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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May 01. 2021

<팔콘 & 윈터솔져> 도널트 트럼프와 캡틴 아메리카

도널드 트럼프 이후 미국의 이상에 대하여

공화국의 이념을 형상화한 미국의 꿈, 캡틴 아메리카의 후계자는 누구인가?


스티븐 로저스 : 왜 저죠?

에이브리햄 어스킨 : 그래, 중요한 질문은 그것 하나 뿐이군. 내 고향 아우크스부르크 거네. 나치가 가장 먼저 침략한 곳은 독일이지.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인들은 힘들었네. 나약하고 작은 존재가 됐지. 때마침 히틀러가 깃발을 들고 화려하게 등장한 거네. 그는 내 연구에 대해 듣고 날 찾아왔지. 그리곤 내게 그랬지. '자네가 우릴 강하게 만들 것이다.' 난 관심 없다고 했네. 그러자 히드라의 수장을 보냈어. 히드라는 연구부서네. (중략) 슈미트와 히틀러는 초자연적 힘과 게르만 신화에 관심이 많아. 히틀러는 그 환상을 통해 추종자를 모집했네. 하지만 슈미트에겐 그게 환싱이 아니야. (중략) 슈미트는 강해졌지만 부작용이 있었네. 약물은 완벽하지 못했지. 인간 내면에 있는  걸 증폭하는 효과가 있었네. 선한 자는 더욱 선해지고, 악한 자는 더욱 악해지지. 그래서 자넬 선택했네. 평생 힘을 가진 사람은 힘을 존중할 줄 모르지. 약한 사람만이 힘의 가치를 아네. [퍼스트 어벤저 中]


미국이 2차세계 대전 이후 군사력, 최대 산유국, 달러의 힘을 통해 패권국이 되기 이전 미국의 이상을 형상화한 캐릭터는 바로 캡틴 아메리카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유일한 '조건적 평등'으로 시작한 국가다. 조건적 평등이란, 지식이 비슷한 조건 속에서 도덕감각, 취향, 싫어하는 바가 같고 한 가지 이념을 지향하는 인간 간의 평등이다. 즉, 너도 나도 미국의 타운(Town) 공동체에서 평등한 조건 속에서 평등한 정치결정의 주체로 참여하자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이방인들이 모여서 구성된 국가다. 모든 이방인들이 모여서 왕과 귀족이라는 전통없이 공화국을 세웠고, 누구나 미국이라는 땅에서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으로 귀결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국가든 시간이 지날수록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관계는 나타나게 된다. 미국의 상원위원들은 점점 귀족화가 진행되면서 미국 내에서도 계층이 발생하게 된다. 캡틴 아메리카는 조건적 평등 하에서 공화국의 이념을 형상화한 존재다. 


<어벤저스 : 앤드게임>에서 1대 캡틴 아메리카 스티븐 로저스가 은퇴를 하고 미국은 미국의 이상을 상징화하는 존재가 사라지게 된다. 스티븐 로저스는 2대 캡틴 아메리카로 팔콘인 샘 윌슨을 선택했지만,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참전하고 3개의 무공훈장을 받은 존 워커(U.S. 에이전트)를 2대 캡틴 아메리카로 공식화한다. 또한, 플래그 스메셔의 칼리 모건타우는 미국의 과거의 이상인 조건의 평등을 부르짖으며 난민들을 대변하는 악당 조직의 대장으로 등장한다. 스토리의 구도상 <팔콘 & 윈터솔져>는 '미국의 이상을 형상화한 캡틴 아메리카의 진정한 후계자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샘 윌슨(팔콘)은 스티븐 로저스의 도덕과 이성을 계승하고 있지만 흑인이고 초인적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존 워커는 초인적 신체능력을 소유하고 있지만 캡틴 아메리카라는 상징적 존재에 대한 무게감을 느끼며 정신적 성숙이 필요한 인물이다. 플래그 스메셔의 칼리 모건타우는 미국의 이상적 정신을 추구하지만 이상을 현실화시키는데 잘못된 방법으로 움직인다.



