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이 주목받는 이유
창신동의 비좁은 골목은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이동하며 바쁘게 움직입니다. 메가시티 서울에서 창신동의 주거환경은 매우 열악해 보입니다. 비좁은 골목, 보행자에게 위험한 보행로, 저층 주거지들이 줄을 서있습니다. 이러한, 창신동은 참 사연이 많은 동네입니다. 창신동은 뉴타운 사업지(재정비촉진지구) 중 최초로 구역이 해제되었고,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지정되어 1호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이었고, 최근 신속통합기획에 따라 창신동에는 4개의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 중입니다. 창신·숭인은 서울시 리더가 변화할 때마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동네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창신동은 1961년 평화시장과 동대문 의류공장 노동자들의 배후 주거지로 성장하게 됩니다. 1980년 이후 동대문 시장 내 의류공장이 분화하며 소규모 의류공장이 창신동으로 이전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창신동은 동대문 시장의 배후 산업단지로 변화합니다. 현재 창신동에 오토바이들이 많은 이유는 창신동의 소규모 봉제공장의 제품들이 동대문으로 배달되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부터 동대문 지역에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진행되자 해당지역의 봉제공장들은 창신동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창신동은 서울 봉제업의 중심지가 됩니다. 2013년 기준 의류·봉제 산업의 사업체수는 480개, 종사자수는 약 1,400명에 이릅니다.
창신동의 봉제공장은 다수가 다가구 주택에 위치합니다. 주로 봉제공장은 1층이나 지하에 위치하고 2~3층에는주인이 거주하거나 세입자를 받아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2007년 오세훈 시장은 2007년 창신동을 창신·숭인 뉴타운(지정비촉진지구)으로 지정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합니다. 창신동은 외관으로 보았을 때 재개발이 필요한 저층 주거지 지역이었지만, 저층 주거지 안에는 수많은 소규모 봉제공장들이 있었습니다. 뉴타운 사업은 주거지 개발입니다. 봉제산업 종사자들의 삶의 터전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말에 반발하는 주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창신동 주민들은 새로운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하여도 조합원 분담금을 부담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법적 소송과 갈등으로 인해 2013년 창신·숭인 뉴타운은 최초로 구역해제가 되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박원순 시장이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을 이끌었던 시장이었습니다. 그는 도시재생사업을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앞의 문장에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지만 나중에 자세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2014년 창신·숭인은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지정되고, 2015년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이 수립되면 도시재생의 선두 주자로 들어서게 됩니다. 보존과 주민공동체라는 두 기둥으로 창신·숭인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됩니다. 서울시의 도시재생사업은 전멸철거 방식인 뉴타운 사업의 대안으로 제시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도시재생사업에서 개발은 불문율이었고 보존 중심의 사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020부터 주민들은 도시재생 사업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200억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었는데 필요 없는 봉제 전시관 등 거점시설을 짓고, 지역 환경은 지속적으로 낙후되며, 주민 주도 사업을 표방하였지만 주민들의 참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였습니다.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재개발에 대한 주민 요구가 치솟았습니다. 2020년 창신동 주민들은 국토부의 공공재개발을 신청했지만 도시재생 사업의 예산이 투입되었음으로 선정에서 배제되었습니다. 2021년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로 돌아오며 신속통합기획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며 창신동과 숭인동 일대는 다시 재개발의 바람이 불기시작하였습니다. 과연 이번에 창신·숭인의 주거환경 개선은 성공할까요?
창신·숭인은 주민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서울시와 세간의 관심을 받는 동네가 되었습니다. 가끔, 창신·숭인을 바라보면 서울시를 요약해 놓은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여러분 은연중에 느끼셨겠지만 도시는 리더에 따라 도시의 변화 방향이 결정됩니다. 지난 10년 간 서울은 보존, 주민 공동체, 역사·문화에 초점을 맞춰 정책이 추진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서울은 개발, 도시 경쟁력 확보, 기술혁신 등에 따라 정책 방향이 변화하였습니다. 이러한 큰 정책의 흐름은 일상의 리듬에 따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생소할 수 있습니다. 큰 흐름은 있지만 나의 일상에서 도시가 변화하는 속도는 매우 느리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는 소비도시로서 서울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의 변화에 대해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질문하나 드리겠습니다? 서울이 필요한 것은 보존인가요? 개발인가요?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벌써 7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도시계획 분야에 들어온지 말입니다. 그동안 많은 수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결론을 내린 것은 참 도시가 복잡하고 알다가도 모르는 분야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배웠던 것과 느낀 것을 정리하고 싶어졌습니다. 이 여정은 제가 답을 찾는 과정일 것입니다. 그 여정을 독자님들과 함께 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