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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wang Gina Mar 26. 2019

걷기

2019.03.13

오늘은 아침부터 걸었다. 목적지는 딱히 없었고 주안이를 데리러 가기 전까지 그냥 걷자 마음먹었다.

머릿속에 잠깐 멈추라는 소리가 커졌다. 두려움을 버리고 싶었다. 나의 틀을 다시 한번 깨고 싶어 졌다.

그런데 걷다 보니 그런 거창한 이유들은 사실 잊어버리고 그냥 걸었다. 걸어서 양재천까지, 시민의 숲까지, 지금은 우면동 산 밑에 동네이다.


걸으면서 구경하면서 내내 생각한 것이 있다.


나는 요즘 주안이가 너무 좋다.

좋아도 너무 좋다. 매일매일 주안이 생각만 난다.

새삼 다시 주안이와 사랑에 빠졌다.

지금까지 살면서 나를 끌어당기는 가장 큰 힘에 이끌려 살았는데 지금은 그게 주안이인 것 같다.

주안이는 봄을 닮았다. 봄 개나리 같다. 향기도 좋다. 피부도 엄청 보들보들하고 배도 통통하다. 잘 때는 여전히 볼살에 눌려 새부리가 된다.

아.... 내 사랑 엄주안 만세!


음악, 우리는 왜 음악을 들으려 하는가?

우리는 왜 음악을 연주하는가?

본질로서의 음악.


나는 왜 음악을 들으려 하는가?

나는 왜 음악을 연주하는가?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나는(우리는) 왜 이야기를 좋아할까?


겁이 난다.

이야기가 좋은 나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나서는 길은 궁금하고 신나면서도 겁나는 일이다.

그래서 이렇게 제자리에서 주저주저하고 있다.

어떤 이야기를 찾아 어디로 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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