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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Oct 24. 2023

2023 로컬 브랜드 포럼 in 군산 리뷰

지난 2022년 12월, 로컬브랜드포럼 (LBF)의 출범식이 전라남도 순천 브루웍스에서 열렸습니다. 행사 전날부터 사무국과 이사사 임직원분들이 분주하게 우리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던 날을 기억합니다. 


[로컬브랜드포럼 LBF 출범식 in 순천 브루웍스]


로컬브랜드포럼은 지속가능한 로컬 생태계를 조성하고, 다양한 로컬 비즈니스의 모태가 되는 크리에이터 재원의 육성 및 액셀러레이팅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현안을 해결하고, 지역간의 균형있는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는 민간 주도의 비영리 사단법인입니다. 


로컬브랜드포럼 홈페이지


2023년 10월 20일, 로컬브랜드포럼의 두번째 포럼이 군산에서 열렸습니다. 



1박 2일 동안 다양한 주제로 로컬 창업가와 브랜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기업과정신과 시대정신을 이야기할 수 있던 자리였습니다. 로컬브랜드포럼의 회원사이자, 좋은 발제를 들을 수 있었던 참여자로서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세션 1: 생활권 로컬 브랜딩>


군산소통협력센터의 성훈식 디렉터의 오프닝을 시작으로 충남대학교 윤주선 교수님과 행정안전부 사무관님의 생활권 로컬 브랜딩 사업 설명회가 있었습니다. 아마 처음 뵈었던 것은 5년쯤 전이었던 것 같은데, 윤 교수님의 이야기는 처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로컬 콘텐츠가 생기고 확산데는 데에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인 공공의 건축과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Tactical Urbanism 사례를 비롯해 인사이트 넘치는 전문가 세션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3가지입니다. 

포틀랜드 주립대학교

첫째는 사례로 많이 등장하고 있는 포틀랜드의 소상공인 생태계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지역 대학이라는 것입니다. Let knowldege serve the city라니, 훌륭하지 않나요? 우리나라의 지방대학 또한 취업에만 목숨걸 것이 아니라, 지역 스케일에서 연계할 수 있는 인재에 대한 교육, 콘텐츠를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두번째는 취향의 교육입니다. 이런게 트렌드라더라. 이런 것이 유행한다더라. 이런 책을 읽어봐야한다더라. 이것은 결국 산업화시대의 대량생산의 맥락으로 로컬 콘텐츠들이 따라가는 방식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우리가 만드는 브랜드와 콘텐츠들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지역의, 브랜드의 그리고 나의 Originality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공공 건축의 활용과 운영 부분에서 실력있는 운영자들이 들어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짚어주신 점입니다. 1. 돈 못번다. 2. 시끄럽다. 3. 번거롭다. 저도 비슷하게 생각을 했습니다. 굳이 부딪히면서 감도 낮은 공공 영역과 함께 하는 것 보다, 그냥 우리 회사와 조직에 더 집중해서 증명하는 편이 훨씬 나은 편이 많으니까요. 그럼에도 공공 파트와 함께 하는 그 역할은 누군가가 해야하고, 소위 말하는 업자가 아니라 실력있는 운영자가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공공에서 언젠가는 대담한 결정이 필요하고, 노들섬 프로젝트나 군산시민회관 같은 사례들처럼 이제는 실력있는 민간 영역에 운영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션 2: 로컬의 시선>


두번째 세션은 <트렌드 코리아>의 공저자이신 최지혜 박사님,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박동용 책임님 그리고 STS개발 신지혜 상무님이 참여했습니다. 지역 플레이어의 관점은 2018년부터 많이 들어왔지만, 이렇게 지역 플레이어와 협업 지점이나 연구 접점이 있는 외부의 다양한 시선에서 로컬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포럼에 참여하신, 최근에 강릉에 오신 한 건축가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로컬이 트렌드라는 말이 어색하게 들려요. 로컬의 많은 부분들은 오랜 시간동안 어떤 고유한 가치들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트렌드는 자주 변하는, 우리가 말하는 트렌드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래서 로컬이 재미있습니다. 트렌드로 보는 로컬은 라이프스타일 관점에서 하나의 트렌드일 수도 있고, 지역의 메가히트 콘텐츠들입니다. 그런데 로컬은 사실 훨씬 더 많은 분야를 커버하고 있습니다. 트렌드로 언급된 로컬리티를 중심으로한 콘텐츠들도 있지만, 취향 공동체나 커뮤니티, 국가균형발전이나 지역 재생 정책, 로컬 이코노미 등 까지도요. 


