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다
네이버는 2022년 미국의 중고나라로 불리는 포쉬마크를 인수했다. 1조 원이 넘는 대출금을 영끌해서 벌인 역대 최대의 빅딜이었다. AI와 로봇 산업에 진출하려고 제록스연구소를 인수했을 때 쓴 돈의 10배를 썼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직접적인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줄지어 나왔다. 미래신사업에 투자할 실탄을 중고거래 플랫폼을 사느라 낭비했다는 의견 역시 적지 않았다. 실제로 AI 분야에서 네이버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는 한반도에서 벗어나려는 출구전략이었다. 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뗄 목적으로 건 일종의 배팅이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네이버의 해외매출은 지난 5년간 약 80% 이상 급성장했다.
포쉬마크는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부채를 조기상환했다. 나스닥에 상장한 웹툰엔터테인먼트와 포쉬마크의 MAU는 도합 1억 6천만 명 수준이다. 합산매출은 약 2조 5천억 원에 이른다.
전체매출의 약 20% 수준이다. 미국 시장에 편중되어 있지만 매출다각화라는 단기목표를 달성했다.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미국시장을 개척한 네이버의 진짜 목적은 리빌딩이 아니라 리뉴얼이다.
궁극적인 최종목표는 디즈니 같은 종합콘텐츠기업이다.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토대로 콘텐츠 왕국을 만드는 것이 진짜 목적이다. 다각화한 콘텐츠 라인업에 AI, 커머스, 핀테크를 접목해서 미래산업을 창출하려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점은 라인야후 사태였다. 소프트뱅크와 사실상 결별절차를 밟게 된 네이버는 미국시장에 올인하고 있다. 빅테크와 기술력으로 정면대결할 수 없다는 현실을 절감하고 강점인 콘텐츠 사업에 모든 역량을 투자하게 됐다.
트위치, 넷플릭스, 디즈니를 벤치마킹하면서 네이버는 이미 미디어그룹으로 탈바꿈했다. 실질적인 성과도 얻었다. 치지직은 SOOP(구 아프리카)를 제치고 국내 스트리밍서비스 1위가 됐다. 웹툰부문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라인업 중 네이버웹툰 원작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겼다. 공개즉시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에 100% 랭크 업되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콘텐츠에 투자한 3.6조 원 중 대부분이 네이버웹툰 원작 IP 영상화에 투입됐다.
디즈니 역시 네이버의 우군이다. 올 1월 직접적인 지분투자를 계기로 둘은 주요 IP를 웹툰과 영상화하는 플랫폼을 제작 중이다. 콘텐츠 IP를 활용한 사업다각화는 네이버의 핵심전력이 됐다.
최근 네이버는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양과 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리는 전략이 성과를 낸다면 야망이 희망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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