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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앞에 서는 믿음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어찌하여 내게 부르짖느냐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지팡이를 들고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 그것이 갈라지게 하라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서 마른 땅으로 행하리라
내가 애굽 사람들의 마음을 완악하게 할 것인즉 그들이 그 뒤를 따라 들어갈 것이라 내가 바로와 그의 모든 군대와 그의 병거와 마병으로 말미암아 영광을 얻으리니
내가 바로와 그의 병거와 마병으로 말미암아 영광을 얻을 때에야 애굽 사람들이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 하시더니(출 14:13~18)


이 이야기는 워낙 유명하기에 사람들도 많이 알고 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실제 성경에 기록된 내용은 조금은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


홍해가 갈라지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출애굽 당시 히브리백성들은 앞에는 홍해, 뒤에는 애굽병사들 사이에 공포에 떨고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모세가 지팡이를 내밀자 순식간에 바다가 갈라진 것처럼 표현이 되어있지만요. 실제 성경에서는 이 바다가 갈라지는데에는 밤새 시간이 걸린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이스라엘 진 앞에 가던 하나님의 사자가 그들의 뒤로 옮겨 가매 구름 기둥도 앞에서 그 뒤로 옮겨
애굽 진과 이스라엘 진 사이에 이르러 서니 저쪽에는 구름과 흑암이 있고 이쪽에는 밤이 밝으므로 밤새도록 저쪽이 이쪽에 가까이 못하였더라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내밀매 여호와께서 큰 동풍이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 물이 갈라져 바다가 마른 땅이 된지라(출 14:19~21)


즉, 바람이 밤새도록 불어 홍해의 바다가 드러나게 하는 동안 하나님의 사자가 구름과 흑암으로 애굽군대를 가로막아 공격하지 못하게 만든 것이었죠. 


히브리인들은 애초에 애굽 군대가 쫓아왔을 때부터 심각한 공포에 질려있었는데요. 그들을 향해 하나님은 큰 기적을 행해주시기는 하셨지만 그 기적을 아주 빠르고 간편하게 이뤄주시지는 않았습니다.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어찌하여 내게 부르짖느냐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15절)


여기서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자손들로 하여금 앞으로 나아가게 하셨는데요.
이것을 원어적으로 보면 새롭게 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게 하다"는 단어가 히브리어로 "나싸"인데요. 이것은 "(말뚝 같은 것을) 뽑다." 혹은 "장막을 이동하다."는 뜻입니다. 


이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밤이 다가왔기 때문에 장막을 치고 잠을 잘 준비를 했었습니다. 즉 장막을 치고 말뚝도 밖고 끈으로 묶어놓은 상태였던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이동을 하려면 다시 장먹을 철거해야 합니다. 말뚝을 뽑고 장막을 거둬 수레에 싣고 짐을 다시 싸아야 하는 것이죠. 
이런 총체적인 행위를 표현하는 단어가 "나싸" 였고요. 하나님은 백성들에게 "나싸"하라고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러면 백성들은 어떤 기분이었을 까요? 이제 막 잠을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애굽의 병거들이 쫓아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은 홍해 바다가 가로막고 있고요. 극도의 공포에 질린 백성들은 모세를 향해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 때 하나님의 반응은 말뚝을 뽑고 짐을 싸라는 것입니다. 갈 수 있는 방향은 바다밖에 없는 상황에서 말이죠. 


하나님의 기다림


하나님은 분명 애굽 군대를 한순간에 무찌르실 수 있으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죠. 

그 기나긴 시간동안 애굽 군대를 막기만 할 뿐 어떤 명확한 기적을 바로 보여주시지도 않았죠.


장막을 철거하고 길을 떠날 준비를 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명령만 있을 뿐입니다. 


그들은 짐을 싸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 까요? 또, 바다를 향해 지팡이를 뻗고 있는 대책없는 지도자 모세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리고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끼면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처음에는 아마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끼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러나 시간이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면서 막상 나를 두렵게하는 애굽의 군대들이 자기들을 공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들을 깨닫게 되었겠죠? 


그래서 일단 공포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그 순간이고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죠. 애굽 군대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하나님의 구름기둥이 언제 사라질 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러면 바로 죽게될 테니까요.


그런데 바람이 불어오는 것입니다.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세시간이 지나면서 바람은 계속 거세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아무 변화도 없어보였던 바다가 조금씩 이상하게 바뀌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한 곳이 점점 얕아지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네시간, 다섯시간이 지났을 때 쯔음에는 확실하게 눈에 드러났을 것입니다. 


백성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처음에는 불신과 원망으로 가득찼었던 백성들은 몇시간에 걸쳐 바다가 갈라지는 모습을 보며 조금씩 조금씩 기대가 생겼을 것입니다. 그리고 날이 밝을 무렵, 거의 다 말라가는 바닷기를 보며 불신은 기대로, 기대는 믿음으로 바뀌었을 것입니다. 


바다가 완전히 마르기 직전, 한 삼십분 전쯤에는 다들 무슨 마음이었을 까요? 아마 온 힘을 다해 합심하여 기도하지 않았을 까요?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바라보며 그들은 간절히 이 바닷길이 완전히 말라서 드러나길 바라며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렇게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바라고 기다리게 되는 순간까지 하나님 역시 그들을 기다리셨다고 믿습니다. 


지금 시대에도 이런 하나님의 기다림은 변함이 없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기다리는 만큼 하나님도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것이죠. 
우리가 하나님 앞에 전심으로 기도하는 자리로 나아갈 때에, 하나님은 그곳에서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기적을 들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여호와를 바라는 너희들아 강하고 담대하라(시 31:24)



[유료 콘텐츠 구독자를 위한 추가 내용]


마가복음 살펴보기(13) - 마무리


지금까지 13주에 걸쳐 마가복음을 살펴보았습니다.


마가복음의 마지막은 이상하리만치 공하하게 끝이납니다. 제자들은 끝까지 실패했고, 여인들은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예수님의 부활 이후의 역사는 전혀 그렇지 않았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마가복음의 최초 독자들인, 예수님이 부활 승천하신 뒤 약 40년이 지난 시점의 그리스도교인들 역시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사도행전의 시대를 살던, 성령님의 권능과 복음의 확산, 그리고 지독한 핍박을 모두 경험하면서 살아가던 초대교회 교인들이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 마가복음은 그런 초대교회 교인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기에 이런 글을 썼을 까요? 


(자세한 내용은 유료버전에서 다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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