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변의 법칙을 찾아서
1. 모건 하우절이 쓴 [불변의 법칙] 도서를 재밌게 읽고 있다.
이 세상은 수많은 기술과 정보로 넘쳐난다. 하루가 아니라 시 분 초로 바뀌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어느 곳에서 '혁신'이 만들어지고 있을지 모르겠다.
2.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뒤떨어지면 안 된다는 강박으로 인해, 필자의 Youtube 채널 알고리즘은
"AI 시대에 살아남는 생성형 오피스 툴 사용법" 같은 콘텐츠들로 도배되어 버렸다.
(비슷한 처지의 동지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3. 심지어 이런 상황(?)은 끝날 줄 모르고 장기화된다.
눈 뜨면 GPT4.0 이 GPT 4o, GPT 4o mini로 분화되어 있고 곧 GPT5.0 도 나온다는 소식이다.
4. 이 놀라운 기술은 언제나 흥미롭지만 쓸 수 없다면 무용지물에 낙오감마저 스멀스멀 생겨난다.
그래서 도피하듯 찾은 책 한 권이 [불변의 법칙]이었다.
5. [불변의 법칙]은 필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멍충아. 원래 세상은 끝없는 바다처럼 또 우주처럼 진화하고 있어.
표류하고 싶지 않다면, 절대로 변하지 않을 법칙을 찾아봐. 그걸 부표 삼아 흘러가지 말고 원하는 방향으로 노를 저어봐"
우리는 가진 것을 늘리는 데에는 엄청난 노력을 쏟으면서 기대치를 관리하는 데에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기대치 게임의 원리를 이해하라. 기대치 게임은 결국 멘털 게임이다. 누구나 낙담하고 스트레스를 겪는다. 동시에 모두가 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자신과 세상을 위해 발전하기 위해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대개의 경우 사실이 아니다.
정말로 원하는 것은 기대한 것과 실제 결과의 차이를 경험하는 일이다.
즉 우리는 기대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만족과 성취감을 느낀다. 이 등식에서 기대치 부분은 중요할 뿐 아니라 현실 상황보다 더 쉽게 통제할 수 있다.
- 불변의 법칙 by 모건 하우절
이 대목에서 머리가 띵 - 울렸다.
6. 유발 하라리는 인간은 생존과 번식으로 살아간다고 했고
쇼펜하우어는 인간은 삶에 대한 맹목적 의지와 욕망으로 산다고 했다.
부처님은 모든 존재가 다 행복하기 위해 산다고 했고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한 것처럼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 산다고 했다.
7. 그런데 모건 하우절은 또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우리는 기대치와 실제 결과의 차이를 경험하기 위해 산다"
8. 놀랍다.
생각해 보니 최근 날 움직이게 한 원동력, 생각, 의사결정이 모두 한 문장으로 설명된다.
A. 체중 감량 후 날렵한 턱선을 기대하며 3일 다이어트를 했지만, 실제로는 저녁에 야식을 먹었다. 괜한 스트레스를 안고 잠에 들었고 의지박약인 자신을 탓하며 낙담한다.
B.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망치지만 말자는 생각으로 발표자료를 준비했다. 당일 미팅에서 뜻밖에 청중들에게 기대치 이상의 박수를 받는다. 온몸에서 도파민이 돌며 뿌듯함이 밀려온다.
9.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서 불행하고, 기대치를 충족시켜 만족에 이른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우리는 기대치는 그대로 두고 행동만 교정하는 우를 범한다.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
10. 다이어트를 하면 금방 살이 빠질 거란 기대치보다는, 운동하는 습관을 먼저 들이자라고 -
기대치의 수준을 step by step으로 천천히 조정했다면 낙담하고 일찌감치 포기하는 대신 지금까지 다이어트 라이프를 유지했을지 모른다.
11. 행동을 교정하는 것보다 더 낮은 기대치를 설정하는 게 훨씬 쉽다.
12. 반대로 과도하게 높은 기대치는 언제나 실망으로 이어진다.
망상은 불행을 낳을 뿐이다.
13. 거창한 신년 계획도 마찬가지다. 기대치를 조정해 보자. 예를들어..
10kg 감량은 -> 하루 한 끼 건강하게 먹기로
바디프로필 찍기는 ->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기로
외국인 친구 사귀기는 -> 여름휴가 때 외국인에게 말 걸어보기로 좀 낮춰보자. 뭐 어떤가 :)
14. 누군가는 겨우 그런 수준으로 행복할 수 있겠냐- 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15. 행복의 임계치를 높이기만 하는 인생은 공허하다. 결국 불행과 가까워진다.
자신의 주변을 살펴보자. 작고 소중한 것이 넘친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겨우 그런 수준으로도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PS. 출근길도 최적화(?) 관점에서 매일 같은 골목과 버스, 지하철의 출입칸에만 머무는데 가끔은 일부러 다른 길로 간다는 친구 녀석이 생각난다. 조금 돌아가도 인적이 드문 길에서 좋아하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음반을 들으며, 새콤달콤 하나 꺼내 먹으면 그날의 출근길이 행복 그 자체라는 친구는 이미 불변의 법칙을 깨달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