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고 싶었지만 1일만에 후다닥 보느라 슬펐던 이야기
노르웨이 10여일간의 방황의 마무리.
발로 그린 그림이지만... ( ) 안은 공항 환승
인천공항 ( → 방콕 → 오슬로 →) 보되
→ 모스케네스 + 오, 레이네
→ 카벨보그 → 스볼베르
→ 트롬쇠 → 호닝스바그 + 노드캅
→ 알타 (→ 오슬로) → 베르겐
→ 송네 피오르드 → 오슬로
( → 런던) → 워싱턴 D.C.
란 복잡다난한 여정의 마지막 날, 오슬로 를 떠나 드디어 미국으로 향하는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위의 표에서 보듯이 오슬로 공항을 무려 3번 거쳐만 가서 공항 내부가 익숙해질 때쯤, 드디어 오슬로 시내로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시간이 많지 않았죠. 오슬로에는 1일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21시에 오슬로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야 했기에, 6시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했지요.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오슬로를 오슬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빠르게 보려고 그냥 24시간 오슬로 패스를 샀습니다. 교통과 박물관 대부분이 공짜입니다. 335 NOK (약 4만원 - 2017년 기준)이지만 개별로 돌아다니는 것보단 훨씬 이득입니다.
중앙역에서 오페라 하우스를 거쳐 바닷바람을 마시며 따라 항구의 아침 산책을 하고,
비그되이 지구로 가는 페리를 탔습니다. 비그되이 지구는 박물관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박물관을 보기에도 좋은 곳이지만... 그것보다 비그되이 지구로 가는 페리에서 보는 오슬로 오페라 극장과 시청의 풍경만 봐도 본전은 뽑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왕복 60 NOK (7200원 - 2017년 기준) 이란 비싼 금액을 자랑하지만, 지금까지 저의 포스팅을 따라왔다면 노르웨이에서 저 정도 가격은 비싼게 아닙니다. 라고 합리화가 충분히 되어야 합니다.
노르웨이에 왔으니 바이킹 박물관과, 프람호 박물관 (북극-남극 탐사에 사용된 범선 프람호가 보관 된 곳)을 봐야겠지요. (노르웨이 민속 박물관을 건너뛴게 지금 생각하니 아쉽네요.)
바이킹 박물관은 작고 소박한데, 바이킹들이 타고 다녔던 배와 관련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실 생각보다는 좀 소박했어요. 피튀기는 바이킹들의 강려크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잇을 줄 알았는데, 배와 유물들 중심이어서요. 그래도 바이킹 배가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은 좋습니다.
프람호 박물관은, 박물관도 예쁘지만 내부에 북극/남극권 탐사의 어려움을 여러가지로 체험해 볼 수 있게 해주고 (실제 극지방에서 짐을 눈썰매에 놓고 끌어보기 등의 간략한 체험), 항해한 배에 직접 올라가 볼 수 있으며 오로라 영상들을 보여주는등 알찬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오슬로에서 박물관 한 곳만 가겠다면 이곳을 가세요.
돌아오는 페리를 기다리며 또 다시 열심히 멋진 광경을 보고,
바로 옆에 있는 아케르스후스 요새와 성을 갑니다. 13세기 부터 한동안 왕궁으로 쓰였다네요. 성과 요새자체는 그냥 한적하지만, 이 요새의 장점은 다른데 있습니다. 바로 오슬로항구를 바라보기 좋은 곳이에요. 겨울왕국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해질녘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는데... 백야 시즌에 와서 + 1일밖에 없어서 그냥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이 맞닿는 풍경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똑같은 바다지만, 지중해의 푸르고 생기발랄한 느낌과는 다르게 북유럽 감성... 그러니까 깔끔하고 심플하면서도 정돈되게 느껴졌는데 그냥 저의 착각이겠지요. 이런게 도시가 주는 분위기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슬로 시청사를 들어갑니다. 두개의 갈색 치즈라는 별명이 있다고 하네요. 다른 것 보다는 노르웨이 화가들이 작업한 초대형 프레스코화로 유명하지요. 시청사 보다는 오히려 요새? 공장? 같은 느낌이었고 그와 다르게 내부가 아름다워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짧게 썼지만, 생각보다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녔어요. 벌써 점심시간입니다. 중심가의 카를 요한스 거리 주변도 공원및 조경이 잘 되어있더군요.
