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04 by 엠줴이
‘헤이세이(平成)’의 시대가 어제로 막을 내리고, 다음 달 5월, 봄과 함께 새로운 ‘레이와(令和)’의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업무 중에는 딴짓 안 하기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어제만큼은 새 연호 공표를 기다리는 직장동료들이 많았는지 여기저기서 실시간 뉴스를 ‘당당하게(?)’ 틀어 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로 인해 다시금 일본은 아직 ‘왕’이 존재하는 나라이구나, 하는 것을 강렬하게 느꼈습니다.
* 이번 기사 인용에서는 이러한 점을 나타내고 싶어, 원문을 일본의 분위기에 맞게 번역했습니다.
예) 일본의 덴노, 일왕-> 천황으로 번역
예) 일본의 모든 왕족에게는 ‘님’을 붙임
‘레이와(令和)’의 의미
엠줴이: 메이지 유신 이후, 무사정권이었던 막부 이후로 제대로 된 ‘왕권’이 되면서,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연호는 ‘메이지’, ‘다이쇼’, ‘쇼와’, 그리고 ‘헤이세이’까지 입니다.
아직 일본 여러 정부기관이나 지자체, 일본 기업 등 여러 곳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앞 이니셜이 중복이 되지 않는 형태로 연호를 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쇼와10년의 경우, S10.
헤이세이 10년의 경우, H10.
따라서 앞서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연호의 앞 이니셜이 아닌 다른 글자를 사용해야만 하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습니다.
이번 즉위는 헤이세이를 열였던 아키히토 천황이 장남인 황태자인 나루히토에게 살아있을 때 양위하는 것으로, 200년 만의 일로 ‘일본국’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일본 국내에서도 상당히 의견이 분분했던 일입니다.
일본 정부는 1일, 헤이세이를 대신할 신연호를 ‘레이와(令和)’로 발표했다. 새로운 천황의 즉위에 따라 5월 1일 오전 0시부터 바뀔 예정이다. 천황의 퇴위에 따른 개원은 헌정 역사상 처음이다.
그 후 아베 신조 수상도 회견을 열어, ‘레이와(令和)’에 대해서 ‘사람들이 아름다운 마음을 모아, 문화를 태어나게 하고 키우자는 의미가 담겨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상은 이에 덧붙여, ‘레이와(令和)’의 의미는 ‘만엽집’으로, 노래의 서문에서 두 글자를 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호를 착안한 출처가 중국의 한시가 아닌, 처음으로 일본의 운문 집이라는 것을 설명하며, 만엽집은 ‘우리나라의 풍요로운 국민 문화와 긴 전통을 상징하는 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출처가 된 노래의 서문에는, 「初春(しょしゅん)の令月(れいげつ)にして、気淑(きよ)く風和(やわら)ぎ(초봄의 길한 달, 상서로운 바람 평온하니)」라는 표현이 있다.
‘令’에는 ‘법, 명령’과 같은 의미 외에 ‘좋은’이라는 의미가 있다. ‘和’는 ‘조화’나 ‘평화’ 등으로 사용된다.
아베 수상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지만, 아무리 시대가 바뀌더라고 일본에는 결코 빛바래지 않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만엽집을 근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85세의 천황폐하는, 고령을 이유로 퇴위할 의향을 굳히고 아들인 황태자 나루히토 친왕에게 양위하였다. 천황의 양위는 약 200년 만이다.
신연호로 이름은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일본 생활의 기조가 되는 것으로, 대부분의 일본인에게 있어서 일상생활의 큰 의미를 가진다.
지금도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이후 한편으로는 일본이 국제사회의 영향을 받아들이는 것과 함께, 사용빈도는 줄어들게 되었다.
마이니치신문의 올해 2월 여론조사에서는 ‘서력과 연호 둘 중 주로 어떤 것을 쓰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주로 연호를 사용하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34%, ‘주로 서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25%였다. 1975년의 조사에서는 연호를 사용한다고 대답한 사람들은 전체의 82%였다.
