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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H Aug 14. 2021

[소설] 100조 원의 사나이_22

그래. 네가 SIT 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다고?


"네, 그렇습니다."

"그래. 입사 후 나랑 첫 면담이군. 우리 회사에 들어온 이유가 뭔가?"

"네, 첫째는 흥미, 둘째는 기술력, 셋째는 회사 방향성입니다. TT코인으로 사명을 바꾸기 전부터 제가 관심 있게 보던 회사였습니다. B코인 기술력도 대단하게 보고 있었습니다. 대표님께서 제 선배님이시도 하고요. 제가 생각한 대로의 길을 가는 것 같아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그렇지 너 정도면 굳이 이 회사에서 병력특례를 안 해도 될 텐데?"

"네, 서울대학교 병력 특례 제안을 받았습니다. 동형 암호로 세계적으로 유명하신 서울대학교 천정희 교수님 쪽으로 가볼까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 어떤 기술력이 마음에 들었지?"

"우선, 코인을 유지하는 시스템에 잘 나가는 회사들만 참여를 하도록 한 것입니다. 일정량 이상의 해시 레이트가 나오지 않으면 BP(block producer 블록 프로듀서로 참여하지 못하게 했더군요."

"그래, 일반 사용자들 컴퓨터로 네트워크 참여는 가능하지만 그걸 모으고 관리하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지."

"네, 그 외에도 다른 기술력을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 기술로 나아가려고 하는 점. 그리고 다른 쪽 기술이 나오면 자존심 세우지 않고 과감하게 벤치마킹하며 라이선스 비용을 들인다는 점. 공격적 마케팅, 명확한 시장 타깃 등 제대로 플레이를 하려는 회사로 보였습니다."

"그래, 이미 오픈 소스라서 개인 공부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인데, 그럼에도 우리 회사를 선택한 것은... 음, 아니구나 넌 지금 날 테스트하고 있는 거구나? 나와 커넥션이 마련될 일이 없었다면 굳이 이 회사를 더 다닐 이유는 없었던 것이군. 그렇지?"
"네 맞습니다. 회사가 커서 그럴 수도 있지만 최종 면접 때는 다른 임원이 면접을 보더군요. 그만큼 많이 뽑는 직군도 아닌데 말이죠. 신세계 최종면접 6명으로 갔을 때는 회장이 직접 나왔었습니다. 그 회사를 일군 장본인이  계약 직군이 아닌 정직원 직군에서, 또 핵심 파트의 인원을 직접 만나지 않는다면 미래는 뻔하기 때문에 더 다닐 이유는 없죠. 다만, 저는 병력특례를 위한 입사기 때문에 더 다녀도 되긴 합니다. 그렇다 해도 제 시간을 낭비할 생각은 없기 때문에 3개월 안에 컨텍이 안된다면 나갈 생각이었습니다."

"굳이 날 만나고 싶었던 이유는? 적당히 회사 생활하다가 더 공부를 하러 가면 되지 않은가?"

"우선, 제가 노벨상을 노릴 만큼의 천재는 아닙니다. 공부를 더 하려고 했다면 석사 과정을 밟았겠죠.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며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제가 만난 친구들 중에 정말 저 친구는 노벨상을 타겠구나 하는 친구들이 있었죠. 이에, 학자의 길보다는 이미 배운 것을 활용하고 업계를 선도하는 선봉대에 있고 싶었습니다."

"그래, 그럼 잘 찾아왔군. 다만, 자네니까 솔직하게 말하겠네. 자네는 핵심 파트에서 일하고 계속 승승장구하겠지만 나의 최측근이 되기는 힘들어. 자네 SNS  하더군."

"네, 그게 무슨 문제가 됩니까? 평범하고 회사에 녹아들 사람을 원하신다면,... MZ 세대는 모두 하기 때문에 오히려 하지 않는 것이 더 평범하지 않습니다."

"그래 한 목소리를 낼 사람을 찾는 것은 맞다네. 보통 회사 다니기 전에 열심히 SNS 하던 사람들은 큰 회사 들어가면서 SNS을 하지 않지. 그러나 자네는 그 출중한 능력 때문에, 아마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시간이 많이 남을 거야 그래서 SNS을 계속하겠지. 대부분 회사의 인사과에서는 SNS을 검사하는 것을 자네도 이미 알고 있을 거야. 그럼에도 대기업 사람들 중 마케팅이나 홍보 쪽 제외하고 SNS을 안 한다는 것은 그 이유가 있네. 그리고 자네는 그 특별한 이력 때문에 아마 매우 큰 파급력을 가지게 될 텐데, 다른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네."

"네 알겠습니다. 제가 따지고 들면 결국 얼론 탄압까지 가겠네요. 최측근이 되면, 불법은 아니지만 불법일 수도 있는 일도 많다는 것으로 알아듣겠습니다.

"그래. 이렇게 이해력이 빠른 너를 정말 아쉬워한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하네. 자네가 리포트해 주는 많은 문제점들은 많은 인력들이 있어도 찾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이에, 재 계약 때 아마 연봉이 매우 높아질 걸세"

"찾기 어렵겠지만 더 많은 인력이 있다면 못 찾을 것도 아닌 부분이죠. 그래서 더욱 바로 옆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꼭 돈 문제는 아닙니다. 제 연봉이 2억이 된다고 해도 실수령 1100만 원, 한 푼도 안 쓰고 서울 20억짜리 아파트 사려면 14년 이상 걸립니다."

