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Jul 27. 2018

10. 신념과 확신 있는 나로 거듭나기 (마지막 회)

<나에게 불황은 없다>



순자의 말씀에 “훌륭한 농부는 가뭄이 들었다 하여 농사를 그만두지 않고, 훌륭한 상인은 손해를 본다하여 장사를 그만두지 않으며, 군자는 가난하다 하여 진리의 길을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결국 완벽한 삶이 아닐지라도 우리의 삶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다. 직장에서 일한다는 것은 늘 도전을 하는 것과 같다. 처음 입사했을 때의 초심은 사라지고 시간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하고, 그에 수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한 통계에 따르면 어떤 일에 새롭게 도전했을 때 성공할 확률은 5%밖에 안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실패했다고 세상이 끝난 것처럼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 

실패는 두 가지 얼굴로 우리를 찾아온다. 하나는 ‘변화와 성장’이고 다른 하나는 ‘실망과 정체’이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패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포기하지 않는 한 그것은 실패가 아니다. 실패는 더 잘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카피라이터 박웅현이 쓴 <여덟 단어>란 책에 본질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내가 하는 행동이 5년 후의 나에게 긍정적인 체력이 될 것이냐 아니냐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치는 고스톱이, 애니팡이 당장의 내 스트레스는 풀어 주겠지만 5년 후에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본질은 결국 자기 판단입니다. 나한테 진짜 무엇이 도움이 될 것인가를 중심에 놓고 봐야 합니다.” - 박웅현, <여덟 단어> 중에서
  
나는 위의 글들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계획 없는 목표만 세운 후 실천은 잘하고 있는지, 내 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있는지, 5년 후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재정비에 들어갔다. 나는 한 매장의 매니저로서 성장해 있을 모습과 누군가에게 닮고 싶은 멘토가 되리라는 모습을 그리며 삶의 열정이 바닥이 났을 때도 마음의 길은 잃지 않도록 다듬어 나가고자 한다.

얼마 전 나는 사비를 들여서 도쿄로 패션 연수를 다녀왔다. 한국 VM연구회와 SoMA교육개발원에서 진행하는 연수로, 우리나라 1세대 VM전문가인 협회 회장님과 동반한 연수는 무척 뜻깊었다. 

연수 동안 일본의 전통이 돋보이는 패션 시장 투어를 하면서 2018년 트렌드를 읽어 보기도 하고, 다양한 브랜드들과의 콜라보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시너지를 두 눈으로 목격하며, 현재 일본에서 유행하는 이런 형태들이 어떻게 한국에서 유행할 수 있을지도 미리 예상해 보았을 뿐만 아니라 일본 백화점에서 전체 VM(비주얼 매니저)를 담당한 전문가의 특강을 통해 우리 매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동경에서의 5일간의 일정은 나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직접 발로 뛰는 연수를 통해 서비스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했고, 아무리 써 봐도 어울리지 않는 모자 앞에서 고민하는 고객에게 자신의 머리끈을 탁 풀러 다시 한 번 모자를 써 보게 하는 한 점원의 판매 사례를 들으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거듭 생각해 보기도 했다.

만약 내가 매장을 비울 수 없다는 핑계로 일본 연수를 포기했다면 좋은 정보와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부딪히며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신문에서 ‘미(美) 오프라인 매장 몰락의 서막, 아마존이 시작하다’라는 기사를 보았다. 현재 미국에서 완구, 패션 등의 업종에 가릴 것 없이 오프라인 매장의 폐쇄가 잇따르고 있는데, 이는 온, 오프라인 시장을 장악한 아마존의 급속한 성장 때문이라고 풀이된다는 것이다. 북미 최대 완구 유통업체인 중 한 곳은 80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기로 결정했고, 미국 최대 가전제품 소매 체인 역시 모바일 전용 매장을 250곳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 기사를 보자 공룡 같은 전자상거래업체의 등장으로 인해 영역을 가리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서비스인으로서 위기처럼 느껴졌다. 오프라인 매장이 사라진다는 것은 판매직 사원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 역시 줄어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판매직에 있는 서비스인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 소비 동향이나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조금씩 체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컴퓨터와 로봇이 소비자를 인식하여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기사 말미에는 더 이상 단순 인력이 필요 없을 것이라 진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판매사원이 하는 일 모두가 컴퓨터나 로봇이 대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단순한 구매 선택과 결제는 대신할 수 있겠지만, 지금껏 내가 만나 온 소비자들은 단순히 빠르고 편리한 것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충족 및 만족감 역시 소중히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판매사원들도 차별화를 가져야 한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하찮은 직업이라 생각하며 자신을 장사치로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판매사원이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쓰리지(知), ‘지식’, ‘지성’, ‘지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품의 정확하게 파악하는 지식과 어떤 고객과도 소통할 수 있는 지성, 난관에 부딪쳐도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혜 이 세 가지를 통해 우리는 가치를 판매하는 판매사원으로서 고객과 함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계에게 밀려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판매사원 스스로 자신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갖고 일하며 인간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판매사원의 자부심은 장기적으로는 대책이 될 수 없다. 고객을 면대면으로 상대해야 하는 판매사원에게 꾸준한 교육 및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교육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인재를 개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판매에 대한 모든 것을 집중하여 가르쳐 주는 기관이 있었으면 한다. 만약 이런 곳에서 서비스인들을 육성하고, 판매사원을 넘어 판매 전문가로서 전문적인 소양을 쌓을 수 있다면 보다 많은 판매사원들이 중도 이탈하지 않고 매니저를 넘어 더 큰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맨몸으로 서울에 올라와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절실함 하나로 단기 아르바이트 사원으로 백화점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부딪히고, 깨지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정식 판매 사원이 되었고, 수없이 많은 고객들과 동료 판매사원들을 겪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이유로 백화점을 떠나는 고객과 동료 직원들을 보면서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 결과 끝없는 자기계발과 교육을 통해 한 매장의 매니저로서, 그리고 매니저를 배출하는 매니저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교육에 대한 절실함과 중요성을 일찍이 깨닫게 되었고,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이들이 더 많이 배우고 익힐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생겨났다. 그런 기대와 소망은 어렴풋하게나마 판매사관학교와 같이 판매 전문가 과정을 육성할 수 있는 전문 공간을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이르렀다. 이곳에서 전문적인 판매사원으로 양질의 인력을 배출할 수 있다면 판매사원들 역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임할 수 있고, 고품격 서비스를 받는 고객 역시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그렇다면 아무리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지는 시대가 온다고 해도 나는 두렵지 않다. 인간만이 갖고 있는 감성과 인간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은 분명 고객에겐 차별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꿈꾼다.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판매사원들과 모든 고객이 함께 행복해지는 것. 그것이 나의 생각놀이의 마지막 페이지가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01. 하늘이 세 번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