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관광산업포럼
1. 5성급 호텔
코어지역, 5성급 Full-service 호텔 영역의 호텔들은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업종이라 국내에서는 대부분이 대기업 위주의 소유 구조를 갖고 있다. 풀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기업 인건비를 충당하기 때문에 코로나 19 이전부터 호텔 자체로 수익성은 좋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수익화를 다변화(예: 면세점 등)하거나 기업의 다른 목적으로 호텔을 소유하거나 경영했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인하여 당분간 수익 악화가 예상되나 그렇다고 소유구조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일부 인력 효율화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으나 고용유지를 주요 정책으로 삼는 현 정부 하에서 구조조정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코로나 19를 유사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나름의 내부 프로세스를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텔사업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호텔업이 더 이상 그룹사의 얼굴마담 역할이나 골치 덩어리로 전락해서는 희망이 없다. 초기에는 운영이 어려울 지라도 자체 수익사업으로 포지셔닝하여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적정한 가격을 지불할 수요가 뒷받침 되어야 하고 비용도 적정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는 환경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들의 호텔은 국내에서도 경쟁하지만 글로벌 도시의 호텔과 경쟁을 생각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정 가격을 받을 수 있는 환경(사치 산업으로서의 사회 인식, 유해시설이라는 인식 등) 비용 효율화 가능(외주, 외국인 근로자, 고용 형태의 유연화 등) 영역이 확보되어야 한다.
2. 2~4성급 호텔(객실 중심 호텔)
역세권, 3~4성급 Limited-service 호텔들은 사드 사태 이전만 해도 출장과 외국인 여행수요 증가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영역이었으나,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외국인 여행객 축소는 이 호텔들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5성급 호텔과 달리 부대시설이 부족한 호텔 입장에서는 호캉스와 같은 내국인 수요를 끌어들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이로 인한 구조조정과 오너십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정부의 보조금도 있고 시중에 풀린 높은 자금의 유동성으로 호텔도 하나의 부동산 자산이기 때문에 오너 입장에선 부동산을 낮은 가격으로 매각하고자 하지 않을 것이다. 일부 무리하게 마스터리스 계약을 한 운영사는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되고, 일부 부채비율이 높은 오너사는 올 하반기에는 일부 조정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만약 코로나 사태가 몇 년에 걸쳐 해결되지 않는다면, 즉 국가 간 여행객의 이동이 없다면 이들이 홀로서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다고 빈 객실로 비용을 들여가면 운영을 하는 것도 무리가 있고 혹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 폐점하여 있는 것도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 같다.
만약 이 시기가 장기화된다면, 이들에게도 퇴로는 필요하다. 왜냐하면 2012년 계속 증가하는 관광객과 부족한 객실 혹은 높은 호텔 이용 가격으로 서울의 관광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고려하여 정부차원에서 인센티브를 통한 호텔의 객실 공급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것도 이번 코로나 사태에 호텔이 더 어려워진 것도 일부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호텔의 특성을 고려할 때 숙박이 주 기능이고 이를 장기로 한다면 주거이다. 즉 숙박과 주거의 기능과 목적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일부 호텔을 부족한 1~2인 주거 공간으로 전환을 고려해 봄 직하다. 물론 현 상황에서도 호텔이 그냥 저렴한 가격으로 장박 고객을 받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주소지 이전이라든지 이로 인한 서비스 간소화 즉 인력의 효율화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만약 정말 더 장기화된다면 호텔의 다른 용도로 전환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야 부동산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그래야 투자도 이루어진다. 물론 이때 형평성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 이로 인한 부동산 문제도 나올 수 있지만 그렇다고 호텔 사업자의 잘못도 아닌데 코로나로 인한 피해의 쏠림 현상은 문제가 있다.
3. 리조트 호텔(휴양 콘도미니엄, 일부 분양형 호텔)
리조트(휴양 콘도미니엄 외)들은 코로나 19 초기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야였지만, 정부의 효과적인 대응으로 현재 다소 회복기에 접어들었다. 한편에선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오히려 국내 여행수요 증가로 국내 리조트 업계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코로나 19를 떠나 레저 트렌드의 변화와 사업구조의 문제로 이 영역에서의 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콘도미니엄(회원제 리조트)의 문제점으로는 1) 만기에 따른 입회금 반환과 쏠림 현상, 2) 운영업체의 변경, 3) 리모델링 또는 재건축, 4) 회원의 혜택과 재산권 행사, 5) 회원권 거래 문제, 6) 유사 회원제 서비스 등 여러 문제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회원의 권익 보호와 운영사의 지속 가능한 운영 여부 그리고 개발사의 적정 이익을 통한 공급 등 여러 이해관계자에 초점이 맞추어져 해결돼야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이다. 분양형 호텔의 문제는 워낙 많이 알려져 있어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다.
물론 개발업자는 회원 모집을 통해 자금 조달하여 개발 후 적정 이익 확보 후 Exit을 하고 회원은 타 고객과 대비하여 예약(사용)의 우선권과 추가 혜택(할인, 서비스 등) 등을 받아 그 회원권의 효용 즉 다시 표현하면 회원권의 근본적인 문제는 이러한 혜택으로 인한 재산권 보장이다. 운영사는 이를 통해 적정 이익이 보장되어 체인을 늘려갈 수 있다면 모두가 해피하겠지만 리조트 시장이라는 것 자체가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도 보듯이 변동성이 심한 곳이라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회원제 리조트가 생겨나게 된 배경과 과거에는 없었지만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예로 요즘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부동산을 거래하는 플랫폼(예: 카사코리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미 규제 샌드 박스를 통하여 부동산이 블록체인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 해외에서는 이러한 것이 뉴 노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시도를 회원제 숙박산업에 적용한다면, 개발사 입장에서는 코인 판매를 통한 초기 사업비 충당이 가능할 것이며, 이용자 입장에서는 현재 일정 기간 묶여 있어 재산권 행사가 어려운 회원권을 다양한 형태로 교환하여 이용가치 확대와 재산권 행사에 보다 유연한 장이 마련된 것이며, 운영사 입장에서도 휴먼 회원이 많은 현 상태를 고려할 때 다양한 형태로 회원권을 분산 소유하여 회원권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실 수요 중심의 회원들로 재구성되면서 이에 따른 운영의 활성화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현재 부동산으로 인해 한국 사회가 시끄러운 것이 현실인데, 현재 콘도나 골프장의 회원권의 경우 좀 애매한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존 회원권을 한정된 재화인 토지와 연계된 부동산 상품으로 본다면 이에 합당한 규제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회원권의 본래 취지를 고려한다면 이용 혜택을 중심으로 자유롭고 투명하게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도구로서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