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통제는 두가지 관점에서 연구되어 왔다. 이 두가지가 서로 참 어려운 문제이다.
첫번째는 군이 군의 기능을 넘어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미치려는 문제이고,
두번째는 정치집단이 군부를 문민통제라는 이름으로 군의 기능을 악용하는 문제이다.
본격적으로 민군관계 연구가 시작된 것은 20세기 전반에 정치나 사회에서 군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양자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그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미국에서 냉전시기에 소련 및 공산권 국가들과 경쟁하면서 대부대의 군대를 상시에 관리해야만 했는데 그렇게 큰 부대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갈등이나 역기능이 없이 관리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20세기 전반에 일어난 민군관계 연구의 동기이다.
사무엘 헌팅턴과 모리스 자노비츠가 최초로 민군관계 문제에 대하여 이 문제를 정치학과 사회학에 끌어들였다고 볼 수 있다.
정치학적 차원의 민군관계 연구는 주로 "군의 정치개입과 문민통제"에 관한 연구이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사무엘 헌팅턴' 이다.
그는 미국의 정치학자로 냉전 이후 세계질서에 대해 다룬 "문명의 충돌" 이라는 책의 저자이다.
그가 주장하는 민군관계는 "군 전문직업주의 이론"과 "객관적 문민통제 이론" 이다.
민군관계의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군 전문직업주의로부터 찾을 수 있다는 것이고 군 전문직업주의가 정착되어야 군사기능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되어 객관적 문민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객관적 문민통제라고 하는 것은 군사기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정치지도자들이 군사지도자들에게 그들의 군사적 기능과 전문성을 인정하여 그들을 객관적으로 통제한다는 것이다.
최근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정부에서 각군 참모총장 및 연합사부사령관, 해병대사령관을 역임한 예비역 장성들이 야당 대통령후보 캠프에 들어갔다.
전)육군참모총장 김용우 장군은 문민통제 및 민군관계에 있어서 사무엘 헌팅턴의 객관적 문민통제 이론에 근거한 군 전문직업주의 및 무력자원관리 전문가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군은 국가의 폭력을 합법적으로 관리하는 전문조직이 아니라 여당에 협력해야 하는 조직으로 감시와 통제의 조직으로 치부되었다는 것이다.
뭐 그 말에 일정 부분 동의하지만, 이들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느냐의 문제는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틀린 말은 아닌 듯 하다.
군은 전문성, 사회적인 책임성, 단체성을 가진 조직이다.
군사전문조직인 군은 국가에 의하여 독점되어 있다. 군 지도자의 기능은 무력의 관리이며, 그의 책임은 사회의 안전보장이다.
군은 정치적 대리자인 국가를 위해서만, 또 사회적으로 승인된 목적을 위해서만 행동해야 한다. 군사지도자의 국가에 대한 책임은 전문적 군사기술의 조언자로서의 책임이어야 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174969
군에 대한 문민통제가 일방적 감시와 통제가 어느 정도 인정된다는 것은 우리에게 역사적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문민통제가 어떤 집단이익의 가면을 쓴 정치적 슬로건으로 변질되어서는 안된다.
군이 군의 기능을 넘어서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미치려고 하는 문제와
정치집단이 정치적으로 약화된 군부를 문민통제라는 이름으로 군의 기능을 넘어서서 악용되는 문제가 이 시대 우리 대한민국의 군과 군사지도자들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 시대의 군사지도자들 또는 군 최고위직을 경험한 장성들이 정권이 바뀌고, 선거가 있을 때마다 이리저리 휘몰려 다닌다.
뭐 나쁘지 않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개인의 영달을 위하여 정치인이 되고 싶을 수도 있고, 군인이었을 때 정치인들에게 당해본 경험을 통해서 자신도 그 자리에서 자기의 주장을 펼치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전문직업가로서 군의 위상과 입장을 대변하는 이익집단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군은 감시와 통제의 대상이 아니다.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통제하에 있는 무력집단이다.
그런 무력집단이 어떻게 관리되고 통제되느냐에 따라 군의 정치개입 또는 정치집단의 군 이용이라는 두가지 문제를 어떻게 경계를 짓고 제도적으로 군과 정치의 관계를 정립하는데 협조해야 할 일이다.
이제는 우리 시대에 군과 정치의 관계에 대한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그 시스템에는 미래 군 구조개혁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군과 정치시스템의 안정화가 필요하다.
이제는 더 이상 군의 정치개입도 없어야 하며, 정치집단의 군에 대한 두려움이나 이용하는 사례가 없어야 한다.
* 위의 내용은 "신 민군관계 강의 (21세기군사연구소, 김진욱/김도윤 지음)" 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였으며, 이어지는 글에서도 학문적 이론정리를 위해서 참고되고 일부 인용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