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야 Jul 28. 2021

내가 가진 실력이라곤,

놀다 보면 되는 날도 있겠지. 힘 빼고 즐겨보기로 했다.

'포기하지 않는 것도 실력이다.'

맨유를 30년 동안 정상에 서게 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한 말이다. 



몇 해 전부터 이모티콘을 그리고 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어디에서 배운 적도 아닌데 난 그림에 아주 많은 미련이 있다.

어린 시절 정말 배우고 싶었는데 그다지 부유하지도 않았고, 동생들도 있었기에 미술학원은 상상도 못 했다.

그저 천방지축 나가 노는 동생들과는 달리 집안에서 혼자 그림 그리며 노는 것이 즐거울 뿐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미술학원이라는 곳을 처음 가보기도 했지만, 늦게 시작해 꾸준히 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이것저것에 치여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어린 시절 한풀이는 흐지부지 되어 버렸다. 그래도 데생을 하고 유화를 그릴 줄 아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시절 어설프게 배운 포토샵, 일러스트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심심할 때마다 손 그림을 그리고 그래픽 작업을 하기 시작, 지금까지도 내가 제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되는 놀이이자 취미가 되어버렸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이모티콘 제안하기.

이왕 하는 거 이모티콘 그려 제안서를 내볼까 하는 마음에 제안요령을 체크하고 시작해보았다. 재미있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도 내가 모르는 기능들도 많고, 무엇보다 모르는 것을 배워가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에 설레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게 한번 두 번, 네 번 다섯 번 미승인이 날 때마다 “우씨, 또 미승인이야? 때려치워!!” 하고 있는 날 발견했다. 

뭘 때려치울까? 뭘 때려치워야 하나?

분명 나에게 그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되는 놀이였다. 그러다 이왕 노는 거라는 생각에 시작한 일인데 뭘 때려치워야 할까?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요즘 젊은 세대처럼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우씨, 또 미승인이야?'라고 발언을 하고 있는 나는 내가 생각해도 뻔뻔하기가 그지없었다.

내가 가진 실력이라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말처럼 포기하지 않는 것!

어릴 적에 보던 만화 개구리 왕눈이 주제곡으로 수없이 듣던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기!!'

그리고 제일 중요한 '잘하려고 하지 말고 즐기기'

이 세 가지가 전부인데... 뭘 때려치우기까지 해.


놀다 보면 되는 날도 있겠지. 힘 빼고 즐겨보기로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모든 주부들은 싱글라이프를 꿈꾼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