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거포의 서막?
2017 시즌 LG 팀내 홈런 1위는 포수 유강남이다. 17홈런이 팀내 홈런 1위인 것은 참으로 안습하지만(10개 구단 중 최하위 9위 kt 로하스 18홈런) 어쨌든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17홈런을 날린 것은 대단하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17홈런 이상 기록한 포수는 두산 양의지-홍성흔, LG 조인성-김동수-유강남 이렇게 5명뿐이다.
여기서 궁금한 것이 생겼다. 유강남의 올해 활약은 진짜일까? 아님 플루크일까?
출처 : LG 트윈스
올해 유강남의 생산성이 좋아진 이유는 딱 하나 장타율의 상승이다. 타율과 출루율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타율은 커리어하이(.278)지만 15시즌 기록한 .272와 겨우 6리차이다. 볼넷%는 3.9%로 오히려 낮아졌다. 덕분에 출루율(.335)도 15시즌 대비 2리 올라가는데 그쳤다.
대신 장타율은 확실히 좋아졌다. 15시즌(.405)보다 7푼이 높아진 .475를 기록했다. 특히 홈런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유강남은 15-16시즌 동안 총 16홈런을 날렸는데 올해는 지난 2년간 홈런보다도 많은 17홈런을 날렸다.
결국 유강남이 올해 성적을 앞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는 올해 보여준 홈런 파워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홈런을 많이 치는 방법은 2가지다. ① 공을 많이 띄운다. ② 띄운 공을 많이 넘긴다.
땅볼은 홈런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홈런을 치기 위해서는 일단 공을 띄워야 된다. 공을 많이 띄우다 보면 홈런도 어느정도는 늘어난다. 만약 공을 많이 띄우지 못한다면 대신 강한 타구를 많이 날리면 된다. 둘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유강남은 어느쪽일까. 일단 공을 많이 띄우는지 살펴보자. 자료는 KBO와 STATIZ에서 가져왔다. 땅볼과 뜬공은 KBO, 홈런/외야뜬공 비율은 STATIZ 자료다. 땅볼/뜬공 비율을 보면 올해 오히려 땅볼 비율이 높아졌다. 즉 공을 많이 띄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강한 타구를 많이 날리고 있는 걸까? 메이저리그라면 스탯캐스트에서 제공하는 타구각도와 타구속도를 보면 바로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KBO에는 그런거 없다. 아쉬운데로 STATIZ에서 제공하는 홈런/외야뜬공 비율을 살펴보자.
유강남의 올해 홈헌/외야뜬공은 0.39다. 이는 지난 2시즌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번시즌 리그 300타석 이상 타자중에서는 공동 8위(버나디나)에 해당한다. 두산 홈런 1위 김재환(0.41)과도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 유강남은 올해 파워 포텐셜이 터졌다. 그런데 이 파워를 앞으로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그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4년간(14-17시즌) 홈런/외야뜬공 비율 0.35 이상을 2시즌 연속 기록한 타자는 9명뿐이다. 그리고 그중 잠실을 쓰는 타자는 김재환 밖에 없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유강남의 잠실 성적이다. 유강남은 올해 잠실에서 OPS .819 9홈런을 기록하며 오히려 잠실에서 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9홈런은 잠실 홈런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1위 김재환 20홈런 2위 오재일 14홈런). 잠실에서 9홈런 장타율 .477을 찍는 것은 뽀록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정리하자면 유강남이 앞으로도 올해 보여준 파워를 계속해서 보여줄 가능성은 반반 정도인 것 같다. 타격 어프로치나, 타격 방법이 크게 변한 것은 없어 보인다. 당겨친 타구의 타율이 조금 높아졌다는 것 정도? 그마저도 표본이 적어 신뢰하기는 무리가 있다. 타구속도나 각도를 볼 수 있다면 속 시원히 분석할 수 있을 텐데 아쉽다. 스탯캐스트만 있었어도...
결론 : KBO도 스탯캐스트를 도입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