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 Ries의 4M의 시대가 오는가?
4P는 잊어라!
마케팅에서 4P는 십계명과 다를 바 없다. 모세가 십계명을 받아 이스라엘 민족을 이끈 것처럼, 50여 년 전 나타나 지금까지도 전 세계 마케터들을 이끄는 율법과도 같은 것이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4C나 7P과 같이 율법이 보강되기는 했지만 4P가 근간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4P를 잊으라니? 여느 마케터의 외침이라면 지나쳤으리라... 그런데 율법을 넘어 성경과도 같은 '포지셔닝'의 저자 Al Ries의 주장이다. 강력한 문장... 복음과 같다.
Al Ries는 작년 'Forget Your Ps; Mind the Four Ms of Marketing'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리고 21세기의 마케팅 믹스는 4P가 아니라 4M을 대신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4M이란 Merchandise, Market, Media, Message을 말한다. 하지만 두어 장 남짓이 글로 4P를 잊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쉽게 깨달을 수 있다면 어찌 복음이랴.
먼저 Merchandise. 4M 중 4P의 잔재가 남은 것은 이 단어밖에 없다.
Merchandise는 Product보다 시장에서 보이는 특징, 이미지나 차별성에 대해서 더 광범위하게 설명할 수 있는 단어이다.
마케팅 믹스의 첫 시작은 이름, 가격, 경쟁상품, 제원 그리고 고객이 가지는 이미지 등 Merchandise를 면밀히 살펴보고 분석해야 한다. 눈여겨볼 점은 Price가 Merchandise에 포함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Market이다. 전쟁을 치를 때 모든 전선을 공격하지 않는다. 승리를 결정지을 곳에 전투력을 집중한다.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 심지어 마케팅이 아니다. 어필할 수 있는 시장을 선택하여 집중해야 한다
세 번째는 Media다. 5년 전이나 지금이나 TV광고 예산이 여전히 38%다. 시대가 변하였어도 매스마케팅만 의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번 순서는 상품에 효과적인 Media를 선택하는 단계이다. TV는 매스 마케팅이 필요한 브랜드나 경쟁사와 차별화된 사용 방법을 보여주기에 적합하고, 인쇄매체는 럭셔리한 고급 브랜드가, 인터넷은 혁신적인 상품에 적합하다. 특히 인터넷은 텍스트보다는 영상이 효과적이다.
상품마다 적합한 Media가 있다. 그러므로 많은 Media를 선택하기보다는 적합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Message다. 선정한 Market에게 효과적인 Media로 당신의 Merhandise를 잘 나타낼 수 있는 Message를 만드는 것으로 마케팅 믹스를 마무리한다.
Al ries는 4M이 필요한 환경의 변화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먼저 고객에게 인식되고자 경쟁하는 브랜드수가 크게 늘어났다. 그리고 광고비용과 광고량이 늘었났음에도 광고 효율은 떨어졌다. 다음은 기업의 글로벌화다. 과거와는 달리 대부분이 글로벌을 지향한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이 TV나 인쇄광고 등 전통적인 강자를 대신하고 있다.
그런데 4M을 게재하였던 'Advertiseing Age'에 1972년에 '포지셔닝 시대(The Positioning Era)'라는 논문을 발표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세 번째를 제외하고는 포지셔닝의 탄생 배경이 동일하다. 게다가 인터넷으로의 매체 이동은 20년 후 개정판에서 예언을 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4M을 읽고 떠오른 생각은
4M은 현재 환경에 적합한 포지셔닝 방법론이다.
포지셔닝은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자기 자신을 차별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상품 자체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가치 있는 위치를 잡기 위함이다.
Merchandise(이하 상품) 단계에서 상품을 자세히 보라는 이유를 포지셔닝 관점에서 보자.
자세히 본다는 의미는 상품에 한정하지 않고 이를 둘러싼 모든 것에서 차별적이고 가치 있는 것을 찾아내고자 함이다. 이는 곧 상품에 적용된 첨단기술, 디자인 같은 기능적인 면이나 브랜드 이미지나 혹은 기업의 철학도 될 수 있다. 또는 경쟁사와 비교우위나 대조되는 특징들도 가능하다. 상품에 집중하지 않고 고객의 마인드에 견고히 자리 잡을 수 있는 가치를 찾아내기 위한 단계이다.
