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회사에서 재미있는 강의를 들어서 기억이 생생할 때 간단히 요약해 본다. 강의 주제는 Hybrid work 근무 환경에서의 집중력 관리였고, 강연자는 교양예능과 유튜브에서 많이 봤던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이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나도 재택근무 시행 초반에는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좀 어려웠다.
일단 물리적인 업무 환경도 제대로 없었고 눈앞에 자꾸 흰색 강아지가 돌아다니니까 정신 못 차리게 되고..
교수님은 '집중력이 떨어졌다'라고 느낄 수 있는 것 자체가 집중력이 좋은 사람이라는 반증일 수 있다고 하셨다. 따라서 나처럼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에 죄책감을 갖고 계시다면 안심하십쇼. 당신은 집중력이 좋은 사람입니다 (ㅋㅋ)
각설하고 강연을 들으면서 흥미롭다고 느껴졌던 포인트를 몇 가지 공유해 보겠다.
1.
집중력은 결과이지 원동력이 아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 집중력이 언제/어디서/어떨 때 높아지는지 파악하고 그를 업무 환경에 적용해야 한다.
2.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다.
에너지 보존에 대한 본능이 있기 때문에 같은 일을 하더라도 뇌를 적게 쓰는 방향으로 발달하게 된다. (머리가 좋을수록 오히려 뇌를 적게 쓰고 직관으로 일하는 경향이 있다.)
3.
대체로 인간의 뇌는 오전에 창조적인 일, 오후에 루틴한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발달했다. 따라서 오전에 창의력이 필요한 업무를 배치하고 오후에는 습관적이고 생각의 양이 적은 태스크를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4.
아침형/저녁형 인간의 경향은 쉽게 바뀌지 않는 기질이다. 따라서 이를 존중할 수 있는 근무 형태는 업무 생산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5.
고권력자의 자세는 핵심 파악 능력을 높이되 디테일한 것을 살피는 능력은 감소시킨다. 저권력자의 자세는 반대로 핵심 파악 능력을 낮추되 디테일한 것을 살피는 능력을 증가시킨다.
6.
집중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하의가 중요하다. (양말과 신발을 포함한다.) 잠옷 바지보다는 다소 불편한 정장 스타일의 바지를 입을 때 집중력이 높아지고 양말과 실내용 신발까지 신었을 때 집중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7.
집중력은 기본적으로 단단한 체력에서 온다. 그리고 체력을 증진시키는 가장 좋은 운동은 하체 운동이다.
8.
녹음, 타이핑, 손글씨 등 정리 도구에 따라 기록되는 내용의 성격이 다르다. 예를 들어 타이핑은 비교적 디테일한 내용을 기록하기에 적절하고 손글씨는 핵심 내용만을 파악하여 기록하기에 적절하다. 정리 도구를 다양화하면 기억력을 높이고 아웃풋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
9.
인간은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는 존재다. 노래를 들으면서 일을 하는 것은 집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껌을 씹으면서 일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추천하지 않는다.
10.
일하기 전 5분만 투자하여 업무 환경을 깨끗하게 정리하자. (열려있는 크롬창, 책상 등)
더 많은 내용이 있었지만 기획서 정리하면서 들어서 (멀티태스킹..) 놓친 부분들도 있다. 하지만 저것만으로도 나에겐 충분히 도움 되었다. 위 내용들 중 쉬워 보이는 것들은 당장 내일 근무부터 실천해 보려고 한다. 어차피 일을 해야하는 인생이라면 집중력 높여서 짧고 굵게 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