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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nik Aug 21. 2020

나는 꼭 단독주택에 살고 싶다.

넓은 정원이 있고 매일 직접 관리해야 하는 그런 추억의 집

바야흐로 부동산 투자의 시대다. 한국인의 부자 중 자산의 50% 이상은 부동산으로 얻은 수익이다. 이런 기저로 지금은 중산층과 서민들까지 부동산을 투자의 수단으로 생각하면서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수요와 공급의 비대칭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아직까지도 투기 세력은 부동산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으로 기억한다. 회사를 입사하고 주변에서 서울에 청약 지역에 아파트가 미달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청약을 한 사람이 적어 미달된 매물이 있기에 여유자금이 있으면 아파트를 구입하라고 조언을 들었다. 당시에는 여유자금이 넉넉지 않았고 지금 아파트를 구입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으로 구입을 하지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가 나의 첫 번째 기회 었을지 모르겠다. (지금 그 집은 시세 차익이 3억 이상 차이가 나는 걸 보면)


최근에는 30대들 사이에서는 패닉 바잉의 현상이 나타난다.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서울과 경기지역의 아파트값으로 인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평생 아파트를 살 수 없다는 불안의 심리가 작동했다. 그들은 지난 5년간의 서울 및 경기지역의 아파트 동향을 보면서 이미 결정을 내렸다. 지금이 제일 싼 시기라는 확신으로 모든 대출과 여유자금을 동원하여 아파트를 구입한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아파트 시세를 조회해본다.


내 주변의 사람들을 비롯해 수많은 커뮤니티, 부동산 모임 그리고 유튜브 경제 채널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개인들의 의견을 내놓는다. 정답이 없는 이 시기에 다들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부동산을 맹신하며 살아가고 있다. 인간의 가장 중요한 주거 문제를 오롯이 경제의 자본주의적 시각으로만 파악하는 형태이다. 우리가 사는 지역과 아파트로 사람의 판단이 쉬워지고 자산이 가늠해지는 것은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참 씁쓸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지금은 아파트에 살고 싶지 않다. 물론 경제적인 여유 자금도 없기에 매매는 불가능하다. 또한, 패닉 바잉의 흐름에 맞춰 구매하는 것은 더욱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은행에서 근무하는 나의 시선으로는 부채금액으로 이루어진 부동산의 자산을 늘리는 방법은 지금 시기에는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아파트를 구입하지 않은 이유에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단독주택에 사는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해보고 싶다. 비싼 삼성동, 평창동에 있는 단독주택이 아니다. 그저 내 마당이 조금은 있고 서울 외곽(또는 경기도 지역)에 위치한 단독 주택으로 이루어진 곳에서 살고 싶다. 


첫 번째 이유는 조금은 도시와 떨어진 공간에서 휴식하는 곳을 만들고 싶다. 자연 근처에 살고 싶다기보다 지친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오랜 기간 동안 서울 도심지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점은 바쁘고 힘든 현대인들에게는 공간으로 인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프라가 잘 되어있는 도시의 생활이 삶을 편안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갖추어진 인프라로 인해 우리들은 생각보다 꽤 많은 피로와 고민들을 만들어 살아간다. 그렇기에 나는 공간으로부터 오는 나만의 휴식 장소를 환경 설정하고 싶다.


두 번째 이유는 앞으로 살고 싶은 인생의 그림이다. 자취 생활을 하며 느낀 점은 생각보다 내가 집의 공간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이 꽤 많다. 지금과 같은 언택트(Untact) 시대에서는 더욱 집의 공간이 더 좋아진다. 또한, 스마트폰이 있다면 언제든지 음식 배달, 장보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삶의 방향이 매우 스마트해지고 있다. 스마트한 세상이 만들어진다면 좋은 점은 바로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책을 읽는 것에 집중할 수 있고 나중에 키울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도 있을 것이고 언젠간 내 옆에 있을 배우자와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손이 많이 가고 잔고장이 많은 단독주택에서 집에 대한 추억을 만들지도 모르는 희망과 로망이 있다. 


물론 좋은 고급진 아파트에 살면 위에 나열한 것들이 모두 가능할지도 모른다.(아직 살아보지 못해 봐서..) 그리고 언젠간 고급진 아파트에서도 살고 싶은 그림도 만들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그런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 정작 나중에 후회할지언정 조금은 인생에서 특별한 경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부동산의 투기 열기가 매우 뜨겁다. 집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서울의 아파트라는 이유만으로 매매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한다. 부동산을 인간이 살아야 하는 집의 공간으로 보는 것보다 앞으로 있을 투자의 가치로 수단화한다. 물론 자본주의 세상에서 경제적 자유를 위한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 점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와 같은 무주택자들 또는 집을 구입하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향후 집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꿈을 그린 후 본인에게 맞는 집을 고를 수 있는 세상이 오길 희망할 뿐이다.

내 집 마련의 꿈, 그것이 참 어려운 선택이 되어 가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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