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가족을 만나서
진작에 쓰려고 했던 이야기를 이제야 쓰는 오늘은 코양이가 평생가족을 만나 입양 가고 난 다음(다음) 날이다
(글을 쓰면서 사진을 찾고 그러는 동안 하루가 더 지났다).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진작에 시작했어야 하는데 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시작이 어려워져 버렸기 때문에 그냥 지금의 이야기에서 시작해보려고 한다.
코삼이는 7월 9일 우리 집에 왔다.
그리고 7월 29일에 꼬물이 넷을 출산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완전히 혼자서.
처음엔 예민한 코삼이가 무서워서 아가들이 살아 있는지 정도만 확인하느라 모두 삼색이인 줄 알았다. 모두 삼색이, 이 말인즉슨 여아일 확률 99%. 우리 집엔 이미 여성이었던(지금은 중성화했다) 고양이 셋이 함께 살고 있었는데, 코삼이에 아가들도 모두 여성이면 여덟 명이 모두 여성.. 그리고 나까지 하면 아홉 여자가 한 집에..!!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세히 보니, 삼색카오스 한 명, 젖소(무늬) 한 명, 고등어태비(줄무늬) 두 명이었다. 그리고 처음엔 삼색이랑 젖소가 여아, 고등어태비 둘이 남아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꽤 지나고 나서야 여아 하나에 남아 셋이라는 걸 알게 됐다.
코삼이가 출산한 첫날부터 열흘 정도 지날 때까지는 매분 매초 긴장하며 지냈다. (그 모든 사연을 꼭 다 기록해두고 싶지만, 차차)
그리고 태어난 지 두 달. 이제 겨우 1살 된 코삼이가 자기도 아가면서 야무지게 키워낸 4남매의 입양홍보를 시작했다. 하지만 평생가족이 필요한 어리고, 약하고, 갈 곳 없는 고양이들은 너무 많았고, 입양홍보 시작 후 한 달이 넘도록 입양문의가 한 건도 없었다.
그러다 지난 수요일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렸고, 그날 오후에 바로 연락이 와서, 그 주 토요일에 데려가셨다. 묘연이란 이런 걸까. 입양되어 평생가족을 만난 건, 탯줄도 가장 늦게 떨어지고, 눈도 가장 늦게 뜨고, 코삼이가 이소 할 때도 셋을 먼저 옮긴 후 한참 동안 데려가지 않아 내가 직접 데려다줘서, 자연스럽게 '막내'로 부르던 코양이다.
일단 코양이 얘기를 하면 보고 싶어서 눈물부터 날 것 같으니 이것도 차차..
이제 엄마 코삼이랑, 첫째 딸 코블이, 둘째 아들 코핑이, 셋째 아들 코반이의 평생가족을 찾아줘야 하는데, 여러 가지로 막막하다. 막막한 이유는 입양문의가 없기 때문이고, 그것보다 더 무서운 건 남아있는 이별.
엄마랑 4남매가 너무너무 사이가 좋고 애틋하기 때문에 동반입양을 갈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 그러면 이별 횟수도 줄어들겠지.
코삼이와 아가들이 예뻐 보인다면, 지켜봐 주세요. 이 예쁜 아이들이 평생가족을 찾아가는 이야기들을.
코삼이네 더 많은 사진과 동영상은
http://www.instagram.com/miri_geuni_eu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