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 4일차의 악몽
/ 자다가 벌떡 일어났는데 피가 비쳤다.
콜택시를 부르려는데 인터넷이 자꾸만 꺼졌다.
엘리베이터는 왜 이리 안 오는지..
겨우 도착한 엘베엔 아저씨 혼자 층층이 버튼을 눌러놓았고, 어쩌다보니 그 마저도 타지 못했다.
발만 동동 구르는데 예감이 이상하다.
손을 넣어보니 다시 출혈이 시작됐다.
119에 전화해도 받지않았고 두려움에 떨다 까무라진 나는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
꿈이었다. 지독하게 무서운...
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숨을 크게 들이키고, 다시 한 번 맘을 다잡는다.
주문을 외듯 되뇌이고 또 되뇌인다.
아직 우리에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않았고,
앞으로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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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 0일차
자궁경부길이가 1.5센티미터로 줄어들었다.
화장실을 갈 때와 밥먹은 잠깐을 제외하곤, 종일을 누워있기 시작했다.
당장 무슨 일이 있는건 아니다. 미리 조심해야할뿐
아무일 없을 거라고, 괜찮을 거라고 맘을 달래보지만 쉽지만은 않나보다.
괜찮은 척 해보지만 솔직히 두렵다. 출산예정일이 두 달이 넘게 남았으니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한 시간에 배뭉침이 한두번만 올때와
세네번, 혹은 대여섯번이 올 때...
내 기분도 롤러코스터를 오르내린다.
하지만 장기전인만큼 좀 더 의연해져야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
또 한 번 다독인다.
우리에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