리테일 관점과 부동산 관점도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브랜드를 바라보는 ‘전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성장성’이 연사 분들의 전제로 들렸지만, 사실 로컬 브랜드와 창업가들은 나다움과 지역의 오리지널리티를 자신의 비즈니스로 만드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 같거든요. 


이 두번째 세션은 그래서 좋았습니다. 외부 관점에서 보는 로컬 브랜드와 생태계를 이해하고, 반대로 접점이 필요하다면 이러한 부분을 잘 이해하고 협업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션 3: 로컬, 뉴 패러다임>


세번째 세션은 지역 창업 생태계, 로컬 크리에이터를 위한 금융 그리고 제가 발제를 맡았던 로컬 창업가의 레버리지와 스케일업 방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박정은 실장님께서는 2023년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을 기획하고 운영하셨는데요. 제가 참여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포럼에서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떨 땐 로컬 행사가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찾은 이 로컬 행사들의 의미는 바로 저변의 확대입니다. 우리끼리는 심도있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은 ‘로컬’이라는 키워드를 잘 알지도 못하거든요. 한편, 이런 저변 확대를 위한 행사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느끼기에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의 의의는 바로 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그리고 로컬을 포함한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로컬 크리에이터와 브랜드 또한 큰 범주에서는 지역 창업 생태계 중 하나의 꼭지인 것이니까요. 기존에는 로컬 크리에이터와 브랜드 위주의 생태계를 고민했다면, 스얼과 같은 새로운 관점도 앞으로는 스타트업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서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크립톤의 양경준 대표님은 콜럼버스의 항해로부터 시작된, 투자 (역사)이야기부터 현재 로컬 크리에이터에게 필요한 금융의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10년 혹은 20년 후에 보면, 지금 우리가 만드는 사례들과 변화 중 하나가 미국 5대호와 뉴욕을 연결했던 운하가 만든 변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모든 변화에는 위험과 실험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투자자 관점과 달리 저는 한 명의 창업가이자, 제가 만난 로컬 창업가들과 나눴던 경험을 바탕으로 발제를 진행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로컬 창업가 관점에서 바라 본 레버리지 방식과 스케일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는데요. 발제를 준비하며 자료들을 찾아보니, 비기술영역에서의 로컬 창업은 투자 사례 자체가 많지 않더라고요. 또 후속 투자 소식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았을 때 투자금의 회수는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로컬 창업가와 투자자의 동상이몽(?)이 있으니, 지금까지 지역의 창업가들은 주로 정책의 힘을 빌려왔습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주로 ‘지원사업’의 형태로 레버리지를 했고요. 또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J-Connect Day나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LCC 2019, IFK 임팩트 금융에서 만들어 온 lit(Local Impact Table) 2020 같은 행사에서 네트워크와 정보를 얻고, 앞으로의 지역혁신과 창업가들의 성장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부터는 중기부, 행안부를 비롯해 국토부, 문체부, 해수부, 농림부까지 다양한 정책에서 로컬 창업가들이 조직의 미션과 맞는 정책을 찾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아래와 같은 부처 사업이 있겠네요. 


중소벤처기업부: 로컬 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 로컬 브랜드 창출 사업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

해양수산부: 어촌뉴딜300, 어촌신활력증진사업


재미있는 점이 있다면, 최근 해수부 사업들을 살펴보면, 로컬 크리에이터 시범 사업이라는 이름이 붙으면서, 일부 사업에서는 로컬 창업가들의 역할이 부여되기도 했다는 점입니다. 




