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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shun Dec 23. 2019

망명 독일인 음악비평가의 영어 책

파울 베커의 저작 “The Orchestra” 서문에 관하여

파울 베커(Paul Bekker, 1882-1937)는 독일 출신의 유태인으로, 스무살 무렵 베를린 필의 바이올린 연주자를 지냈고, 몇 년 간 독일 여러 지역에서 지휘자로 활동했으며, 1906년부터는 베를린의 주요 매체에 음악 관련 비평을 연재했다.

이후 비스바덴 시립극장 기획자, 프랑크푸르트 일간지의 필진을 지낸 그는, 나치 집권 한 해 뒤인 1934년 뉴욕으로 망명한 뒤 뉴욕 현지의 언론에 음악 비평을 기고하기도 했다.

베커가 세상을 떠나기 한 해 전 집필한 "The Orchestra"(1936)"는 그의 음악관과 역사관이 집약된 저서로 오늘날까지도 널리 읽히는 문헌에 속한다.

베커는 이 책의 서문에서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일부 구절("...all that I have to say, is, to tell you, that the lantern is the moon; I, the man in the moon; this thorn-bush, my thorn-bush; and this dog, my dog.")을 인용하며, 독일인인 자신이 이 책을 영어로 썼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그는 이와 같은 시도를 스스로 '모험(my venture)'이라고 칭하면서도, "독일어권에서 추방된 이후 새로운 친구들과 직접적으로 대화할 필요성"을 느꼈음을 밝힌다. 나아가 그는 "this English, my English, and these defects, my defects."라며, 앞서 인용한 셰익스피어 희곡의 패러디로 '영어' 서문을 마무리 한다.

#Paul_Bekker #The_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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