연호든 서력이든, ‘월’을 지칭하는 표현이나 ‘1년’을 나누는 것은 서력과 동일하기 때문에, 둘 다 같이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2019.04.02/BBC재팬] 신연호는 ‘레이와(令和)’로 일본 정부가 발표. 200년 만에 천황 양위
[2019.04.01/BBC뉴스] Japan reveals name of new imperial era will be 'Reiwa'
헤이세이에 이어 새로운 연호가 ‘레이와(令和)’로 결정된 것에 대해, 각국 미디어도 잇달아 보도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일본 정부의 발표 직후 1일 오전 11시 45분에 ‘신연호는 레이와(令和)’라고 바로 보도를 내, 그 관심이 높은 것을 시사했다. 한국의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는 1시, ‘일본의 연호’가 검색어 순위 탑 10에 들어갔다.
보수계 한국 신문 조선일보(전자판)는 ‘일본에서 현존하는 최고서 운문 집인 만엽집에서 인용했다.’라고 소개 한 뒤, ‘중국 고전이 아닌, 처음으로 일본 고전에서 인용했다. 아베 정권은 지지기반인 보수파를 의식했다.’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인민일보계 환구시보는 퇴위 등 연호의 개정에 따른 경위에서 이번 ‘레이와(令和)’가 만엽집에 유래하고 있는 것까지 상세히 설명. SNS나 인터넷에서 중계하는 등 새로운 시대의 발표방법이었다고 평가했다.
서양 미디어는 일본에서 서력과 함께 연호가 사용되어, 화폐 및 공문서 등에도 기재되어 있다고 소개. 영국 BBC는 ‘연호는 많은 일본인들에게 중요하며, 계속해서 사용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신문지 워싱턴 포스트 전자판 또한 연호에 대해서 ‘일본의 고령자는 자신의 세대를 나타낼 때 자주 사용한다.’라고 소개했다.
미국의 또 다른 신문지 월스트리트 저널 전자판은 ‘1300년 이상 전부터 연호를 중국의 고전에서 인용해왔지만, 처음으로 이 맥락이 끊겼다.’라고 전했다.
[2019.04.01/닛케이신문] 신연호 레이와 ‘일본 고전에서 첫 인용’ 해외 미디어
엠줴이: 공표와 더불어 새로운 연호의 사용이 빠른 시일 내에 민간에 정착되도록, 정부 관계자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 또한 일본 내 대리점과 관계되는 서류는 전부 연호 변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서를 제외한 화폐의 경우에는 여름이 되어야 첫 ‘레이와(令和)’ 화폐가 나타날 것 같습니다.
정부는 황태자님의 천황 즉위에 따른 신연호 ‘레이와(令和)’로 결정한 것을 5월 1일에 맞춰 준비를 가속화하고 있다. 총무성은 2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게 ‘레이와(令和)’가 된 것을 알리고 시스템 수정 등 대응을 서두를 것을 요구했다. 1일에 내각회의에서 결정한 신연호를 정한 정령 및 수상 담화 등 5개의 문서를 덧붙였다.
통지받는 대상인 전국 47개 도도부현과 20개의 정령 지정도시, 그리고 도도부현에는 정령시를 뺀 시구 정촌에도 통지하도록 하였다.
외무성은 여러 외국으로 통지를 진행하여, 서력 및 연호의 사용에 혼란이 없도록 주의하고 있다. 1일 일본이 국교를 맺은 195개국과 국제연합과 같은 국제기관에 ‘레이와(令和)’의 결정을 통지했다. 카와노 외무장관은 같은 날 외무성에서 하가 티 주일 미국대사와 만나, 신연호가 ‘레이와(令和)’로 결정한 것을 소개. ‘새로운 시대의 시작에 미일관계가 더욱 굳건해졌으면’라고 전했다.
한편 카와노 외무장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관공서 연락망을 시작해 외국으로 보내는 문서에는 서력의 사용을 하기로 철저히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각 등 각 정부기관에서 공통으로 보유하고 있는 공문서에서는 연호의 사용을 계속할 예정이다.
[2019.04.02/닛케이신문] 정부, 연호개 정의 준비 가속 지자체 시스템 수정, 외국에도 철저히 주지
새로운 연호 ‘레이와(令和)’를 넣은 화폐는 빠르면 7월부터 유통될 예정이다. 재무성에 따르면, 1엔 동전이나 500엔 동전 등 각 동전의 수정을 위해서는 3개월 반이 거린다고 한다. 독립 행정법인 조폐국(오사카시) 등에서 제조한다. 새로운 화폐는 아직 일본은행에 납입하여, 각 금융기관이 일본은행의 계좌에서 화폐를 인출할 때 일반에게 유통될 듯하다.
