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성 Mar 21. 2021

브레이브걸스가 보여준 Brave New World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신화와 대한민국


 브레이브걸스의 Rollin`이 역주행 신화를 보여주며,  2021년 상반기는 브레이브걸스가 떠오르는 스타가 되었다.  위문열차에 출연한 브레이브걸스와 이에 환호를 외치는 군인들의  호응을 담은 유튜브 영상은 아주 평범하다. 하지만, 이 영상을 가치있게 만든 것은 영상에 달린 병맛 댓글들과 이를 센스있게 편집한 유튜버였다. 그와 더불어 이 영상은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밈(Meme)으로 등극하게 되었다. 즉,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을 통한 성공은 브레이브걸스의 노력과 네티즌들의 댓글, 유튜버의 편집술 그리고 유튜브 알고리즘이 젊은 세대의 문화취향에 맞아 떨어지게된 결과물이다.



존버하고 노력하면 승리한다? 브레이브걸스처럼?


 브레이브걸스가 밈화되어 유명해지며 현재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고 있다. 평균 나이가 30대가 넘은 걸그룹의 성공신화는 암울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한 줄기 빛과 같은 노력의 아이콘이 되었다. 대한민국은 현재 COVID-19으로 인해 공채의 종말을 맞이하며, 청년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MZ세대는 불확실성이 높은 미래에서 상대적으로 공정하다고 생각되는 공무원 시험으로 발길이 몰리고 있다. 한 해 평균 고졸이상 졸업자는 50만명으로 공무원 시험 준비 계획 및 준비과정에 답한 응답자는 약 20만명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에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개인의 민간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나름의 스펙이 필요한데, 스펙을 쌓는 것은 부모의 재력, 기회, 환경적 요소가 많이 개입된다. 그에 비해, 공무원 시험은 스펙보다는 시험 점수로 결과가 판가름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정하다. 이런 경우, 노력하는 젊은 세대의 모습에게 그동안 실패만 겪었던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은 많은 위로를 주는 효과를 낳는다. 당연히, 이상적인 공정 사회는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아야 한다. 


브레이브걸스의 노력신화 뒤에 숨겨진 진실


 브레이브걸스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끊임없이 실패를 겪고 노력해도 대중에게 각인되지 못했다. 그러나, 시기가 맞아 떨어져서 그들의 잠재성이 터져나오게 되었다. 수많은 대중은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에서 꿈과 희망을 바라보지만, 그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이 잔혹한 세상은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브레이브걸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디폴트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행운적 요소가 결합이 되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국군장병들의 미칠듯한 환호, 동영상에 병맛 댓글을 작성한 사람들, 유튜브를 편집한 제작자, 유튜브 알고리즘 등 수많은 행운적 요소가 개입이 된 것을 사람들은 망각하곤 한다. 


[성공 = 노력 + 행운(군인들의 환호+댓글+유튜브 편집+알고리즘)]


 위의 식은 아주 간단한 브레이브걸스의 성공 요인은 단순화한 모형이다. 그동안 대중의 초점은 오로지 행운적 요소의 부분을 간과하고 노력하면 성공하는 공식을 신봉했으며, 지금도 이 트렌드는 계속 진행된다. 그러나,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은 노력 이외에 고려해야 하는 우연적 요소를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대중의 노력 원리로 설명하자면, 모든 노력하는 아이돌 그룹은 성공을 해야하며, 노력하는 공무원 수험생들은 성공을 해야한다. 그러나, 오로지 소수만 아이돌 그룹만 유명인이 되고, 공무원이 될 뿐이다.



브레이브걸스가 보여준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


 대한민국은 이번 또한 능력주의에 환호를 하고 있다. 하지만,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은 암울한 세계를 비유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아이돌로 성공하고 고시에 합격한 사람은 소수일 뿐이다. 그렇다면,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가? 브레이브걸스는 Rollin` 역주행 이전 그룹의 해체와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즉, 아이돌 세계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제 2의 삶을 시작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무원 수험생의 경우 성공하지 못하면 민간기업에 지원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즉, 대한민국 사회는 노력을 했지만 경쟁에서 실패한 사람들에 대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회보장장치가 전무한 사회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서 대중은 사회가 제공하는 쾌락에 빠져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바라보지 못한다. 유튜브에 나타난 공부법, 시험 합격을 자랑하는 유튜버들은 이 세상의 쾌락을 제공하는 마약같은 존재일 뿐이다. 그들의 노력을 폄하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방식대로 노력한다면 성공한다는 그들의 기만적인 능력주의적 태도는 이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감추는 역할일 뿐이다. 성공신화를 노래하는 사람들이 대중의 성공을 바라는 것일까? 아니면, 조회수를 올려서 수익창출을 원하는 것일까?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신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온전한 노력만으로는 성공을 할 수 없으며, 우연적 요소가 필연적으로 결합이 되어야 하며, 그만큼 대한민국 사회는 시스템적으로 무서운 사회라는 것을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