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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 Jan 24. 2021

아프리카개발은행

Development Finance Institution

AfDB as a DFI


아프리카개발은행과 같은 기구를 묶어 흔히 Multilateral Development Bank (MDB) 또는 Development Finance Institution (DFI)라 부르는데, MDB라 함은 여러 정부가 shareholder로 모여 설립된 다자금융기구를 의미하고 DFI는 개발금융을 담당하는 bilateral & multilateral 기구를 통틀어 부르는 단어라 할 수 있겠다. 때문에 여러 MDB 포함 우리 나라의 수출입은행/EDCF와 같은 기구도 DFI이고, 대부분 선진국마다 하나씩 있는 개발금융기관들이 모두 DFI에 해당된다. 


그럼 "개발금융"은 도대체 뭔가. 개도국에 투자하면 전부 개발금융인가. 정확한 사전적 정의가 있지는 않겠지만 거칠게 정의하자면 "개발"을 목적으로 개도국에 유입되는 모든 자본을 개발금융에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사실 무상, 유상원조 뿐 아니라 원조가 아닌 민간영역에 투자도 포함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본다. 실제로 DFI들은 민간기업, 민간/PPP 인프라사업, 상업은행, 사모펀드 등에 광범위하게 투자하고 있고 이런 금융은 많은 경우 원조의 성격이 희미한 non-concessional term으로 이루어진다. 


문득 궁금해서 찾아보다 아래와 같은 definition을 발견했는데. 개발금융이 반드시 민간 투자 촉진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닐 수 있겠지만 다양한 금융 툴을 이용해 리스크를 줄이고 경제활동이나 인프라사업을 가능케하는 것은 분명히 개발금융의 주요 목적이라 할 수 있겠다. 


Development finance can be broadly defined as the use of public sector resources to facilitate private sector investment in low- and middle-income countries where the commercial or political risks are too high to attract purely private capital, and where the investment is expected to have a positive developmental impact on the host country. 
Development finance: Filling today’s funding gap (brookings.edu)




What does AfDB offer?


AfDB는 2015년부터 High Five라는 다섯 개의 중점분야를 선정해 투자를 집중시켜 왔는데, 개발금융기구가 다뤄야 할 대부분 세부 주제들을 관통하는 큰 줄기를 깔끔하게 요약하기도 했고 캐치프레이즈로도 훌륭하지 않나 생각한다.


 

African Development Bank's High Five


사실 AfDB는 Infrastructure Bank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 전통적으로 인프라사업에 많은 초점이 가 있는 기구이다. 물론 최근 몇 년간 인프라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업분야를 어우를 수 있는 종합은행(!)이 되고자 많은 변화를 거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타 개발원조기관들이 ODA 사업으로 많이 다루는 커뮤니티 레벨의 활동이라던가 NGO 연계활동은 여전히 드문 편. 보건/교육과 같은 분야의 사업도 병원이나 대학 설립 (인프라!) 또는 그에 관련된 기술지원에 초점이 맞춰진 경우가 많고, 젠더 분야의 flagship 프로그램도 여성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금융 상품인 등 AfDB 본연의 사업 스타일에는 큰 변함이 없다. 사실 개인적으론 이게 오히려 나은 전략이라 생각하는데, 어찌되었든 하나의 기구가 모든 걸 다 (잘)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거저거 걸치면서 어중간하게 가느니 우리의 identity를 가지고 잘 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겠다.   


AfDB를 공식적으로는 AfDB Group이라 칭하는데, 이 Group 내에는 African Development Bank (ADB), African Development Fund (ADF), Nigeria Trust Fund가 포함되어 있다. (그 외에도 특정 분야 또는 특정 공여국과 연관된 Special Fund/Trust Fund들이 있음) 단, 이들은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운영되는 기금을 의미할 뿐 실제 조직구조가 여기에 맞춰서 나눠지는 건 아니다. 우리 자금원은 크게 ADB와 ADF로 나뉜다고 보면 되는데, ADB는 신용평가를 받고 외부 자본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여 주로 commercial term으로 (정부와 민간기업 대상) 대출 & 투자하는 말 그대로 Bank라 보면 되고 (AAA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데 조직의 명운이 달림), 반면 ADF는 3년에 한 번씩 공여국들로부터 개발원조자금 성격의 기부를 받아 concessional term으로 정부에 대출해는 기금이다 (일부는 grant). ADF는 아무래도 규모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ADF 자금을 받을 수 있는 국가도 한정되어 있고 (최빈국 위주) 각 국가별 할당액도 공식에 맞춰 산정된다. ADB는 순수하게 각 국가에 대한 신용 평가에 따라 대출한도가 정해짐.


