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도 Sep 05. 2018

좋은 기획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대담한 부제의 <지적자본론>을 읽으며 진짜 '기획'에 대해 정리해보고 싶어 졌다. 우리에게는 츠타야 서점으로 잘 알려져 있는 CCC의 마스다 무네아키의 글과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기획을 3가지 이야기로 소개한다.



1. 기획: 좋은 기획을 만드는 요소들


지금부터 '기획'이라는 정신 활동의 정수를 그 분야의 전문가 히와타시 게이스케 씨와 마스다 무네아키 씨에게 들어보고 싶습니다. 우선 여쭙고 싶은 것은 동일한 자료를 보고 동일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사람에 따라 기획 능력에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적자본론> 中


기획은 넓다. 광범위하다. 그렇다면, 진짜 기획과 기획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안녕하세요. 문화기획사 OOO입니다. 기획자 OOO입니다."


수도 없이 만나는 회사와 사람들은 자신을 기획사 혹은 기획자라 소개한다. 슬프게도 내가 보는 많은 기획들은 기획이 없거나 정해진 요소들을 채우는 기획인 경우가 많다.


좋은 기획은 디자인, 관찰의 습관 그리고 경험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대상은 바로 고객이다.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점은 디자이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해답이다. 따라서 기업은 모두 디자이너 집단이 되어야 한다. 그러지 못한 기업은 앞으로의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지적자본론> 中


디자인적 사고는 불편한 것을 해결하는 것, 사용자 경험을 생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획은 분절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디자인적 사고는 좋은 기획을 만드는 원천이 된다. 예를 들어 서비스를 운영할 때 특정 카테고리를 기획하고 편집하는 일은 독립된 일이 아니다. 고객이 서비스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이탈할 때까지의 전체 경험 안에서의 특정 부분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도 다르지 않다.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에 이전과 이후 프로그램의 목적, 참여자의 동선, 시선 그리고 경험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디자인, 그리고 사람에 대한 관심이 좋은 기획을 만드는 첫 번째 단추다.


다이칸야마 츠타야 기획의 중심은 고객이 '편안하게 느끼는' 공간이었다.


고객을 관찰하는 일은 고객의 입장에 서보는 일이다. 서비스, 제품, 오프라인 공간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 서보면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개선하는 것이 고객 경험과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는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라는 말을 듣지만 실행 단계에서는 많은 기획자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것을 본다. 기획자의 취향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좋은 기획의 무기가 되기도 하지만, 진짜 기획은 결국 고객을 관찰하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야 비로소 발현된다.


경험은 어떻게 좋은 기획을 만들까? 다양한 기획의 분야에서 우리는 경험의 도움을 받는다. 기획자는 A부터 Z까지를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하는데 기획과 실행의 경험들은 기획자로 하여금 문서나 그림으로 된 기획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축제와 앱 서비스를 기획하고 실행해본 사람들은 분야는 다르지만, 각각의 영역에서 얻은 실행의 경험이 그다음 기획의 디테일과 완성도를 높여준다.


관찰, 경험, 디자인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디자인은 관찰하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관찰하는 습관은 경험의 깊이를 다르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이 경험은 디테일이 되어 기획의 더 나은 완성도로 가는 가이드가 되어준다.



2. 지적자본: 맥락 공유와 제안하는 사람들


지금까지 기업을 성립시키는 기반은 재무 자본이었다. 그런데 소비 사회가 변하면 기업의 기반도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는 '제안'을 창출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적자본'이다. 재무 자본에서 지적자본으로. 그런 이유에서 나는 이 책의 제목을 <지적자본론>으로 정했다.<지적자본론> 中


마스다 무네아키는 글을 보고 떠오르는 사례들은 무수하다. 오래전부터 기반을 닦고 큰 현금흐름을 만들고 있는 몇몇 회사들이 제안능력과 브랜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회사들에게 뒤처져 문을 닫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이러한 현상을 만드는 지적자본은 크게 두 가지 요소로 축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맥락 공유와 제안능력이다.


맥락 공유는 회사 구성원 간 맥락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좋은 기획자는 계속해서 공부하고, 경험한다. 그리고 그들의 경험을 회사에 전파시킨다. 바로 이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맥락을 공유시키는 방법일 것이다. 일하는 분야가 다르더라도 같은 맥락을 공유할 수 있다면, 그들이 새로운 제안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기획의 완성도도 높아진다. 자연스레 구성원들이 회사의 지적자본을 구축한다.


많은 조직들이 인터널 브랜딩에 상대적으로 적은 리소스를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조직이 특정 수준 이상의, 즉 지적자본을 갖춘 회사로 도약하는 길은 구성원들이 그들의 다양한 맥락을 공유하고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을 높여주는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아닐까. 지속적으로 좋은 기획을 만들어내는 회사는 지적자본을 축적시키는 회사일 수밖에 없다.



3. 혁신: 결국, 꿈만이 이루어진다.


고객의 입장에서 서보는 것, 고객의 경험을 개선하고 고객가치를 높이는 것. 좋은 기획은 이 둘이 있을 때 만들어낼 수 있지만 혁신적인 기획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우리의 추론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행동 패턴과 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의 고객 모습을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이 혁신적 기획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는 보통 모두가 '그런 꿈같은 일을요...?'라는 반응을 가시화시키는 기획이다.


좋은 기획은 오늘의 기획을 생각하면서도 내일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그런 혁신을 만들어내는 추론의 타당성과 확률을 높이는 것은 데이터베이스를 잘 설계하고 활용하는 데에 달려있다고 마스다 무네아키는 말한다.



* 좋은 기획, 기획 조직 그리고 혁신.


좋은 기획을 만드는 습관은 관찰, 경험 그리고 디자인 사고이다.


좋은 기획 회사를 만드는 것은 구성원 간 맥락 공유가 가능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제안능력을 창출해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지적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다.


좋은 기획이 혁신으로 가는 과정은 꿈을 꾸는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추론이다.




너무도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비즈니스의 영역에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도(正道)는 있다.

<지적자본론>을 통해서 마스다 무네아키는 아마도 그가 생각하는 정도를 향한 나침반을 말한 것이 아닐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