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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매일묵상

John 12:1-11

by 더디지만 우아하게

6. He did not say this because he cared about the poor but because he was a thief; as keeper of the money bag, he used to help himself to what was put into it.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바로 왕도, 가룟 유다도, 빌라도도 악역으로 이용당했다고. 그들이 억울하기에 하나님이 악하다는 생각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뭔가 공정하지 않아 보이는 불편함은 어쩔 수 없었다.


오늘 본문은 그 의문에 하나의 답을 내준다. 6절에 가룟 유다는 돈궤를 맡고 있었는데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갔다고 말한다. 영어성경을 보면 한 번이 아니라 습관처럼 그랬음을 알 수 있다. 부족하지만 거룩함을 추구했던 한 제자가 마지막 순간 유혹을 이기지 못한 것이 아니라 그의 지난 행보들이, 누적된 그의 시간이 그를 예수님을 배신하는 자리로 이끌었다.


경계해야 할 것은 그의 배신이 극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빗줄기에 바위가 패이듯, 예수님을 내어준 그의 죄악은 지속적이고 자연스러웠다.


내 안에도 이런 모습이 있겠지. 십 분의 일을 드리며 안도하지만 남은 아홉을 도적질 하는 모습. 주님께서 남겨두신 나의 몫을 묻기보단 내 것이라 여기며 얼마를 떼어줄까 인색한 모습. 적당한 헌금을 드렸기에 내가 가졌음에도 다른 이들의 필요와 아픔에 눈 감는 모습. 하나님이 주신 돈궤를 맡았으나 도적질 하는 나는 가룟 유다다. 주님, 도적질 하는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선한 청기지의 삶으로 인도해 주세요. 아멘.


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그는 도둑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요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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