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 La Vida! 그리고 유희열과 백종원
Coldplay의 「Viva La Vida」는 많은 이들에게 신나는 멜로디와 합창으로 기억된다. 결혼식이나 스포츠 경기, 배경음악 등에 등장하며 ‘흥겨운 노래’라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가사에 귀를 기울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다. 이 노래는 한때 세상을 지배했지만 모든 것을 잃고 몰락한 왕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I used to rule the world
Seas would rise when I gave the word
Now in the morning, I sleep alone
Sweep the streets I used to own
나는 세상을 지배했었다.
내가 말하면 바다가 요동쳤다.
그러나 이제 아침이면 홀로 깨어나,
내가 지배하던 거리를 쓸어내린다.
이 고백은 절정의 권력에서 단두대의 처형장으로 떨어진 루이 16세를 떠올리게 한다. “혁명가들은 은쟁반에 놓인 내 머리를 기다린다”는 가사, “성 베드로가 내 이름을 부르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은, 권력의 덧없음과 인간적 회한을 압축해 전한다. 결국 이 노래는 몰락의 찬가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긍정해야 한다는 역설적 선언이다.
이 노래를 들을 때, 나는 이상하게도 백종원과 유희열을 떠올린다. 두 사람은 각자의 분야에서 ‘왕’처럼 군림했다. 한 사람은 외식 산업과 방송을 넘나들며 국민 요리 선생님이 되었고, 다른 한 사람은 음악계의 권위를 쥐며 수많은 뮤지션에게 길을 열어주었다. 그들의 전성기는 마치 “Seas would rise when I gave the word”라는 가사처럼, 말 한마디로 대중과 시장을 움직이는 힘을 가졌었다.
그들의 잘못과 부족함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의 삶 전체를 매도하는 사회적 폭격은, 몰락한 왕에게조차 이입해 삶을 바라보게 하는 「Viva La Vida」의 서사와 겹치며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역사는 언제나 결과로 평가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인생은 그 앞의 모든 시간마저 부정당하기 쉽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은 인간은 끝내 완벽할 수 없다. 역사속 단명한 위인은 대부분 자신의 과오와 부족함을 들킬 시간이 없었을 뿐이다.
세상에 자신을 던져 흔적을 남기려는 이들의 도전 속에서, 인간은 가장 인간답게 빛난다. 그것이 설령 본인의 과오나 한두가지 치명적 실수에 가려진다 할지라도 말이다.
나를 부정하는 세상 속에서 끝을 맞이하더라도, 내 모든 것을 걸어 도전하고 이뤄냈던 삶의 시간들을 그리며 인생만세를 외칠 수 있는 순간을 「Viva La Vida」는 노래한다. 그렇게 「Viva La Vida」는 그런 우리 시대의 불완전한 인간들의 도전을 위한 노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