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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립 김상백 Dec 23. 2021

토기, 거북이를 돕다.

“나도 엄마가 없어.”


“그렇구나.”


“궁금하지 않아?”


“나도 엄마가 없고 너도 없고, 이상한 게 아니잖아?”


“이상하지는 않더라도 말하고 싶어.”


“그래! 그럼 말해봐.”     


우리나라가 호랑이 모양으로 처음 생길 때, 토끼섬과 거북섬이 함께 생겼어.

토끼섬에는 우리 토끼들이 살았고, 거북섬에는 거북이들이 살았어.

우리 토끼와 거북이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만날 수 없었어.

서로가 있는 줄도 몰랐어.     


어느 날 사람들이 바다를 메우기 시작했어.

밤낮으로 쉬지 않고 메웠어.

메운 곳의 논에서 나온 쌀로 배고픔이 사라지고 돈으로 바꿀 수 있게 되자 사람들은 더 열심히 바다를 메웠어.     


토끼섬과 거북섬을 갈라놓았던 바다도 메워졌어.

토끼섬의 토끼들은 육지가 많아져서 정말 좋았어.

하지만 바다가 사라진 거북섬의 거북들은 먼바다를 찾아 떠나기 시작했어.

이를 본 토끼들은 처음 보는 거북이가 신기하고 어디로 가는지 궁금했어.     


“등이 딱딱한 물고기야! 이름이 뭐니?”


“우리는 물고기가 아닌 거북이야.”


“땡볕에 쉬지 않고 어디로 가는 거니? 좀 쉬어가!”


“빨리 바다에 도착해야 해.”


“왜?”


“우리는 바닷물이 있어야 살 수 있어.”


“물고기가 아니잖아?” 


“물고기처럼 바닷속에서만 살지 않지만, 우리 몸에서 바닷물이 완전히 빠져나가면 우리는 죽어.”


“저기 아직 메워지지 않은 작은 웅덩이가 있잖아?”


“지금까지는 저 웅덩이로 살 수 있었지만, 저 웅덩이도 곧 메워질 것 같아.”


“그럼 바다가 어디 있는지 알고 가는 거야?”


“응, 우리는 바다 냄새를 맡을 수 있어. 그런데 바다 냄새가 자꾸 멀어져서 걱정이야.”


“그럼 우리처럼 뛰어야지! 그렇게 느려터져서 언제 도착할 거야.”


“우리는 바닷속에서는 빠르고 육지에서는 느려, 육지에서는 빠르지 않아도 되었어.”


“우리가 도와줄까?”


“어떻게?”


“우리 머리에 올라타서, 앞 손으로 우리 귀를 꼭 잡아, 바다 냄새가 나는 쪽의 귀를 살짝 당기면 우리가 그쪽으로 달릴게.”     


토끼들이 달리고 달려도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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