2019년 화폐 전체 (헤이세이 31년의 증인을 포함) 9억 9천만 장을 만들 예정으로, 그중 2 할인 2억 개가 500엔 동전이 된다. 500엔 동전은 소매점이나 택시 등으로 잔돈으로 준비할 수요가 크고, 자동판매기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조폐국은 5월 연호의 개정에 따라 금형 만들기를 시작한다.
금형이 완성된 화폐에서 신연호를 바꾸기 위해, 화폐에 따라 이후에도 잠시 동안은 ‘헤이세이 31년’을 각인하도록 한다.
[2019.04.02/닛케이신문] ‘레이와(令和)’화폐, 빠르면 7월부터 유통]
엠줴이: 사실 돌이켜보면 헤이세이 시절인 과거 30년은 일본에게 있어, 대지진을 포함해 가장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그의 아버지 쇼와천황과는 다른 시절이었죠.
헤이세이의 경제는 버블 파괴로 재생의 여정이었다. 대기업의 파탄이 줄이어 국내 경기의 후퇴와 저성장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삶의 풍요로움을 실감하고 있지 않다. 한편으로 IT시대가 도래, 컴퓨터 네트워크가 사회나 산업의 곳곳까지 침투했다.
◆버블 붕괴
헤이세이 시작 당시(1989년), 버블은 절정을 맞이했다. 일본 경제 평균 주가는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 부동상도 상승해 기업의 보너스는 최고였다. 모두가 호황을 누리며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쾌감에 도취되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금융시스템이었다. 버블기에 만연한 무작위 대출로 부실채권이 발생하여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경기 장기 침체에 돌입했다. 은행이 돈을 빌려주지 않는 ‘대출 기피’나, 융자를 회수하는 ‘대출’로 중소기업이 도산하는 케이스도 잇달았다.
◆ 고용 타격
고용도 큰 타격을 받았다. 헤이세이 처음 최고를 기록했던 취업률이 4년이 지난 후부터는 ‘취업 빙하기’, ‘초 빙하기’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 심각했다. 한편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생 등 비정규직은 늘어났고, 가계 평균소득은 오랫동안 떨어졌다.
◆IT가 경제분야 석권
헤이세이 경제의 또 다른 특징은, 인터넷의 보급과 급속한 IT화다. 인터넷 비즈니스 벤처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경제의 성장 동력이 됐다.
한편, 일찍이 일본의 산업계의 주역이었던 섬유, 유통, 가전 등의 대기업은, 성장 둔화나 경영 위기에 휩쓸렸다. 소고나 다이에, 카네보가 파산 해, 산요 전기나 샤프는 타기업에 경영 통합되었다.
최근에는 많은 기업이 과거 최고 이익을 경신하면서 닛케이 평균 주가는 2만 엔대를 회복했다.
다만 정부가 목표로 하는 나이 2%의 성장에 모두 임금 상승도 완만하고 경기 회복의 발걸음은 무겁다.
◆사람의 시대로
최근 몇 년간은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일손부족, 직장에서의 남녀차별과 성희롱파 바하라, 과로사 등이 문제화하면서 관민이 함께 일하는 법 개혁에 나서고 있다. 올해 4월에는 근로 방식 개혁 관련 법과 개정 출입국 관리 법이 시행. 일정 능력을 갖춘 외국인은 새로운 재류 자격을 얻어 일본에서 일하게 된다.
◆일본의 위상 크게 저하
평성 30년간 일본 경제의 국제적 위상은 크게 떨어졌다.
국내에서 생산된 물건이나 서비스의 부가 가치의 합계액을 나타내는 "명목 GDP"를 세계 상위 4개국에서 비교하면 미국은 순조롭게 발전, 중국도 급성장하고 있다.
[2019.03.31/산케이신문] 헤이세이 역사, 잃어버린 20년을 재생의 길로
엠줴이: 일본인들의 고민은 이제 레이와 시대의 환산법이 어떻게 되는지 고민입니다. 헤이세이의 경우 서력에서+12를 더하는 방법이었습니다.
ex) 1989년 +12 = 2001년=헤이세이 원년
2019년+12= 2031=헤이세이 31년(마지막)
기사에서도 나오듯, 레이와의 환산법은 -18입니다.
[2019.04.02/BuzzFeedNews]‘레이와(令和)’x서력의 초간단 환산법 서력에서 ‘018, (레이와)’을 빼면 ‘레이와(令和)’
by 엠줴이
mjkim28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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