘기”라고 못 박았다. 이에 앞서 17일 서울시 산하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한 ‘궁 나들이’ 패션쇼에는 패션 전공 대학생 100여명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퓨전 한복들이 대거 선보였다. 문제가 된 리본, 레이스 장식이 등장했다. 전통 대 퓨전을 놓고 종로구청과 서울시의 입장이 묘하게 엇갈렸다. 

[중앙일보/180929] 궁궐의 품격과 퓨전 한복


최소한의 지식은 가지고 입어야지?

대여 한복의 면면을 보면 뒷목을 잡게 된다. 2년 전만 해도 이렇게 이상하지 않았다. 최근 어느 외국 남성이 머리에는 임금이 쓰는 익선관을 쓰고 몸에는 곤룡포 대신 무관이 입는 쾌자 비슷한 정체불명 옷을 걸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허리 뒤에 나비리본이 달리고 금박으로 뒤덮인 치마에 레이스 저고리를 입은 외국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난립한 한복대여점이 저가 경쟁 속에 중국산 대량 생산 한복을 이용하고 한복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도 없이 대여하는 탓이다. 

[중앙선데이/180825] 리본 레이스 한복의 비극


코코넨네 : 전통이란 무엇일까요? 과거의 유물? 아니면 현대의 사람들이 유형, 무형의 옛것을 테두리를 만들어 모아놓은 것? 주관적인것? 객관적인것? 어떻게 보면 ‘전통'이라는 것의 의미와 범위는 너무나도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요지가 많고, 자칫 꼰대스러운 발상이 될지도 모릅니다. 


퓨전 한복은 왜 전통 한복이 될 수 없는가?

퓨전 한복이 선을 넘었다고 비난하지만, 그 선은 누가 그은 것인가. 숱한 변화를 겪은 한복의 역사를 외면하고 편협한 소견으로 한복은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고 주장하는 꼰대가 그은 선이다. 젊은이들의 한복 문화는 고궁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런데 그들이 잘 차려놓은 밥상을 꼰대가 엎으려 한다. 전통 보존이라는 명분이다. 전통은 안개나 구름과 같다. 멀리서 보면 분명히 있는데 가까이 가면 손에 잡히는 게 없다. 한복도 마찬가지다. 전통 한복과 퓨전 한복을 명확히 구분하는 건 불가능하다. 

[경향신문/181010] 퓨전한복과 꼰대적 시선


전통한복조차 단 한번도 똑같았던 적은 없다

김민자 전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는 “퓨전한복은 대중이 선호하는 키치적(kitschㆍ질이 낮지만 친숙한) 감각을 포착해 자연스럽게 대중의 삶에 스며들었다”며 “유니클로, H&M 등 스파(제조ㆍ직매형 의류) 브랜드가 명품 브랜드보다 저렴한 소재를 쓴다고 해서 이를 법으로 규제할 수 없듯, 대중에게 특정 취향을 강요할 수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또 전통한복 조차 단 한번도 똑같았던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삼국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를 거쳐 개화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복식은 5000여년 동안 끝없이 변화했다. 

[헤럴드경제/181109] 퓨전한복, 누가 돌을 던질수 있나



3. 필진 코멘트

전통이 무엇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전통을 보존해야한다고 배워왔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이번 ‘한복 규제' 이슈를 살펴보며 우리 스스로도 ‘전통'이라는 것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선이 없는데 어떻게 무엇을 보존해야할까 라는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시간이 흘러 우리의 삶과 트렌드가 훗날 사람들에게는 ‘전통’이 될 수도 ‘비전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니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엇이 전통으로 만들어질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한복규제, 무엇이 정답일까요? 여러분들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by 코코넨네

jeonggis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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