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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자연 Jan 14. 2023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다국어를 하겠네요!

국제부부의 엄마아빠되기 프로젝트 - 삼개국어를 어찌하면 좋을까

한국에 사는 국제부부로서 임신을 하고 나니 주변 사람들이 축하와 함께 가장 먼저 보이는 반응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혼혈아기의 외모에 대한 궁금증. (사실 나도 정말이지 너무너무 궁금하다) 두 번째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다국어를 하겠네요!” 하는 반응인데 나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대가 되면서도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태어났을 때부터 자동으로 언어 세 개를 하게 되는 건 아닐 테고 잘 가르쳐야 가능할 텐데 뭐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이다. 


그러다 보니 임신 초기 때부터 나의 관심사는 ‘아기가 한국어, 스페인어, 영어 이 세 언어를 어떻게 하면 익힐 수 있을지’인데 아직은 실전이 아니니 뚜렷한 답은 없다. 우리가 고를 수 있는 몇 가지 플랜은 다음과 같다. 


A.     아기와 교감할 땐 나는 한국어만, 알피는 스페인어만 하고 알피와 내가 대화할 땐 평소처럼 영어로. (아기가 세 언어를 동시에 접하게 됨)

B.     돌이 지날 때까지는 나는 한국어만, 알피는 영어만 쓰다가 아기가 이중언어에 익숙해지면 스페인어를 추가하기. (처음부터 엄마랑은 한국어, 아빠가 있을 때는 다 같이 영어를 쓴다는 규칙이 생김)

C.     돌이 지날 때까지는 나는 한국어만, 알피는 스페인어만 쓰다가 아기가 이중언어에 익숙해지면 영어를 추가하기. (그래도 평소에 알피와 내가 영어로 소통을 해야 하니 결국 A가 될 가능성 큼)

D.     어차피 한국어는 한국에 살면서 모국어로 쓰게 될 테니 집에서는 영어와 스페인어로만 대화하기


이중언어 자녀들의 케이스를 찾아보면서 One Person One Language Approach, 즉 1인 1 언어 접근방식이 아무래도 가장 효율적으로 보이긴 했다. 아기 입장에서도 부모가 여러 언어를 섞어 쓰는 것보단 일관성을 주는 편이 덜 헷갈리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특히 유튜버 ‘아라모하니’님의 영상 <삼중언어 노출 시기와 환경이 전혀 달랐던 우리 집 두 아이 누가 더 빨리 삼중언어를 받아들였을까요?>를 보고 나니 아이에게 처음부터 3개 국어를 노출시키는 것에 대한 걱정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위의 선택지 중에서 우리의 상황에 가장 현실적인 건 A다. 나는 한국어로, 알피는 스페인어로 아기에게 말을 걸고, 아기 앞에서 우리 둘이 대화할 때는 평소처럼 자유롭게 영어를 씀으로써 아기가 자연스럽게 3개 국어에 노출이 되게끔 하는 것이다. 사실 아기를 생각하면 B가 좀 더 효율적일 수는 있다. 서로의 언어에 서툰 나와 알피가 영어로 대화를 안 할 수는 없으니 애초에 집에서는 한국어와 영어만 쓰고 아기가 두 언어에 적응을 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스페인어를 추가하는 B 방법이 아기 입장에서는 조금 쉬울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내가 한국어를 안 쓸 수 없듯 알피가 처음부터 자신의 모국어로 아기와 교감하는 기쁨도 지켜주고 싶기 때문에 A를 생각 중이다. 나야 아직 스페인어가 서툴러 멕시코 가족들과 이야기할 때 영어 문장에 스페인어 단어를 껴서 쓰는 식이지만 아기는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스페인어를 제2의 모국어로 익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엄마표영어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계시는 지나님(@jina_romazing)의 따듯한 조언도 큰 힘이 되었다. 어떻게 하면 아기의 3개 국어를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면서 잘 가이드해 줄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하니 너무나도 정성스러운 답변을 해주셨다. 


 “임신 때부터 아기는 언어를 듣고 있고 태어나서도 많이 들었던 언어를 선호한다고 하니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골고루 들려주시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아기일수록 엄마와의 눈 맞춤과 표정, 손짓, 행동 등을 보고 무슨 뜻인지 파악하고 말을 배우니 최대한 많은 비언어적 표현을 사용해 주시며 3개 국어를 하면 최대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으실 거예요.(중략) 한 가지 물건에 3가지 이름이 있다는 건 자연스럽게 엄마, 아빠를 통해서 알게 될 거예요. 많이 얘기해 주세요. 엄마아빠께서 자신의 모국어로 열심히 아이와 소통해 주시고 또 제3언어인 영어로 두 분께서 소통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신다면 자연스럽게 3가지 언어를 흡수할 거예요!” 


나의 경우는 국제부부라는 특수한 환경 때문에 다중언어 고민을 일찌감치 하고 있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엄마표영어를 통한 아이의 이중언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로메이징 지나님의 브런치와 유튜브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https://brunch.co.kr/@romazing


https://www.youtube.com/user/jiwu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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