"여기서 일 많이 배워서 따로 사업을 해도 될 거야."

"선배님도 아시겠지만 우리 학교에서 VC(Venture capital)들은 거의 상주하다시피 합니다. 이미 2건의 사업을 진행해 봤는데 결국 구성원 문제로 귀결됩니다. 그것이 제가 이미 성공한 선수들과 일하고 싶은 이유입니다."

"자네 생각이 그렇다면, 좀 더 깊은 면담을 해 봐야겠군. 병아리 키워본 적 있나?"

"아버지 세대에 많이 키웠다고 들었습니다만 저는 그런 경험이 없습니다."

"그렇군. 그러면 혹시 동물 키워본 적 있나?"

"잉꼬를 키운 적이 있습니다. 겨울에 베란다에 뒀는데 얼어 죽었습니다."

"자네가 키운 것인데 죽은 것은 자네 잘못이겠군."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잉꼬를 사 온 곳에서 베란다에 키우면 된다고 말해줬지. 온도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자네는 관련 정보를 더 찾아볼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군"
"아뇨 찾아봤습니다. 다만, 뭔가를 책임지고 하는 방송은 없었고, 인터넷보다 보니 첫 해만 넘기면 5 도면 된다고 했고 집은 보일러를 계속 가동했기 때문에 영하로 갈 일은 없었습니다. 제 새를 두고 실험을 할 수도 없고, 겨울을 버티는 새도 많아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죽은 뒤에는 어떻게 했나?"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렸습니다."

"뒷 산에 묻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한국은 산이 많기는 하지만, 동물 보호법에 따르면 사체는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처리합니다. 부모님이 키우시던 개를 동물 화장터에 따라가서 화장하고 강에서 헤엄치는 것을 좋아하던 개라 강물에 재를 뿌리는 것을 도왔습니다. 뒷 산에 묻으면 비올 때 유실되어 등산객 중 어린 친구들이 보고 놀랄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임의대로 화장해서 재를 뿌리는 것도 그리 위생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더 말해보게"

"우리의 생명을 유지해 주는 수많은 의약품도 수많은 동물 실험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매일 같이 유튜브에 올라오는 돼지고기 소고기도 모두 동물의 살점입니다. 그게 사람이라고 생각해 보면 아마 마블링이라고 말하는 것들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될 것입니다. 반려 동물이라고 하면서 똑같은 인간이라고 보라고 하는데 우리가 같이 살 사람을 거세시키고 목줄을 채우고 건강 생각하라고 강제로 맛없는 사료만 평생 먹이지는 않겠지요."

"그만해도 되네. 일단, 자네가 개 돼지가 아니라는 점은 알겠어. 다른 사람들의 도그마에 갇혀 살 타입은 아니군. 내가 하는 일이 삶에 대한 깊은 사색이 필요한 자리지"

"우선, 일 더 하고 혹시 한 달 뒤에 다시 개인 미팅해도 되겠나?"

"2주면 좋겠습니다. 최근 서울대로 갈 생각을 굳혔었습니다."

"알았네"



김은누 기자 얼굴 보기 참 힘들구먼.


"백 대표님 덕이죠. 뭐. EJ 신문사가 이제 JJ 신문사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파급력이 커졌습니다."

"그래. 다행이군. 이번에 신입이 하나 패밀리에 들어올 텐데 대학교 수석도 하고 학창 시절 사업도 하다 보니 SNS 도 있거든, 그리고 꽤 규모가 있어."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제가 8년 간 인기 없었으니 SNS을 어떻게 인기 없게 만드는지 알려 주라는 말이죠?"

"척하면 딱이구먼."

"그나저나 오랜만에 우리 패밀리 후보가 올랐군요"

"그래. 우리가 하는 일을 이해할 친구일세. 나중에 파라다이스에서 보세."

"신입도 오나요?"

"당연하지. 테스트라고 보면 되네."

"알겠습니다."


네 파라다이스로 초대받았습니다.


"그래 조심해라 민아. 백 대표 사람 몇 명이나 죽였는지 모르는 사람이다. 그 방법이 워낙에 정교해서 증거가 하나도 없고, 혹시나 하고 센싱 되는 데에도 정말 오래 걸렸어."

"네 알고 있습니다."

"아마 너에게 성매매를 강요할 거야. 아니, 강요처럼 보이지 않는 강요지. 호텔 지하에서 술 마시고 호텔로 1:1로 가게 된다. 내부 정책으로는 성매매 안 하게 되어 있고, 커미션을 받지 않아 장부도 깨끗해."

"그렇다면 제가 정말 마음에 드는 여성과 지내도 문제가 되지 않겠네요."

"그건 다른 문제야. 백 대표가 EJ 신문사를 쥐고 있고 술 집 CCTV와 네가 다시 호텔방으로 올라가는 CCTV 면 충분해. 예전에 차관 하나도 그렇게 걸려서 윗 선에서 쇼부쳤어"

"그래서 호텔방을 잡아주고 대기하다가 내려오라고 한 것이군요. 호텔방에 드레스코드에 맞는 재킷을 준비했다고 하더군요."

"그래 아마 그 외에도 다양한 방법을 쓸 거야. 네 건강도 걱정되는군"

"경무관님, 걱정 마십시오. 전, 정의를 위해 움직이니까요. 그거 하나로 충분합니다. 딱히 걱정되는 부분은 없습니다."

"그래 허민. 자네만 믿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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