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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MOM Jan 09. 2016

나는 모르는 아버지와 아들

[책을 읽다 1]

나는 평생 내 아버지 마음도 이랬을 거라는 생각을 못할 수도 있다.

아이가 생기고 엄마가 되고 순간 순간 내 엄마를 생각한다. 그때 엄마 마음이 그랬을 거라고 이해하는 순간이 많아졌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몇번의 순간엔 아버지가 이해되기도 했다. 그 마음을 알 것도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느닷없이.
나는 평생 내 아버지 마음이 이랬을 거라는 생각을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남자가 아니니까.

나는 아버지는 아니니까.


아이가 생기고 아버지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아빠는 모르는 엄마와 나만 아는 이야기가 있다고. 딸만 이해할 수 있는 엄마의 세계가 있다고. 아이를 낳아보니 알겠다고.

그때 아버지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그럼 아들이 아버지가 되면 나를 이해해주려나.

한 남자가 '아들을 군대 보낸 아버지'가 되서야 자신을 군대 보낼 때 아버지 마음을 알았다는. 그래서 '혼자서 아주 이중으로 슬펐다'는 글을 읽었다. 

나는 딸이고 엄마이기에 모르는,
결코 온전히는 알수 없는,
아버지와 아들의 세계가 있는 것 같다.

내 아버지에게 아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 아들이 언젠가 어느 순간,
아버지 마음이 이랬을 거라 생각하게 되면.
생각만 하지말고 한번쯤은 말로도 해주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아버지에게
한번쯤은 꼭 그랬으면 좋겠다.

자신은 아버지에게 하지 못한 그말을,
아들에겐 들었으면 좋겠다.

-김정운 교수님의 '남자의 물건'을 읽다가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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