다음은 Market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과잉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대상을 세분화하고 타깃 고객에게 집중해야 한다. 그럼 어떤 고객이 타깃일까?
포지셔닝은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다. 마인드에 있는 내용을 조작하고 기존의 연결고리를 다시 엮어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첫 번째 단계에서 찾아낸 가치를 포지션 가능한 고객을 찾아내는 단계다.
세 번째는 Media다. 커뮤니케이션 과잉 사회에서 집중하기 위해 Market을 정했다면 이 단계는 방법적인 면을 다룬다. 광고 매체별로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매체에 따라 고객이 느끼는 상품의 이미지도 있다. 가령 명품 브랜드를 지하철 광고를 한다면, 스타트업이 TV광고를 한다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또한 고객이 선호하는 매체도 있다. 그리고 마케팅 비용이 무한하지 않다면 선택과 집중은 필연이다.
덧붙이자면 이제 인터넷 매체는 필수가 되어가고 있으며 그 정도는 더해질 양상이다. 전통적 매체가 수동적이며 우연성이 컸다면 인터넷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능동적으로 접하고 SNS 등과 같은 상호 직접적인 관계로 고객 생활에 더욱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지막은 Message다. Al Ries는 '포지셔닝'에서 '커뮤니케이션 과잉 사회에서 취해야 할 최선책은 메시지를 극도록 단순화하기를 강조한다. 고객 마인드에 파고들기 위해서는 메시지를 날카롭게 갈아야 한다. 즉, 애매하거나 불필요한 것을 없애야만 한다. 나아가 되도록 오랜 기간 기억에 남을 수 있으려면 좀 더 단순화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고객이 못 미더워 설명 충이 된다거나 미래의 이상만을 쫓아 철학가나 예술가는 되지 말자.
결국 4M을 통해 고객의 마인드에 위치할
가치 있는 것을 찾아내고, 이를 받아들일 잠재고객과 소통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4P와 크게 다르진 않다.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로 대변되는 마케팅 전략의 꽃은 포지셔닝이며 그 실행방안이 4P기에 본질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4M은 무엇을 시사하고자 하는걸까?
첫 번째는 관점의 차이다.
당신의 관점은 어디에 있는가? 안에서 밖을 보고 있는가? 밖에서 안을 보고 있는가? 다시 말하면 상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고객에 초점을 두고 있는가?
Al ries는 포지션을 창출하는 과정을 '밖에서 안으로 보는' 사고방식으로 정의했다. 이는 고객이 항상 옳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그리고 당신의 상품이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나아가서 인식을 재구성하여 포지셔닝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는 고객과 상관없이 우리가 원하는 고객을 정하고 우리가 소원하는 포지션을 정하지는 않았나 한다. 고객의 인식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고객의 마인드를 바꾸기 위해서...
포지셔닝은 잠재 고객의 마인드를 바꾸기 위함이 아니다.
마인드에 위치하기 위함이다. 출발은 항상 고객이다.
두 번째는 시대의 변화다. 4M의 Media나 Message는 4P의 Promotion에 포함이 된다. 하지만 굳이 하위 개념을 4M의 주요 요소로 끄집어냈을까? 해답은 단순하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공해 속에서 나의 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집중할 수 있는 Media와 한 번에 꽂히는 Message 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둘이 전제되지 않는 마케팅 활동들은 고객 주위의 공해가 되어 떠돌아다닐 가능성이 높다.
성공이 손에 잡힐듯한 완벽한 마케팅 전략이 무참히 패배했을 때,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고객의 열렬한 반응이 터져 나왔을 때와 같이 이유도 모른 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곤 화두와도 같은 한마디로 그 상황을 정리한다. 마케팅은 No답이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면 답답함이 성공을 했어도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인과가 있다.
어쩌면 당신의 상품이 고객의 마인드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지 안다면 해답이 밝혀지지 않을까?
Al ries가 묻는다.
지금 갖고 있는 포지션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