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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우 Jan 05. 2016

기업의 끝없는 충성 경쟁 - 브랜드 로열티

브랜드 경험으로 고객의 로열티를 높이는 방법! 로열티 마케팅

A씨는 가까스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출근길은 언제나 전쟁이다. 주머니 속에서 진동이 느껴진다.  상사의 닦달하는 전화일까? 불안한 마음에 꺼내본다. '생일을 축하합니다. 10% 할인쿠폰을 드립니다.' 지나칠 뻔했던 생일을 쇼핑몰에서 가장 먼저 축하해 준다.

회사에 도착할 즈음 이리저리 치인 몸에 잠시나마 평온을 찾아주기로 했다. 카페에 들러 마지막 스탬프를 찍은 카드를 들이밀고 아메리카노를 손에 쥐었다. 따뜻한 온기가 핏줄을 타고 구석구석까지 흐른다. 여유를 찾으니 친구와 공연을 보기로 한 약속이 떠올라 통신사 멤버십으로 50%나 할인해서 예매했다.

업무에 집중을 한다 싶었는데 벌써 점심시간이다. 띠링~ 점심을 무엇으로 때울까 고민할 새도 없이 스마트폰이 울린다. 자주 가던 식당에서 샐러드 쿠폰을 보냈다. 다이어트도 할 겸 거기로 정했다.

저녁시간, 공연을 보기 전 간단히 저녁을 때우려 도넛 가게에 들렀다. 모바일 지갑을 뒤져 그동안 모아두었던 포인트로 결제를 대신했다. 늦게 까지 공연은 계속되었다. 급한 마음에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예약했다. 띠링~ 4번째 예약을 고마워 마지않았는지 기프티콘이 도착했다.

수많은 쿠폰과 마일리지로 둘러싸인 지금, 기업은 충성고객(Loyal Customer)라고 치켜세우지만 실은 고객에게 조금이나마 더 다가가기 위한 기업 간의 전쟁이다.

기업의 충성 경쟁은 끝이 없다.
뭐시라...고새 딴데로 갔다고?

브랜드 자산의 주요 영역 중 하나가 브랜드 로열티다. 이는 브랜드에 대한 고객에 대한 애착정도를 말하는데

브랜드 로열티가 높은 고객은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끼며,

브랜드로 자신을 표현하며,

브랜드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을 마다하지 않는다.

고객이 이토록 기업을 위해주니 기업마다 충성고객이 왜 이슈가 되는지는 전혀 이상하지 않다.

https://brunch.co.kr/@brunchv0py/9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을 통틀어 '로열티 마케팅'으로 칭한다.

로열티 마케팅이란 기업의 고객관리 측면에서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것으로써 고객을 단골로 만들기 위한 제도적, 정서적 활동을 말한다.


사실 로열티 마케팅만큼 오래된 마케팅 기법도 없다. 앞서 A씨의  사례뿐만 아니라 동네 중국집에서 자장면 그릇에 딸려오는 쿠폰이나 골목 시장  야채가게에서 'OO엄마 한 테만 더 주는 거야'하면서  콩나물 한 줌 더 얻어주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쳇말로 '뭐 하나 더 주는' 로열티 마케팅은 지금의 고객과는 거리가 멀다. 고객은 더 이상 '뭐 하나 더 주는'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세상은 변했고 고객도 변했다.

요즘 고객은 흔들리는 갈대 정도가 아니라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른다.  고객을 잡기 위한 기업 간 전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고객의 수는 곧 기업의 생존과 시장 영향력과 동의어이며 고객의 브랜드 로열티는 기업가치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시장을 주도하고자 기업이나(소셜커머스를 필두로 하는 이커머스 시장 같은) 스타트업이  적자를 감수하고도 고객을 모으고 유지하기 위해 힘을 쏟는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세상이 변함에 따라 고객은 변하고 점점 고객의 충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기업 간 기술의 차이는 없고, 상품을 차별화하지만 따라 잡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고객은 어떤가? 검색, 블로그 등 통해 스스로 정보를 찾고 기업이 쳐놓은 덫을 유유히 걸러낸다. 또한 SNS로 지인과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고 심지어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추천을 받거나 경험담을 통해 기업을 평가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충성고객'이라는 표현은 그 들에게 거북한 단어다.

기업은 또 어떤가? 물건만 잘 만들면 되나? 고객의 수준이 상품만 바라보던 시대는 저물었다. 환경에 대해 걱정하고, 정의 로우며 도덕적인 기업을 지지한다. 조금 더 돈을 지불하더라도 친환경 상품을 이용하고 불편하더라도 공정무역 커피를 구매한다. 어떤 배달앱은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인다는 선한 목적임을 강조하며 판매 수수료 0%로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그 어느 때보다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은데 고객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다.