중심가에 있는 그랜드 호텔의 노천카페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어요. 맥주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취하게 만들더군요. 물론 가격은 비싸단 말은 지겨울 테니 생략할게요. 그랜드 호텔은 입센, 뭉크, 난센등의 유명 인사들이 자주 드나들었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빵과 버터, 맥주가 정말 맛있었어요. 연어는 생각보다 양 작아서...
그리고 왕궁 과 왕궁 앞 공원을 맥주에 잔뜩 취한 상태로 간단히 구경했습니다. 노르웨이 왕궁은 정말 소박합니다. 하지만 공원이 예뻐요.
취한 상태로 돌아다니기엔 조금 부끄러워서, 마음의 평화를 찾으러 노벨 평화센터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갈땐 평화상 수상자중 한명의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붙여요. 저는 넬슨 말델라네요. 평화상의 의미와 역대 평화상 수상자들, 그리고 평화상에 관련된 난민/전쟁/인권 관련 사진전들이 볼만 합니다. 대한민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자꾸 눈에 띄는걸 보면 저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겠지요. 기념엽서도 샀습니다.
가장 싼 음료를 먹기 위해 맥도날드에서 29 NOK (3500원)짜리 슬러쉬(??)를 사들고 쭉쭉 마신 후 국립 미술관을 갔습니다.
유럽의 수많은, 거대하고 유명한 미술관들에 비하면 노르웨이 미술관은 많이 소박해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노르웨이 미술은 몰라도 뭉크, 아니 뭉크는 몰라도 절규. 라는 작품만은 알거에요. 저도 대부분의 경우 미술관은 여행지 방문의 후순위지만, 오슬로의 미술관만큼은 챙겨서 갔습니다. 뭉크의 작품들은 바로 눈에 들어오더군요. 정말 독특한 작가입니다.
노르웨이 최고 중심가 카를 요한슨 거리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이 다들 일광욕을 하고 있네요. 유럽 사람들 다들일광욕 좋아하긴 하는데, 영상 18도 정도 되는데 다들 윗옷을 벗고 일광욕을 하는게 신기했습니다.하긴, 호닝스바그에서도 영상 5~10도인데 윗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고 있는 걸 봐서... 역시 북극권에 가까운 사람들이라 18도 정도면 한여름 + 햇빛이 귀해서 그런지 햇빛만 보이면 일광욕을 하는구나 싶네요.
아침엔 정말 지나만 갔던 노르웨이 오페라 하우스로 돌아왔습니다. 오페라 하우스가 정말! 정말! 독특하고 예뻐요. 지붕까지 걸어갈 수도 있습니다. 지붕이 개방되어 열려 있는게 정말 멋있어요. 몇몇 가수들은 지붕에서 공연을 한 적도 있다고 해요. 바다를 바라보는 이런 독특한 오페라 하우스를 지을 수 있다는게 소위 모던한 북유럽 감성이 아닌가 싶어요.
바깥만 멋있는 게 아니라 내부도 멋있습니다. 바깥의 모던한 유리창과 지붕안에는 둥글게 둥글게 목재가 공연장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습니다. 북극권에서 내리쬐는 강렬한 햇빛과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푸른 바다를 배경삼아 공연을 본다면 정말 멋있엇을 것 같네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보고 싶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대신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사서 바깥 카페에서 마셨습니다. 정말 눈부신 햇살 아래서 발트해의 바다를 바라보며 오슬로의 마지막, 아니 노르웨이 여행을 마무리했네요.
정말 짧지만 알찬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노르웨이를 마무리하고, 3번째로 오슬로 공항을 가서야 드디어 노르웨이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가보지 못한 오슬로의 뭉크 미술관, 비겔란 공원, 트롤퉁가, 레이네브링겐, 그리고 오로라는 다음에 보는걸 기약하며 노르웨이를 떠납니다. 안녕 노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