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온한 휴일, 맛있는 돈까스 한접시
나이차가 10살 이상인 어른을 만날때는 밥집을 고르는 일도 신중해진다. 분위기가 너무 시끄럽지 않고, 적당히 맛도 있으며 어른의 취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나이가 있으신 분을 만나면 한식을 고르지만, 취향이 젊으신 분이라 여기저기 열심히 찾아본 후 돈가스와 파스타를 함께 주문할 수 있는 음식점을 골랐다. 평점이 꽤 높은 곳인데 가격대가 높지 않았기에 조금은 기대를 하고 갔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사실 제주의 무난한 가성비 맛집은 대부분 주민들이 많이 사는, 관광지와 조금 동떨어진 곳에 있다. 대표적인 곳이 아라동인데, 생활인구가 많고 적당히 고즈넉한 편이다. 제주대학교도 이 지역에 있다. 그래서 위치상 관광객에게 추천하기는 조금 주저하게 되는 맛집이랄까. 관광지 접근성도 낮고, 인스타에 올릴만한 굉장한 비쥬얼은 없지만, '제주에 살고 있거나 아라동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만족스럽게 한끼를 먹을 수 있는 맛집' 정도 될것같다.
고기가 부드럽고, 튀겨진 정도도 적당하고, 꽃소금(?) 등 찍어먹을만한 다른 것들도 꽤나 맛있었다.(꽃소금은 어디서 구했는지 그냥 집어 먹어도 좋을정도로 맛있었다.) 나는 명란오일파스타를 주문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제주에서 먹어본 파스타 중에서는 손에 꼽혔다. 너무 느끼하지도 않고, 면의 익힘정도도 적당해 게눈 감추듯 후루룩 먹어버려 내 앞자리의 어른께서 "여름이는 밥을 빨리 먹는구나"라고 하셨다.
명란 오일 파스타. 다음에 가면 명란크림 파스타도 먹어보고 싶다.이 집이 좋은 점이 돈가스와 파스타를 함께 팔기 때문에 다양하게 먹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을 조심하는 입장에서 파스타는 꽤나 괜찮은 재료인데다, 돈가스도 당을 천천히 올리기 때문에(튀김은 좋지 않지만) 앞으로 종종 오게 될 것 같다. 함께파는 카레도 맛있을것 같지만 일단은 참기로... 이날 방문했을때는 온가족이 함께 돈가스, 파스타, 카레를 주문해 맛있게 나눠먹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카레, 엄마는 돈가스, 아빠는 파스타를 먹는데 참 보기 좋았다. (나도 얼른 저런 단란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업체에서 올린 이미지를 가져왔습니다. 카레도 먹어보고 싶네요
제주가 돼지고기가 맛있는 덕분인지 대부분의 돈가스 집이 맛있는 편인데, 이 집은 가격도 적당하고 맛의 퀄리티도 좋아서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한달전 판교백화점 돈가스집에서 먹었던 25,000원짜리 모듬 돈가스가 느끼하고 양도 적고 맛이 없었던 기억이 나서일까? 특 모듬 카츠가 17,000원이라는게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돈가스의 익힘 정도도 고를 수 있어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돈가스를 먹고 싶을 때도, 파스타를 먹고 싶을 때도 종종 찾게 될 것 같다.
(이 매거진의 모든 글은 내돈내산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