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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비 Jul 06. 2020

당신의 한결같은 그 모습 그대로 항상 변함없이 언제나

너를 욕망하는 만큼의 음식을 먹는다. 우리는 거의 매일 XXXX에 가서 탐욕스럽게 메뉴를 먹어치웠다. 우스갯소리로 내가 여기서 사 처먹은 게 얼만데 하며 우리는 낄낄댔고 크림브륄레가 나오자 약속한 것 처럼 입을 다물고 입맛을 다셨다.


네가 나를 욕망하는 방식과 내가 너를 욕망하는 방식에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끝내 닿는 지점은 같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서로의 간극을 견딜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할 뿐이다.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너와 나의 모든 인간관계에서 그럴 것이다. 연인이라는 관계에서는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되겠지만 우리는 잘 해 나가고 있다.


욕망하는 삶을 살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던 게 벌써 오 년이나 지났다. 나는 그 뒤로 단 한 순간도 욕망하지 않았던 때가 없었다. 애초에 살아있는 존재가 욕망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순이다. 생을 추구하는 것 부터 욕망이지 않은가. 나는 결코 해낼 수 없는 것을 바라고 있었다. 깨닫기까지 오 년이 넘는 시간을 소모했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헛수고를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치열했고, 뜨거웠다. 노력하지 않는 인간이 이만큼 노력했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시간이다.


그저 네 생긴대로 내 곁에 머무르길 바랄 뿐.


Come to me as you are, 우리는  어떤 추악함 속에서도 손을 놓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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