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야 Jun 30. 2021

모든 주부들은 싱글라이프를 꿈꾼다.

꿈을 향해, 원하는 삶을 향해 걸어나갈 수있다는 자유로움이 아닐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6월 말경인 내 생일이 다가오는 게 반갑지 않다.

반년이 후루룩 가버렸다는 생각에 벌써! 하고 한숨이 나올 때가 더 많다.

하지만 매년 나의 생일을 챙겨주는 친구들이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싱글인 한 친구는 비싼 와인을 사다 놓았다며 주말에 보자 했고, 워킹맘인 한 친구는 평일인 생일 전날 월차를 내고 나에게 온다 했다.

싱글인 친구와는 그다지 술을 못 마시는 두 여자가 와인 한 병을 다 마시고도 나눌 수다가 남아 아쉬운 마음에 '다음엔 두 병 사다 놓으마' 취중 약속을 고, 워킹맘 그녀에겐 남편에 애들까지 챙기기도 힘들 텐데 하는 마음에 좋으면서도 선뜻 반갑게 오케이 하지 못하고 말했다.

"뭘 그렇게까지 해? 이 시국에.. 생일이 뭐라고. 힘들면 아니 오셔도 돼."

"아니야. 갈게."

"코로나 확진자가 느는 것 같기도 하고. 불편할까 싶어서."

"아니야. 그 핑계로, 나도 숨 좀 쉬자.." 그녀는 들뜬 목소리로 답했다.

"뭐야? 내 생일인데 왜 네가 신나?" 했지만 내 생일을 핑계 삼아줘서 고마웠다.




우연히 본 해방 타운이라는 프로그램에서의 장윤정과 윤혜진,

그녀들도 그랬다. 그녀들도 결혼 생활에 만족하면서도 해방 타운에서의 시간을 설레어했다.

그녀들도 나의 워킹맘 그녀처럼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그리워했고 친구들과의 시간을 꿈꿨다.

남편에, 애들까지 챙기느라 정작 오롯한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없는 그녀들.

트롯계의 여왕 장윤정도, 발레리나들의 꿈인 몬테카를로 무용단원 윤혜진도, 그리고 나의 워킹맘 그녀도 해방의 시간과 공간을 그리워했다.


해방 타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트롯계의 여왕, 장윤정은 사운드가 아주 좋은 오디오 샵을 방문했다.

그녀의 명성에 걸맞은 명품 오디오가 있을 법하지만, 샵을 방문한 그녀는 꿈의 오디오들을 보고는 정작 샵매니저에게 아가들의 국민송 '아기 상어'를 틀어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가 아쉬움을 뒤로하고 샵을 나오며 한 말은 '아직 아이들이 어리다'였다.

몬테카를로 무용단원 윤혜진은 발레를 하는 옛 동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울컥했다.

육아에 지치면서도 놓지 않았던 연습의 결과인지, 아님 본능에 가까운 몸의 기억인지 그녀는 현역에서 활동을 하는 동료들에게 뒤지지 않는 실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도 딸을 생각하며 지금 행복하기에 (몬테카를로 무용단을 뒤로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의 워킹맘 그녀는 꿈 많던 여고시절 지하상가를 누비며 아이쇼핑만으로도 즐거워하던 때로 돌아갔다. 싱글인 나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커피숍에서의 아이스커피 한잔에 행복해하며 때때로 걸려오는 아이의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었다.



모든 주부들은 싱글라이프를 꿈꾼다.  

아침의 달콤한 늦잠도, 여유로운 맥주 타임도, 매콤한 배달음식도, 친구들과의 수다도 그녀들에겐 로망이다.

하지만, 그녀들이 싱글라이프를 꿈꾸는 건 일상에서의 해방보다 방해받지 않고 꿈꿀 수 있는 자유가 아닐까?

꿈을 향해, 원하는 삶을 향해 걸어 나갈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아닐까?


나에게 주어진 꿈을 향해, 내가 원하는 삶을 향해 걸어 나갈 수 있음을, 누군가에게는 로망일 수 있음을 생각하며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해야겠다는, 누군가가 간절히 원하는 삶일 수도 있는 내 삶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방구석의골칫덩어리가되어버린 나의 미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