투자자와 로컬 창업가의 만남이라는 부분에서는 아직, 명쾌한 정답을 찾지는 못한 것 같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지역 내 투자 생태계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기존 투자의 공식이 지역 창업가엑 어울리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모태펀드에 의지하지 않고, 아주 소규모이더라도 지역을 애정하는 사람들과 기업들이 모여 펀드를 만드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새로운 형태의 사람, 조직, 혁신가들을 위한 새로운 금융과 펀드레이징의 방법을 다같이 고민해봐야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세션 4: 지방시대로 가는 길>


네번째 세션에서는 이제 막, 출범한 지방시대위원회 이정현 부위원장의 키노트 세션이 있었습니다. 지방시대위원회의 사업들을 요약하면, 과거 새마을운동과 같은 일률적 지원이 아닌, 226개의 지자체가 가진 환경, 문제, 역량, 조건 등을 고려해서 자율적이고 지역에 특성화 된 지방 발전 계획을 공모하고, 집중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공공에서 모두를 위한 정책이 아닌, 준비된 지자체를 위한 정책이 나온다는 점도 재미있었고, 제가 살고 있는 강릉이 이런 준비를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패널토론에서 모종린 교수님의 코멘트가 기억납니다. 지역 특화 산업, 거점 산업과 같은 부분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크리에이터 중심의 산업을 발굴하고 이를 지방시대위원회에서도 함께 고민 할 예정이라는 내용인데요.


강릉으로 치면, 최근 예타를 준비중인 바이오 국가산업단지나 북극항로의 역세권이 될 수도 있는 옥계항 항만같은 사업이 지역 거점 산업으로 분류해볼 수 있을 것 같고, 지역 내 비중이 60%에 달하는 소상공인 중심의 크리에이터 산업이 함께 있으니 이 두가지 모두를 준비해야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시금 이 부분에서는 결국, 2018년의 논의로 돌아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8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렸던 J-Connect Day 2018의 언컨퍼런스 세션의 주요 논의 중 하나는 바로, 공공의 이해도를 높이는 방법에 대한 것, 공공과 함께 일하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이제 이런 지역의 재생이나 발전에 대한 논의가 성과있는 실행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순환보직을 돌지 않는 전문직 공무원이나 역량있는 민간 위원들을 위촉해서 함께 전략과 실행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세션 5: 로컬기업가 정신>


중소벤처기업부와 매칭융자 사업을 소개하는 마지막 세션이 있었습니다. 지난 몇년간 중기부의 정책을 보면, 시의적절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소상공인 지원 트랙을 만들고, 투자와 융자 등까지 시행착오도 겪고 있지만 그래도 빠르게 시장과 플레이어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상깊었던 것은, 개별 기업이 성장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지역의 앵커 기업들이 그 지역을 어떻게 리드해가는가, 상권과 창업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또 더 나아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생각해보자는 이야기였습니다. 로컬브랜드포럼에 모인 회원사들의 생각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컬브랜드포럼 기간 동안, 제가 만들어가고 있는 회사, 브랜드 그리고 함께 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강릉을 포함해 강원도 그리고 우리나라의 지역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했습니다. 


산업화 시대의 성장 방식과 역순으로 진행되는 사람과 콘텐츠 크리에이터 중심의 지역 산업 생태계가 이제는 만들어지고 있고,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논의에 참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에는 로컬브랜드포럼에 더욱 많은 회원사 그리고 지자체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전경련, 중소기업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처럼 로컬 창업가들도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로컬브랜드포럼 또한 반가운 시기에 출범했습니다. 


지역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며 우리가 만드는 사업도 재미있고, 조금씩이나마 지역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고 보람이 있다는 생각을 문득 했습니다. 


군산 바닷바람은 생각보다 추웠습니다. 그럼에도 가슴은 뜨거워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포럼을 준비와 운영을 해주신 분들, LBF 회원사 분들 그리고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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