플래그 스메셔와 난민문제


제모 : "그녀는 우월주의자야. 슈퍼 솔져라는 개념 자체가 언제나 사람들을 어지럽히지. 그 뒤틀린 열망이 나치, 울트론 그리고 어벤져스로 이어졌지. 초인이 되고자 하는 열망은 우월주의적 이상과 분리할 수 없어. 그 혈청을 가진 사람은 그 길로 갈 수 밖에 없지. 그녀는 멈추지 않을 거야. 네가 그녀를 죽일 때까지 더욱 악화될거야. 아니면 그녀가 널 죽이겠지.


<어벤저스 : 앤드게임>에서 타노스의 핑거스냅으로 인해 우주의 생명체 반이 사라진 사건을 블립(Blip)이라고 정의 내린다. <팔콘 & 윈터솔져>는 블립으로 인해 소멸된 사람들과 살아남은 사람들 간 갈등이 발생한다. 미국에서는 생산가능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자 개발도상국의 노동자들을 받아들여 경제를 유지시킨다. 타노스의 계획이 무산되고 5년동안 사라졌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자 미국은 노동력의 포화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미국 정부와 비영리단체는 소멸되었던 사람들에 대한 적극적 지원에 나서며 개발도상국의 난민들을 추방시키려는 행동을 보인다. 그리하여, GRC(Global Repatriation Council)을 발족하고 난민들을 해외로 이주시키려고 한다. 그리하여, 칼리 모건타우는 플래그 스메셔라는 테러조직을 조직한다. 칼리 모건타우는 슈퍼 솔져가 되어 미국의 정치인들에게 위협을 가한다. 칼리 모건타우의 행적이 <팔콘 & 윈터솔져>에서 제대로 묘사가 되지 않아 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상징적 해석으로 보았을 때, 그녀는 미국의 난민들을 포함해 모두가 평등한 조건 속에서 정치주체로 참여하자는 1940년대 미국의 이상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녀는 슈퍼 솔져이기 때문에 스티브 로져스와 완전히 같은 조건이다. 그러나, 칼리 모건타우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끊임없는 폭력적 방법은 선택했다. 즉, 스티브 로져스와 같이 이상과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이상을 현실화시키는데서 캡틴 아메리카와 칼리 모건타우와는 차이를 보인다. 아무리 목적이 옳다하더라도 절차가 옳지 않다면 그것은 옳다고 할 수 없다.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에 피를 묻힌 남자 U.S. 에이전트


존 워커는 미국 정부에 의해 2대 캡틴 아메리카가 된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전투에서 참된 군인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강인한 체력을 가지고 있었며 나중에 수퍼 솔져가 된다. 그러나, 존 워커는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상적 모습에 무게감을 느끼며 고민을 한다. 존 워커는 캡틴 아메리카의 무게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신을 합리화하는 방식으로 캡틴 아메리카의 무게감을 이겨내려고 한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이 캡틴 아메리카라고 사람들에게 말하며 각인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는 패권주의 시대의 미국에서 형상화한 이상적 존재이지만 이 모습이 1940년대 미국의 이상과는 괴리감을 가진다. 캡틴 아메리카가 방패를 무기로 사용하는 이유는 미국은 절대로 상대방을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는 비유다. 그런데, 존 워커는 계속적인 압박감 속에 1대 캡틴 아메리카에 대한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었고 방패로 플래그 스메셔의 대원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 즉, 존 워커는 전쟁 영웅이자 신체적으로 캡틴 아메리카에 근접하지만 정신적, 도덕적으로 스티븐 로저서의 후계자가 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살인을 저지른 존 워커는 미국 의호에 의해 캡틴 아메리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플래그 스메셔와의 마지막 전투에서 그는 복수심에 불타 플래그 스메셔를 공격하지만 마지막에 복수를 단념하고 납치된 사람들을 구하는 선택을 한다. 즉, 존 워커의 정신적 성장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후, 존 워커는 명예를 회복하고 다크 히어로 U.S. 에이전트로 각성하게 된다.



