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문학 애호가의 왜 좋냐면⌟ 찰스부코스키의 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
부코스키의 글을 읽으며 나는 그가 흘려보낸 것들을 지면 위로 구경하고 있다. 시를 쓰는 행위가 어떤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 흘러나오는 것들이 끊어지지 않도록 구멍을 열고서 버티고 선채로 계속 구토 같은 것을 흘려보내고 있는데 씻고 발라내고 골라내지 않은 것들은 흡사 배설물을 닮았고 사실 배설물이 맞기도 하고 또 그러니까 남에게 말하긴 뭐 하지만 원초적으로 호탕하게 배가 고파지고 내심 싫지 않고 그런 거지. 그냥 포기하고 흠뻑 비 맞기. 오물 속에서 조심성 없이 걷기. 오점을 전체로 전복하기. 아주 더러워져서 더럽다고 느낄 필요가 없어지기. 그리고 나는 괴로운 배설을 감상하며 시인의 행복을 결코 기도하지 않고 그것과 안전한 거리를 두고 종이 위에 채집된 토사물을 구경하기. 마침 이 집은 읽을 기분이 날 만큼 낡았지만 비가 새지 않고 애매하게 밝고 덜 지저분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연주곡이 들리고 이보다 나을 수 없을 만큼 적당하게 위선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