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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쟝아제베도 Oct 06. 2024

묘생무상, 고요 속에 흐르는 서글픔

시골집에 머물 때 맞이하는 분위기는 고요함이다. 하지만 백색 소음마저 없는 고요함은 자칫 고독으로 흐르기 쉽다. 그 고독을 조금이나마 잊게 해주는 존재가 있다. 길고양이다. 쿵동이라고 부른다.     


비록 길고양이지만 나의 시골집을 본거지로 삼고 있기에 반려묘로 여겨지는 고양이다. 지난달 시골집에 왔을 때, 쿵동이가 네 마리의 새끼를 낳아 젖을 먹이고 있었다. 빈 시골집이라 먹을 것도 여의치 않았을 터인데 짠한 마음이 들었다. 일주일 머무는 동안 고양이 사료는 물론 소시지와 치킨, 가끔은 돼지고기를 간식으로 주기도 했다.     


보름 만에 시골집에 왔을 때, 네 마리의 새끼가 궁금했다. 마당에 차를 주차하고 나니 어디선가 쿵동이가 나타났다. 아직 새끼들은 고양이과 본능인 경계심이 많기에 차차 모습을 보이겠지,라며 우선 쿵동이에게만 사료와 간식을 듬뿍 주었다.     


일주일 분량의 찬거리 냉장고를 정리하고 방 청소를 마쳤다. 마당에는 사료를 먹는 새끼 두 마리가 눈에 띄었다. 반가웠다. 곧 나머지 두 마리도 나타날 거라는 기대를 안고 유튜브를 보면서 잠깐잠깐 고양이 먹이통을 바라보았다. 저녁때까지도 두 마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벌써 두 마리를 분가시켰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 고양이 이야기는

[딜레탕트 오디세이]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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