스티브 로저스의 진정한 후계자 샘 윌슨


" 전 성조기를 들고 다니는 흑인이에요. 매번 제가 이걸 집어들 때마다, 그거 때문에 수백만의 사람들이 절 증오할 거라는 걸 알아요. 바로 지금 이순간에도 느낄 수 있죠. 시선, 비난, 그걸 제가 바꿀 방법은 하나도 없죠. 그럼에도 전 여전히 여기 있죠. 슈퍼 혈청도 없고, 금발이나, 푸른 눈도 없죠. 제가 가진 유일한 힘은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 겁니다. 타협하지도 않으면서 사람들더러 앞에 나서라고 요구할 순 없어요. 당신들이 은행을 통제하잖아요. 젠장, 국경도 움직일 수 있죠! 이메일 한 통으로 숲도 밀어버릴 수 있고, 전화 한 통으로 수백만 명을 먹일 수도 있죠. 하지만, 문제는 당신들이 이런 결정을 내릴 때 그 방에는 누가 있죠? 당신들이 영향을 줄 사람들인가요? 아니면 그저 당신들 같은 사람들인가요? 이 소녀는 당신들을 막으려다 죽었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려고 멈춘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당신들이 더 잘해야죠, 상원 의원님! 당신이 앞에 나서야죠.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다음 칼리가 나설 테니까요. 새로운 버전의 칼리를 보고 싶지는 않겠죠. 사람들은 그녀의 대의를 진심으로 믿었기에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정부에 반항하는 걸 도왔죠. 왜 그랬다고 생각해요? 당신들은 미친 신이나 엇나간 십대들 만큼 큰 힘을 가지고 있잖아요. 당신들이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은, "그 힘을 어떻게 써야 할까?"에요.


<팔콘 & 윈터솔져>에서 샘 윌슨은 캡틴 아메리카의 진정한 후계자가 된다. 사실 마지막 장면에서 샘 윌슨의 기나긴 설교 부분을 조금 멋지게 묘사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샘 윌슨의 장광설은 현실적인 복잡한 문제보다는 이상적 모습을 제시했을 뿐이다. 정치와 경제 분야의 실무자 입장에서 샘 윌슨의 이야기는 실행이 불가능한 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샘 윌슨의 설파하는 미국의 조건적 평등과 정치 참여는 미국의 근본을 이루는 부분이다. 그렇기 위해서 미국이 지탱되기 위해서는 인종문제는 해결을 해야하는 부분이다. <완다 비전>부터 마블이 다루는 주제가 변화했는데 <아이언맨 1>부터 <어벤저스 : 엔드게임>까지는 9.11.테러 이후 미국의 혼란스러운 세상이 주된 내용이었다면 그 이후부터는 도널트 트럼프가 열어놓은 미국의 혼란을 주제로 삼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는데 많은 지지를 보낸 계층은 바로 '러스트 벨트' 지역의 백인 노동자들이었다. 미국 경기회복과 지식인에 대한 반지성주의적 태도, 이민자들에 대한 배제 등 미국은  백인 노동자층의 구미에 맞는 정책을 펼쳤다. 마치, GRC가 미국 내의 난민들을 추방하려는 모습과 트럼프의 이민자 정책은 비슷해 보인다. 폐쇄된 미국의 모습은 특히 미국의 지식인층에게 충격이었던 것 같다. 미국의 지식인들은 1940년대 캡틴 아메리카처럼 미국의 이상적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 내의 캡틴 아메리카의 이상적 모습과 도널트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의 모습은 갈등을 시작했다. 과연 미국은 이상적 미국의 모습을 되찾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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