AfDB의 사업은 크게 Sovereign Operation (SO) & Non-Sovereign Operation (NSO)으로 나눌 수 있다. 문자 그대로 정부에게 제공하는 Loan & Grant가 SO, 민간 사업에 투자하는 모든 프로젝트가 NSO (Loan, Equity, Guarantee). 전통적으로는 당연히 SO가 AfDB의 주축이었으나 최근 계속해서 NSO의 비중이 중가하는 추세이고, 예전에는 NSO를 전담하는 private sector 부서가 따로 있었다면 요즘은 각 사업분야를 담당하는 부서가 NSO팀을 따로 꾸려 운영되고 있다. NSO 업무는 투자심사/금융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분야만의 특별한 스킬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고, 때문에 금융권 경력이 환영받는 곳이기도 하다. World Bank의 경우 NSO가 IFC (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라는 산하조직으로 따로 떼어져 나와 운영된다. 



Organization


AfDB는 코트디부아르 아비장 소재 본부(스태프 & 컨설턴트 포함 약 2000명 근무)에서 두 빌딩을 쓰고 있고, 아프리카를 다섯 개 지역으로 나뉘어 Regional Office 그리고 대부분 국가에 Country Office가 있는 구조이다. Regional Office는 튀니지 튀니스 (북), 케냐 나이로비 (동), 남아공 죠벅 (남), 카메룬 야운데 (중 - 아직 셋업중), 그리고 특별대우로 따로 분리된 나이지리아 오피스가 있다. 서아프리카는 당연히 아비장에서 커버. 최근 몇 년간 decentralization이 큰 화두였고 그 결과 많은 직원들이 지역사무소로 옮기기는 했지만, 여전히 본부에 조직이 집중된 구조이고 특히 country office는 규모가 상당히 작은 편이다. 


상당히 번듯한 AfDB 본부 건물. 코트디부아르 내전으로 튀니지로 피신했다 돌아온 2015년 크게 리노베이션을 거쳤다.

이 때문에 본부에서 근무하다 보면 (특히 사업부서에서는) 끝없이 출장을 다니는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해지게 된다. Regional 및 Country Office에 각 분야별 직원들이 충분히 배치되어 있다면 그럴 필요가 없겠지만, 실제로 task manager와 sector specialist들이 본부에 상주하면서 필요에 의해 계속 파견이 되는 구조가 자리잡았기 때문. 물론 이 또한 코로나 사태 이후 출장이 막히면서 많이 virtual meeting으로 대체되는 분위기이긴 하다. 그 이전까지는 원격 출장이 어떻게 가능하냐는 고정관념이 많았는데 (때문에 무슨 일만 있으면 그냥 날아가서 해결하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이 또한 많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선진국보다는 불편함이 더 많지만 어느 나라에서든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zoom call에 익숙해져가고 있고 (이제는 어딜 가든 네트워크가 그리 나쁘지도 않고) 큰 회의나 컨퍼런스도 온라인으로 치루는 경험이 쌓이다보니 정말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다르긴 다를 것이다.  


마지막으로 회사 분위기를 짧게 적어본다면 (철저히 개인적인 관찰). 아무래도 다국적 기구이니만큼 자율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가 전반적으로 자리잡혀있다 보면 될 것 같다. 출퇴근 시간도 본인이 매니저와 상의해 알아서 결정하면 되고, 이메일/콜로 본인 할 일만 하면 딱히 터치하지도 터치할 이유가 없는 분위기. 약간은 hierarchical한 아프리카 특유의 문화와 서구적인 조직문화가 뒤섞여 있는 느낌인데, 때문에 어떤 팀에서 누구랑 일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느낄 수는 있겠다. 직원 복지와 work-life balance를 중시하는 문화가 잡혀있고 (윗선에서 부당하게 터치하려 들면 당당하게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 여러 복지제도나 혜택도 상당히 괜찮게 적용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어디나 조금씩 그렇겠지만 대부분의 국제기구가 특히 본부로 갈수록 사내정치가 굉장히 심한 편인데. 성과평가나 승진에 있어 사내정치가 난무하는 분위기인가 묻는다면, 그 정도로 심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물론 이것 또한 부서by부서, 사람by사람일 것. 사실 내가 AfDB 조인하기 전 이 회사의 정치적이고 공격적인 사내문화에 관한 조언을 대놓고 들은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사업 부서에서 일할 때는 본인의 성과가 비교적 (정말 비교적) 객관적으로 입증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치질이 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국제기구 조직문화의 장단점은 아무래도 다른 글에서 더 풀어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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