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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rgeous Mar 01. 2024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다.

그러나 어쩌면 드라마지.

드라마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사실 남들 앞에서 자랑스레 말하지 못하겠다.

이유는 여럿이 있는데, 제일 큰 이유는 이거다.  5년차가 되었지만 아직도 이렇다 할 만한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

서브로 참여한 프로젝트야 여럿 있지만 내가 메인으로 참여한 프로젝트로는 소위 ‘입봉’이란 것을 아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입봉을 하지 못한 지금도 나는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굴리고 있다.

참으로 지지부진하지만, 그럼에도 어찌보면 참으로 다이나믹한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여전히 성과를 못내고 있는 미진한 프로듀서니 내 삶도 지루할 꺼라 생각마라.

하나라도 뭔가 해낼려고 얼마나 아둥바둥 거리는지. 그러면서 얼마나 또 열정을 불사르고 최선을 다하는지.

이건 내 옆에 있는 동료들과 내 가족들은 알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지부진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삶을 동시에 살고 있는 것이다.

전혀 드라마 같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알고보면 드라마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뜻이다.


이게 뭔 말이냐고?

우리는 모두 내심 드라마 같은 삶을 꿈꾼다.

부족한 점을 지닌 주인공이 여러 갈등을 지난 후 해피엔딩을 맺는 결말의 삶을 말이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처럼, 끝이 좋게 끝나면 그 끝에 도달하기 까지 겪었던 고난은 ‘그때는 그럴만 했어’하고 금방 넘길 수 있게 된다. 까먹는 걸 수도 있고.

하지만 우리의 인생이 정말 그런가? 정말 그런 드라마가 우리에게도 쉽게 허용되는가?

우리가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어찌보면 비현실의 환상을 맛보고 싶은 게 아닌가?

우리 인생에 리미트 함수를 걸면 고난,고난,고난… 무한대로 뻗어가는 게 우리네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그 고난을 어떻게든 지나가게 된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처럼,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게 된 후 과거를 돌아보면 그 고난을 해석할 수 있는 다른 시각이랄까, 뭔가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하고자 노력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정말 내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더 좋은 결말을 맞이하기도 한다.

설령 실패했다 해도 이미 한번 호되게 당한 사람만이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랄까, 그런 바이브가 생긴다.

고난에도 짬이 찬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은 결국 드라마 같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 싶나 보다.


우리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드라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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