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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Nov 10. 2023

회사 유니폼에 담긴 의미

여러분은 회사의 유니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까?


사실 많은 회사들에서 유니폼에 대해 찬반 여론이 엇갈립니다. 출근과 동시에 정해진 유니폼을 입는 규정이 있는 조직이 있는 반면에, 자율 복장을 권장하는 조직도 있습니다. 특수한 현장처럼 작업복이 필수인 곳도 있지만 유니폼에 대한 제약을 크게 두지 않는 사무실도 꽤 많습니다. 지금 제가 근무하는 회사의 경우, 특별한 규정이나 제약 없이 자율에 맡기는 편입니다. 현장에서는 작업복을, 사무실에서는 각자가 알아서 사복을 입습니다. 사실 정식으로 배포된 유니폼이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매년 어느 시기만 되면 유니폼과 관련된 얘기가 흘러 나옵니다. 그런데 막상 유니폼 구입을 추진하려하면 해야할 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합니다. 실제로 착용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는데 굳이 돈을 들여서 새로운 디자인으로 정성들여 만들어 나눠줄 필요가 있을까 해서지요. ‘그까짓 거 얼마나 된다고 그러나?’라고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쌓여 있는 유니폼들이 이미 한가득입니다. 기껏해야 특별한 행사를 할 때나 입을 유니폼이라면 굳이 라는 생각입니다. 단돈 10원이라도 사용하지도 않을 것에 돈을 들인다는 건 낭비임이 분명할 테니까요.


그렇다면 회사나 조직에서 왜 유니폼을 만들어 제공할까요?

잠시  유니폼을 입을 때의 장점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1.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일체감이나 소속감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즉, 같은 편이라는 의미를 말하겠지요. One Team 정신을 강조할 때도 큰 역할을 합니다. 또한 통일감 내지 일사분란함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네요.


2. 유니폼으로 인한 회사나 브랜드를 강화시키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로고나 회사명, 슬로건 등을 넣어 브랜드를 알리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특히, 외부 고객을 대할 때는 유니폼이 회사의 대표성을 띄므로 말이나 행동에서 프로정신이 발휘될 수 있고, 고객에게는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4. 매일같이 갈아입을 옷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선택의 고민을 줄여주고 사적인 경비가 절감되는 효과도 있겠군요.



그렇다면 유니폼을 입을 때의 단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1. 동일하게 같은 디자인이나 색상의 옷을 착용해야 한다는 방침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자기 개성을 나타내길 원하는 자유로운 영혼들에게는 거부감이 있을 수 있겠네요.


2. 회사입장에서는 주기적으로 디자인이나 색상 교체 등을 통해 계속해서 공급해 줘야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 그 역할을 맡고 있는 1인으로서 시간과 노력 투자 대비 반응이나 결과에 대한 회의감이 드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3. 정해진 유니폼이 모든 상황에서 다 효율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성과 창의성, 그리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람들이 필요한 환경에서 유니폼은 수동적이고 획일화된 분위기를 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어떤 종류 또는 환경의 회사인가에 따라 꽤나 다를 수 있겠네요.


4. 업체나 분야, 부서에 따라 호불호가 강합니다. 기껏 고심 끝에 디자인과 색상을 결정하고, 비용을 들여 직원들에게 배포했는데 옷장 한 구석에 처박혀 있거나 쓸모없이 버려진다면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유니폼 이슈는 많은 조직에서 공론화 된 사안입니다.

관련 신문기사에 다음과 같은 반대 내용이 있더군요.

"최근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획일화된 유니폼은 구시대의 유물로 비칠 수밖에 없다."
"혁신하려면 복장부터 바꾸라는 말이 곳곳에서 나오는 만큼 업계의 트렌드는 복장 자율화로 굳어지는 추세다."


앞 기사가 유니폼 반대론이라면 다음 기사는 유니폼 찬성론입니다.

“유니폼이 단순히 통일성과 실용성의 차원을 넘어 기업의 전략적 마케팅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유니폼은 소속감 증대는 물론이거니와 기업의 문화와 전통을 상징하며 경영전략, 브랜드 정립, 비전 제시, 이미지 창출 등을 담아내고 있다. 더욱이 기업의 이미지를 반영하는 만큼 획일화된 이미지에서 탈피, 패션을 가미한 명품 유니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들까요? 만들지 말까요?

기껏 정성과 돈을 들여서 임직원들에게 유니폼을 제공해줘도 어차피 입지 않을 거라면 애초에 배포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만약 만든다면 모두들 열심히 착용할 건가요? 그게 아니라면 사용할 사람들에게만 배포할까요?


의견을 취합하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세가지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첫째, 유니폼의 필요성입니다. 당신은 우리 회사에 평상시 입을 유니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 필요하다, - 필요하지 않다.

둘째, 유니폼 착용의 문제입니다. 만약 유니폼을 제공해 준다면

    - 나는 근무 시간 동안 가능한 착용하겠다, - 나는 가끔만 착용하겠다, - 나는 착용하지 않겠다.

셋째, 만약 유니폼을 공급받기를 원한다면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써주길 바랍니까? 

    - 디자인, - 스타일, - 색상, - 개수, - 품질, - 기타 의견.


결론은 '십인십색'.

정말 다양한 답변들이 등장하더군요. 결국,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강제성을 띄고 밀어 붙이던가 아니면 아예 자율에 맡기던가.  


이런 과정을 통해 내린 최종 결정은 일종의 중간타협 방안입니다.

유니폼 제도는 그대로 유지하되 특정한 날(예를 들면, 월요일)이나 대외적인 회의 석상 같은 곳에서는 모두 착용하도록 하고, 그 외의 날에는 자율에 맡기는 방식을 채택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조치도 시간이 지나자 슬그머니 자취를 감춰 버렸습니다. 입고 싶은 사람, 필요한 사람은 입고, 아닌 사람은 말고.... 강요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계기가 있어 다시 이 문제를 고민할지는 모르겠으나 한동안은 새로운 유니폼 디자인 하느라 애쓸 필요는 없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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