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때부터 유난히 가운데 발가락이 길었다.
보통 엄지 발가락이 길기 마련인데
나는 다른사람과 다르게 가운데,
중지발가락이 길었다.
양말을 신으면 늘 튀어나온 중지 발가락때문에
그 중지발가락 부분이 구멍이 나있었다.
신발을 살때면
내 긴 중지발가락이 싫어서
다른 4개 발가락에 맞춰서
일부러 작은 사이즈에 신발을 샀다.
그렇게 10년 넘게 내 발에 맞지않는 작은 신발을 억지로 신으며 다녔다.
어느날, 또 양말에 구멍이 난 느낌이 들었다.
신발을 벗자 또 중지발가락이 튀어나와있었다.
“ 보기싫어. ”
난 그렇게 말했다. 양말을 벗으면서.
그런데 내 길었던 중지발가락은 휘어져 다른 발가락들과 비슷한 길이가 되어있었다.
잔뜩 고개를 숙여서 튀지않으려고.
내가 일부러 맞지도 않은 작은 신발을 신어서 길었던 내 발가락은 고개를 한참 숙이고 있었다.
양말을 벗고 한참 내 휘어진 가운데 발가락을 쳐다봤다.
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튀고 싶어하는 나에게
튀지말라 하는 말은 듣기싫었는데
나는 내 튀어나온 가운데 발가락을 미워했고
일부러 작은 신발까지 신을 정도로 들어가게 강요했다.
나 역시 그랬는데,
나는 튀어나온 내 발가락이었다.
나 스스로도 튀어나온 발가락이 미워서
작은 신발로 가리고 들어가게 강요했는데
양말 밖으로 그 발가락이 나와있었다.
한참동안 난 구멍난 양말을 신은 내 발을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