 

변화된 환경은 고객과 기업을 스스로 변하게 하고 있다.
도대체가 속을 알수가 없어...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은 변하는 고객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고 싶어 한다. 고객의  일거수일투족 모든 것이 궁금하다. 이것을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해 고객 데이터를 모은다. 고객 데이터는 고객을 더 잘 알게 해준다. 언제 원하는지? 어디서 원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원할지? 어떻게 줘야 할지? 를 예측하게 한다. 각각의 고객에게 개인화 수준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혹은 추구한다)  

그리고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정의하고 나누며, 이렇게 나누어진 고객을  관리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이는 로열티 마케팅의 구체적인 모습으로

로열티 프로그램이란 기업이 고객에게서 획득한 정보를 기반으로 가치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기업과 고객 간 거래 빈도와 규모를 키워나가는
정형화된 프로그램이다.


로열티 프로그램으로는 앞서 말한 A씨의 예에 등장하는 것과 같이 마일리지(포인트), 멤버십, 회원관리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다.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기 위해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제공되는 고객가치로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함이다.

가령 카드사가 결제 편의성 외에 생활패턴에 따른 혜택을 제공한다거나, 통신사가  통화품질뿐만 아니라 영화나 공연, 음식점 할인을 제공한다. 포인트 또한 자사 상품을 구매하는데 머 무리지 않고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거나 포인트로 구매하면 할인을 해주거나, 포인트 1원이 1원이 아니라 1원이 수 원이 될 수 있도록 가치를 높이는 것들이다.  또한 서로의 고객을 모셔오기 위해 가치를 빌려주고 빌려오는 기업 간 제휴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로열티 프로그램은 브랜드 경험을 적극적으로 하게 한다.


이러한 로열티 프로그램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있는데

첫 번째 상품 그 자체다. 브랜드 로열티의 가장 기본이다.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품이라면 먼저 품질에만 신경 써 주시길.... 기본이 되어 있지 않으면 로열티 프로그램은 무용지물이다.

두 번째는 고객 가치다. 고객에게 주고자 하는 혜택인데,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객의 로열티 정도(보통 회원 등급)에 따라서 차등 제공하거나, 혹은 고객의 상태(구매이력, 신규/단골/이탈 등과 같은)에 따라 제공하여 고객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세 번째는 고객 접점 관리다.  잘 만들어 놓은 고객가치는 잘 전달해야 한다. 쉬운 접근성, 편한 사용성, 가치를 잘 드러내는 디자인, 친절하고 빠른 고객 응대 등과 같은 것이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다.  

네 번째는 경쟁사와 차별화다. 경쟁사와 치킨게임을 하고 싶지 않다면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것은 기본. 남이 따라 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다섯 번째는 고객 경험 관리다. 로열티 프로그램을  고도화시켜주는 것 또한 고객이다. 고객의 피드백에 따라 개선하고 변화시켜야 한다. 고객의 경험적 피드백은 로열티 프로그램의 훌륭한 자산이다.

로열티프로그램의 구성요소와 기대 효과


로열티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져 우리만의 고객으로서 많이 사주는 것도 좋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기대한다면, 변화된 환경은 로열티 고객으로 하여금 고객과 고객, 고객과 커뮤니티를 연결하고 확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었다. 로열티 고객은 스스로 브랜드를 알리고 가치를 전파하는 최전방 공격수가 되길 마다하지  않는다. 물론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제공된 고객가치가 최전방 공격수의 든든한 무기가 될 것이다.  

변화된 환경은 고객으로 하여금 브랜드 로열티를 빠르게 확산하게 한다.
말하고 싶어 죽겠어!!!!

수년전 한 B기업의 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다. 공연 관련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할인은 물론 특별한 공연도 많아서 고객들의 호응이 꽤 있었다. 어느 날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B기업의 고객이었다.  얘기인즉슨 유학 중 귀국하는 딸을 위해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뮤지컬을 예매하려고 하는데 매진이라는 것이다. 일반 예매처에서도 구할 수가 없어서 포기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알아봐준다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사실 매진이라고 하면 더 이상 귀찮을 일도 없다. 그러나 왠지 모를 사명감으로 지인에게  수소문하여 티켓을 구했다.

그 고객에게 전화했다. 신호음을 채 한 번을 넘기지도 못하고 받는다. 티켓을 구했다는 소식에 기뻐하는 목소리가 마치 옆에 있는 것 같이 생생하게 들렸다.

얼마 후 고객센터를 통해 메일이 왔다. 감사하는 말과 함께 딸과 함께 좋을 추억을 가졌으며 더불어 B기업의 고객으로서 자랑스럽다, 소문을 꼭 내겠다, 등등 마치 충성서약을 보는 듯한 내용이었다.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떤 기업이든 로열티 프로그램은 운명과도 같다. 그러나 브랜드 로열티를 높인다고 하면서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는 물질적인 가치만이 아니다. 정서적인 가치도 포함이 된다. 그리고 정서적인 가치의 주체는 바로 기업의 구성원이다. 브랜드 경험은 가장 먼저 구성원과 고객의 관계에서 일어남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고객의 브랜드 로열티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구성원의 브랜드 로열티다. 구성원이 먼저 브랜드의 가치를 알고 자부심을 느낄 때 비로소 로열티 프로그램이 완성된다.

어쩌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구성원의 브랜드 로열티일지도 모른다.

Internal Brand Marketing이 절실하다.  
우리는 파랑새만 쫓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행복은 우리안에 있는데... <출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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