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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래 Apr 19. 2024

PINK, 분홍 물 들다!

봄의 색깔은 초록 아닌 '분홍'

빛이 없고 색이 없는 시대와 세상을 암흑의 시대라 하고 암흑의 세계라 한다.


역사적으로 중세봉건시대를 그렇게 부른다. 권력자들의 끝없는 폭정으로 백성은 공포에 떨었다. 광신주의자들은 이교도들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역병과 빈곤, 대량 학살 등으로 문화가 소퇴 했던 시대다.


이런 시대를 색으로는 흑색, 무채색으로 표현한다. 당시를 사는 사람들은 흑이 아니면 백이었고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남들 눈에 띄지 않는 무채색으로 숨어 살아야 했다.


조선시대만 해도 특별한 색으로 신분을 표시했고, 화려한 색은 아무나 사용할 수 없었다. 백성들에게는 고작 흰색이 최고의 사치였다.


색이 없는 시대의 문화는 억압적이었고 암울했고 침통했다. 다양성은 없었고 발전은 더뎠다.


중세봉건시대를 벗어나면서 다양한 색들이 생활의 구석구석에 사용되고 표현됐다. 옷과 그릇, 집의 색들이 바뀌었다. 특히 예술가들에게 색은 무한한 표현력이고 상상력이었다. 무수한 예술작품들이 쏟아졌다. 소재도 표현 방식도 새롭고 다양해졌다.


색이 곧 예술이다. 자신을 표현하는 기호로 쓰였고 문화의 상징이 됐다.


인위적으로 색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인간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색은 자연의 색이다. 그중 화려한 것이 꽃의 색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산과 들, 정원에서 피는 꽃들의 색은 다양하다.


자연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꽃 색,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는 꽃색은 ‘분홍(PINK)색’이다. 나는 그렇게 본다.



색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검은색은 암흑이고 붉은색은 정열입니다. 노란(황금)색은 부를 상징하고 파란(블루)색은 슬픔을 나타낸다. 물론 지역마다 의미를 달리하기도 하지만, 색을 보면 느끼는 감정이 있다.




분홍, 핑크(PINK)색을 보면 어떤 감정이 들고
또 어떤 의미와 효과가 있을까?


분홍은 여성스럽고 부드러우며 달콤하고 설레는 연애 감정, 사랑의 감정을 뜻한다. 여성스러운 색으로 여긴다.


색채심리학에서 핑크는 치유와 휴식의 색으로 분류한다고 한다. 미국의 생태사회학자인 알렉산더사우스란 사람이 교도소 내부를 분홍색으로 꾸미고 수감자들의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수감자들의 폭력성이 크게 줄어들고 성격도 침착해졌다고 한다. 핑크빛을 본 사람들은 화를 덜 내고 폭력성이 많이 누그러진다는 연구 결과다.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거다.


사람들은 분홍색에서 달콤한 연애를 감정을 많이 떠올린다. 사랑을 노래하는 요즘 가수들의 노랫말에 분홍, 핑크가 많이 들어간다. ‘분홍의 립스틱을 바르겠어요’ ‘핑크빛 꽃잎이 흩날리고’ ‘분홍길을 걸으면 좋겠다’ ‘볼은 분홍 볼이네’ ‘분홍빛 감도는 얼굴 구름 위를 걷는 기분’ 등 분홍, 핑크의 가사말이 많다.


화가들이 사랑스러운 여인이나 연애 감정과 같은 사랑의 메시지를 표현할 때도 분홍색을 많이 쓴다. 시인들도 그렇다.


분홍색은 모성애의 상징이기도 하다. 태아들이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끼는 어머니의 자궁 내벽은 핑크색이라 한다.


1990년에는 핑크색 리본이 유방암의 상징이 됐다.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조기 검진 등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매년 10월 유방암의 달을 정해 핑크 리본 캠페인을 열고 있다.




봄을 색깔로 표현할 때 흔히 연초록이나 초록색을 쓴다. 새싹이 그렇고 나뭇잎들이 모두 그런 색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 봄의 색은 분홍이다. 5월의 마당이 분홍으로 물든 것을 보면 안다.


복숭아꽃이 그렇다. 산벚꽃도 분홍이다. 라일락도 그렇다. 흰 꽃들도 처음엔 분홍빛으로 시작해 서서히 색이 변한다.


달콤한 사랑의 색이 지지 않고 오래갔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세상이, 세상 사람들이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었으면 좋겠다.


요즘 세상 너무 빨갛거나 너무 파랗다. 무섭고 삭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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