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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냐작가냐 Oct 30. 2019

병원에 드러누운 나는 맘충?!

산부인과에 눕눕존을 만들어주세요

누워도 될까? 주변 눈치를 살핀다.

아무리 병원이라도 공공장소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과 불안한 마음이 싸우기 시작한다.

침대에서 최대한 움직이지 않으려고 소변도 참았다보고, 간단한 음식도 옆으로 누운 채 먹는 마당에 

병원 대기 시간 30분이 넘어가니 점점 죽을 맛이다.

나는 일분일초가 절실하니까...


간호사 선생님들께 양해를 구할까, 아님 밖에 나가 계단에 누워버려야 하나 마음이 요동친다.

배가 똘똘 뭉쳐오기를 벌써 네 차례..

에라 모르겠다. 뱃속 딸내미부터 지키고 보자,,, 싶어 슬쩍 상체를 의자 바닥에 기대 본다.

다른 분들 앉을자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발까지 올리거나 신발을 벗은 것도 아닌데 뭐 어떠냐고... 자기 합리화를 했다. 물론 마음은 찝찝하다. 개념 없는 사람이 된 것 기분이랄까?

아마도,, 누군가는 분명 눈을 찌푸렸을 거고,

누군가에게 나는 그저 한심한 맘충이었을 터


하지만 조산의 위협에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것 밖에 없다. 훗날 꿀에게 미안하지 않으려면, 온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많은 엄마들이 그렇게 아이를 지켜왔다. 때문에 나 역시 절박한 마음으로 누워있다. 허리가 끊어질 것 같고, 다리 근육이 빠져 힘이 들어가기 않더라도 꿋꿋하게, 그리고 기꺼이!!

그런데.... 화장실 가는 1분이라도 줄이려고 애써왔던 내가! 진료를 기다리느라 30분 넘게 앉아있다.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다른 곳도 아닌 ‘누워만 있으라’는 당부를 받았던 산부인과에서...


만약 공식적으로 누워있을 수 있다면?

임산부 배려석을 지정함으로써, 임산부들이 배려받아야 할 존재라는 걸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 것처럼..

힘든 산모들이 누워있어도 되는 대기 공간이

병원에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다면 맘충이 되지 않고도 맘 놓고 누워, 떳떳하게 내 아이를 지킬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건의합니다.

산부인과에 눕눕 zone을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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