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립 김상백 Dec 21. 2021

토끼야! 너도 엄마가 있어?

“오늘 아침에 우리 반으로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는 여자아이가 전학을 왔어.”


“왜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어?”


“몰라! 그냥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어.”


“그 아이도 그랬어?”


“아니, 우리를 빤히 쳐다봤어?”


“다른 친구들도 그 아이의 눈을 피했어?”


“아니, 근욱이는 그 아이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어.”


“그냥 쳐다만 보고 있었어?”


“아니, 선생님께 물었어.”

 “뭘?”


“그 아이의 손을 꼭 잡은 아줌마가 누구냐고.”


“누구였어?”


“그 아이의 엄마래.”


“엄마?”


“응 엄마. 우리는 엄마가 아무도 없거든.”


“창근이가 선생님께 또 물었어.”


“선생님! 우리는 아무도 엄마가 없는데, 재는 왜 엄마가 있어요?”


“그래서?”


“모르는 게 없는 우리 선생님이 전학 온 아이를 허둥지둥 자리에 앉히고는 그 애 엄마를 데리고 나가더니 한참 뒤에 들어왔어.”


“선생님이 다른 말은 하지 않았어?”


“응, 그런데 오늘 내내 한 번도 웃지 않았어.”

 “화냈어?”


“아니, 우리를 볼 때마다 울 것 같았어.”      


“토끼야! 너도 엄마가 있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