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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루비 Mar 05. 2016

정리정돈

두 권의 책

오랜만에 글을 쓴다.

마지막 글이 언제였지?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요지경 2호 준비를 하고,

적금을 깨서 여행을 다녀왔다.(덕분에 잔고는 털털)

그리고 친구의 책을 편집, 제작했다.


이 세가지 일을 끝내고 나니 벌써 3월!! 맙소사..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1. 요지경 2호

2호 준비는 처음부터 쉽지않았다. 1호는 텀블벅 후원금으로 제작했고 제작 기간동안은 실업급여를 받아서 생활이 가능했다. 1호의 경험이 있었음에도 더 맨땅 같았던건 왜일까..

다행히 프리랜서로 일이 들어와서 생활비는 해결이 됐다. 대신 그만큼 시간을 쪼개서 일을 했다.

다들 1호가 있으니 2호 섭외는 좀 수월했지않냐고 물어보는데 정말.... 너무 힘들었다. 리스트업해놨던 사람들 중에서 2명에게 거절을 받고서 다시 리스트를 짜야했다. 너무 바쁜 사람들이었다.. 하하

지금 생각해봐도 1호 때는 이상하게 수월했다.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제작의도만 가지고 연락했는데 다들 흔쾌히 수락해주셨었다.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면 1호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인터뷰를 했고 책을 내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으면 끝까지 책을 만들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랬는데 정작 2호의 섭외가 어려워지자 좀.. 자신감도 잃고 주눅들었던 적이 많았다..


섭외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인터뷰에 들어가서도 문제가 많았다. 유독 수정이 많았던 인터뷰이, 인터뷰 수락 후 연락이 잘 안되서 인터뷰를 완료하기까지 오래걸렸던 인터뷰이, 인터뷰 편집까지 다 끝났는데 잡지에서 빼야만 했던 인터뷰이...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


원래 2호는 2월 초에 나올 예정이었는데 위와 같은 여러 이유들로 발간일이 미뤄져 이제야 나오게되었다.(현재 인쇄소에 파일이 넘어갔고 감리를 마친 상태이다. 이번주 안에 2호가 나온다)

2016년 겨울호로 나온 책이었건만.. 이제 봄기운이 느껴진다. 휴.




2. 여행

가족여행을 위한 계를 만들어서 모으고 있었다.

1년을 모으면 제주도나 태국정도는 갈 수 있지 않을까해서 시작했다.

그러던 중 언니와 나는 스페인에 꽂혔고, 언니의 퇴직일에 맞춰 짧게 2주정도 유럽여행을 다녀오면 좋겠다는 말 한마디가 발단이었다.


처음엔 언니의 퇴직금과 내 적금을 가지고 둘이서 떠나는 간소한 여행이었다. 그랬는데 대학생인 동생이 마음에 걸렸다. 나는 배낭여행으로 언니는 썸머스쿨로 유럽에 다녀온 적이 있지만 동생은 한번도 유럽에 가본 적이 없었다. 또 둘이서만 떠나면 동생이 너무 서운할 것 같았다. 가족여행 계금으로 동생 비행기값이라도 마련하면 나머지 생활비는 우리가 어떻게 책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엄마아빠에게 곗돈 사용의 허가를 요청했다.


언니들의 여행소식에 내심 막내동생이 마음에 걸렸던 아빠는 흔쾌히 허락하셨다. 근데 또 엄마아빠가 자꾸 생각나는 거다.....ㅜㅠ 우리 엄마아빠도 유럽 한 번 못가봤는데... 지금 아니면 또 이렇게 다같이 시간을 비울 수 있을까.. 돈이 좀 들더라도 지금 함께 가는게 좋지 않을까?


그렇게 가족여행이 되었다.

사실 나는 여행을 못 갈 줄 알았다. 적금을 털긴 했지만 막상 여행가서 쓸 돈도 걱정이었고, 지금도 빠듯한데 여행을 가는 건 사치인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인건지 뭔지 프리 일이 계속 들어와서 필요할 때 돈이 생겼다. 어떻게보면 그것도 악착같이 모아서 쟁여놓을 수도 있었을텐데... 그냥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왕 가기로 한 여행, 잘 다녀오자. 마지막일 지도 모르는 유럽으로의 가족여행을 즐기자고 결국 마음 먹었다.


잘 다녀왔다. 잘 쉬었고 부모님과 우리의 미래에 대해 함께 논의했더니(사실 설득) 마음도 여유로워졌다. 에너지를 재충전했다.





3. <할로, 케빈!>

일러스트레이터로 준비 중인 학교동기가 졸업작품으로 시작했던 그래픽 노블이 있었다.

네*버 베스트 도전에서 연재시작했다는 페이스북 글을 보고 처음 봤었다. 한층 좋아진 표현력에 놀랐고, 만화에 뭍어나는 삶에 대한 고민들이 나의 고민과 같아서 깊이 공감했었다.


시간이 흐르고 졸전에서 완성된 책을 보았다. 전시 직전까지 작업을 하느라 책 제본에 신경을 못 썼다고 했는데 실제로 보니.... 너무 아쉬웠다. 이렇게 좋은 내용을!!

안 그래도 친구는 다시 편집에서 독립출판을 해볼까 고민 중이라며 나에게 어떻게 독립출판을 했는지 이것저것 물었다.

그래서 나는 '같이 만들자.' 라고 먼저 제안해버렸다. 하하하.. 안 그래도 요지경 2호때문에 분주한데 작업을 하나 더 한다니.. 왜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막상 나온 책을 보니 기분은 좋다.

같이 의논해서 구성도 조금 바꾸고 몇 컷은 새로 그려넣었더니 느낌이 달라졌다. 원래도 좋은 컨텐츠였지만(강조) 더 빛을 발할 수 있게 힘썼다. (지금 판매중!)


요지경을 제작할 때만 해도 그냥 잡지 브랜드같은 느낌이었는데 <할로, 케빈!>을 엮으면서 출판사같은 형태가 되었다. 책을 내기 위해서 낸다는 느낌보다 좋은 이야기가 있어서, 공유하고 싶은 컨텐츠가 생기면 만든다는 느낌으로 작업해야겠다.


요즘 정말 많은 컨텐츠가 생산되고, 독립출판이라는 이름으로 책이 나오는데. 그런 흐름일수록 더 신중하고 고민해야될 것 같다. 물론 자기만족적 작업이 나쁜건 아니지만... 종이낭비는 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첫번째고(쓸데없이 종이를 너무 소모하고 있다.) 이미지 중심의 컨텐츠가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요즘, 책과 글이라는 매체를 선택했다면 이젠 내보내야할 것들을 잘 선정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결국엔 나 개인이 선택하는거니까 어떻게 보면 이것도 또 자기만족적 작업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휴. 고민만 자꾸 쌓이는 것 같지만, 지금 많이 고민해놔야 좋은 작업이 나올 것 같다. 처음엔 무작정 행동력있게 밀어붙였지만 계속 할거라면 신중해져야겠다.






인터뷰매거진 요지경
요지경은 계간으로 발행되는 인터뷰매거진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질문하고 세상의 다채로운 삶의 형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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